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역 환승센터에서 22일 발생한 버스 사고로 숨진 희생자가 결혼 50주년을 앞두고 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오후 1시 26분쯤 경기 수원시 수원역 2층 12번 버스 환승센터에서 기사 A씨(50대)가 몰던 30-1번 시내버스가 시민들을 들이받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 사고로 1명이 숨지고 17명이 다쳤다. 사고가 난 환승센터는 백화점 등으로 연결되는 길목으로, 유동 인구가 많은 곳이다.
A씨는 사고 직전 환승센터 12번 승강장에 잠시 정차해 승객들을 승·하차시킨 뒤 다시 출발하는 과정에서 갑자기 시민들을 잇달아 들이받는 사고를 냈다.
50대 여성 버스 기사가 본인의 과실로 인해 사고가 발생했다는 취지의 진술을 한 것으로 확인됐다. ‘거스름돈이 나오지 않는다’라는 승객의 말에 버스기사가 확인차 잠시 운전석에서 일어났다가 버스가 움직이자 당황한 기사가 브레이크가 아닌 액셀을 밟으면서 빚어진 것으로 조사됐다.
뉴스1에 따르면, 사고로 숨진 여성 B씨(77)의 남편은 “다음 주가 결혼한 지 딱 50주년 되는 날”이라며 “아내가 고생만 하다가 가버렸다. 이런 일이 일어나다니 믿기지 않는다”고 말했다.
B씨는 화성시 봉담읍의 자택에서 수원시에 있는 병원에 진료받으러 왔다가 버스를 기다리던 중 사고를 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기 수원서부경찰서는 교통사고처리 특례법 위반(치사) 혐의로 버스 기사 A씨를 형사 입건했다고 밝혔다. 그는 20여년 경력의 운전자로 전해졌다. 버스 회사 측은 사고 이후 모든 기사에게 “정차 중 사이드 브레이크를 채우라”는 긴급 공지를 내렸다.
경찰은 운전자 과실로 일어난 사고일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자세한 경위를 조사할 방침이다.
버스기사가 음주운전을 하거나 마약류를 복용한 상태는 아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사고 현장에 스키드 마크는 없어 급발진 등의 가능성은 적고, 빙판도 발견되지 않았다.
아울러 CCTV 및 블랙박스 영상을 수거해 면밀히 살펴보고, 디지털운행기록계(DTG) 분석을 토대로 차량 결함이 있었는지를 확인할 계획이다.
김은하 기자 galaxy65657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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