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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울 소방서로 온 간식·편지·기부금: 즉시 기부자 찾아 나선 이유는 훈훈함과 2m 떨어져 있는데 중요한 문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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쌀쌀한 추위에도 한 줄기 설렘이 깃드는 연말. 그러나 30대 여성 A씨는 12월15일이 오는 게 힘들고 무서웠다고 한다. A씨는 지난해 12월15일 남편 B씨를 먼저 떠나보냈다. 중장비 기사 B씨는 이날 직장에서 쓰러진 채 발견됐고, 구급대원들에게 응급처치를 받으며 병원으로 이송됐지만 끝내 숨졌다. 지병이 원인이었다. 12월15일은, 내년 초등학교에 입학하는 A씨 딸의 생일이기도 하다. 

지난 15일 경기 광주소방서로 간식과 음료, 손편지 등이 든 선물 박스가 왔다고 26일 경기소방재난본부는 전했다. A씨가 익명으로 보낸 것이었다. 

익명의 기부자 A씨가 경기 광주소방서에 보낸 선물상자에 담긴 음료수, A씨가 쓴 편지, (자료사진) 봉투. ⓒ경기도소방재난본부 제공, 어도비스톡
익명의 기부자 A씨가 경기 광주소방서에 보낸 선물상자에 담긴 음료수, A씨가 쓴 편지, (자료사진) 봉투. ⓒ경기도소방재난본부 제공, 어도비스톡

A씨는 편지에서 자신을 “예쁜 딸아이의 엄마이자 1년 전 오늘 구조대원님들께서 구조해주신 한 남자의 아내”라고 소개하며, 사고 당일 남편을 살리기 위해 최선을 다한 소방대원들에 감사의 뜻을 전했다.

남편이 떠오를 때마다 조금씩 돈을 모았고, 그걸로 아이의 생일 선물을 사주려 했다는 A씨. 그는 “무얼 해줄까 고민하며 운전하는데 구급차가 보이고, 구급차를 보니 문득 이걸로 조금이라도 감사함을 표현해야겠다 생각이 들었다”고 설명했다. A씨가 보낸 박스 안에는 현금 200만원이 든 흰 봉투도 함께 있었다.

“꼭 구조대원분들께서 필요한 곳에 사용해주세요. 그게 회식이어도 맛있고 따뜻한 한 끼가 된다면 저는 너무 좋을 것 같습니다. 진심으로 감사합니다.”

A씨가 쓴 편지. ⓒ경기도소방재난본부 제공

그러나 상황은 A씨의 바람과는 다르게 흘러갔다. 광주소방서는 경기도소방재난본부에 신고한 뒤, 즉시 익명의 기부자 A씨를 수소문했다. A씨가 보낸 현금 200만원 등이 청탁금지법(김영란법)에 어긋날 소지가 있었기 때문이다. 청탁금지법 제8조(금품등의 수수 금지)에 따르면, 공직자 등은 직무 관련 여부 및 기부·후원·증여 등 그 명목에 관계없이 동일인으로부터 1회에 100만원 또는 매 회계연도에 300만원을 초과하는 금품 등을 받거나 요구 또는 약속해서는 아니 된다.

광주소방서 관계자들은 배달업체를 통해 A씨의 정체를 파악, 돈을 돌려주고자 직접 A씨를 찾았다. A씨는 “(돈을) 돌려받을 수 없다”며 수차례 거부하다가 소방관들의 거듭된 설득에 “남편 이름으로 불우이웃을 돕는데 기부하겠다”고 했다. 소방서 측은 A씨 딸에게 학용품을 선물했다.

광주소방서 관계자는 “이송 환자 중에 사망자가 나오면 유가족의 원망받는 일이 많은데 ‘고마웠다’는 A씨의 편지에 소방서 직원들 모두 가슴이 뭉클했다”며 “A씨와 A씨의 딸이 행복하게 잘 지내길 빈다”고 중앙일보에 말했다.

유해강 에디터 / haekang.yoo@huffpost.kr

허프포스트코리아
content@newsbel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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