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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국가인권위원회가 트랜스젠더 입원과 관련해 가이드라인을 마련하라는 권고를 보건복지부가 수용하지 않았다고 밝힌 가운데 아빠에서 ‘엄마’가 됐다는 한 트랜스젠더 여성의 사연이 방송 전파를 탔다.
지난 25일 KBS의 예능 프로그램 ‘무엇이든 물어보살’에는 트랜스젠더 여수아씨의 근황이 전해졌다.
그는 지난 7월 이 프로그램에 출연해 뒤늦게 성 정체성을 깨닫게 됐다고 밝혔다. 여씨는 “현재 외국인 아내와 이혼했고 아이들은 날 큰언니라고 부른다. 스스로는 당당하게 살아가고 있지만 아이들에게 상처가 될 수 있어 걱정”이라고 털어놨다.
방송 진행자 서장훈은 여씨의 소식을 전하며 “당시 자녀들과의 호칭을 정리할 때 ‘고모’라고 부르는 게 어떠냐고 추천했다. 근데 아이들이 ‘큰언니’라고 부르는 게 좋다고 해서 호칭을 그렇게 정리했다고 한다”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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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여씨가 관심받는 걸 굉장히 좋아하는 거 같다. 남자만 나갈 수 있는 Mnet 초대형 노래방 서바이벌에 참가했다더라. 출연할 때까지만 해도 법적으로 남성이어서 출연이 가능했으나 아쉽게 탈락했다”고 알렸다.
그러면서 “다음 시즌에는 여성으로 재도전 한다더라”고 덧붙였다. 이에 함께 방송을 진행하는 이수근은 “(남성, 여성) 왔다 갔다 할 수 있네”라고 말하며 웃었다.
한편 인권위는 트랜스젠더와 관련해 우호적인 권고를 복지부에 내린 바 있다. 인권위는 지난 1월 “법적 성별만을 기준으로 남녀라는 이분법적 범주에 포함하려 하는 건 ‘다른 건 다르게 처우해야 한다’는 평등 처우의 기본 원칙에 반한다”면서 복지부 장관에게 트랜스젠더의 병실 입원과 관련한 가이드라인 마련을 권고했다.
그러나 지난달 28일 인권위에 따르면 복지부는 “모든 트랜스젠더의 사정을 사전에 예측해 가이드라인을 제정하는 것은 한계가 있다”면서 “전국의 모든 의료기관을 대상으로 트랜스젠더의 입원실 이용에 대한 가이드라인을 제정해 이를 일률적으로 권고하는 것은 사회적 합의를 바탕으로 한 신중한 검토가 필요하다”고 회신했다.
앞서 남성에서 여성으로 성전환한 A씨가 2021년 10월 약물 알레르기로 서울의 한 대학병원에 입원하려 했으나 주민등록상 남성이라는 이유로 남성 병실에 입원해야 한다는 안내를 받았다.
당시 A씨는 호르몬 요법을 쓰고 있었지만 성전환수술과 법적 성별 정정을 하지 않은 상태였다. 결국 그는 입원을 포기했고 인권위에 성별 정체성을 이유로 한 차별을 겪었다며 진정을 제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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