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尹 대통령 ‘바이든-날리면’ 음성 감정 결과는 “감정 불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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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와 윤석열 대통령. 그래픽=안혜나 기자.
▲MBC와 윤석열 대통령. 그래픽=안혜나 기자.

“국회에서 이XX들이 승인 안 해주면 바이든은 쪽팔려서 어떡하나.” 윤석열 대통령 발언을 잘못 보도했다며 MBC를 상대로 정정보도 소송에 나선 외교부가 재판부에 음성 감정을 신청한 가운데, 음성 감정 전문가 이아무개씨가 지난 19일 재판부에 ‘감정 불가’를 통보했다. ‘이XX’가 비속어인 것은 확인됐으나 ‘바이든’인지 ‘날리면’인지는 확인이 어렵다고 했다. MBC측 변호인에 의하면 ‘주변 음악 소리와 다른 소음 때문에 윤 대통령 음성을 독자적인 파형으로 추출하기 어렵다’는 이유다. 

지난해 9월 윤 대통령의 발언이 논란이 되자 김은혜 대통령실 홍보수석은 “국회에서 승인 안 해주고 ‘날리면’이라고 되어 있다. 여기서 미국 얘기가 나올 리가 없고, ‘바이든’이라는 말을 할 이유는 더더욱 없다”며 MBC 보도가 허위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외교부는 이번 재판에서 대통령 발언이 ‘날리면’이라고 특정하지 않고 있다. 대신 윤 대통령 발언이 “우리도 외교적 위상과 경제적 규모에 걸맞은 기여를 다해 나가야 하며, 이를 위해선 관련 국회 예산이 반드시 통과되어야 한다는 강력한 의지를 표명하는 취지로 예산심의권을 장악하고 있는 거대 야당이 국제사회를 향한 최소한의 책임 이행을 거부하면 나라의 면이 서지 않을 수 있다는 우려를 박진 외교부 장관에게 전달하는 취지로 말한 것”이라고 밝혔다. 

서울서부지법 제12민사부는 22일 오후 열린 재판에서 외교부와 MBC 양측이 여러 차례 서면으로 쟁점 사안에 대한 의견을 밝혔고 음성 감정 결과가 ‘감정 불가’로 나왔다며 변론을 종결했다. 재판부는 앞선 변론 기일에서 “보통 사람들이 들었을 때 이 내용이 뭔지 구별이 잘 안되는 건 명확하다”면서 “외교부는 나름대로 원래 (대통령) 발언이 뭔지 밝히고, MBC도 나름대로 보도 내용을 구체적으로 입증하라”고 주문한 바 있다. 

▲지난해 9월22일자 MBC뉴스 유튜브화면 갈무리.
▲지난해 9월22일자 MBC뉴스 유튜브화면 갈무리.

이날 재판에서 외교부측 변호인은 “이 보도가 과연 필요성과 당위성 측면에서 급하게 보도했어야 하는 내용이 맞는지 의문”이라며 “진실을 밝히는 것이 언론의 중요한 책무이자 역할인데 그 점에 있어서 MBC에게 분명히 부족한 점이 있었다”고 밝혔다. 또 “재판을 준비하며 여러 차례 (대통령 발언을) 들었다. 충분히 들어보시면 알 것이다”라며 MBC의 허위 보도를 주장했다. 

MBC측 변호인은 “외교부는 대통령이 특정 발언을 했다는 것이 과학적으로 확인되지 않는데 단정적으로 보도해 허위라고 주장하면서 정작 대통령이 무슨 말을 했는지도 밝히기를 거부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보도는) 대통령실의 공식 확인 과정을 거쳤다. 대통령실이 사실상 (발음에 대해) 시인했기 때문에 보도가 된 것”이라며 보도에 문제가 없다고 주장했다. 

앞서 외교부는 “MBC가 우리나라를 70년을 함께한 동맹이자 혈맹을 조롱한 나라로 인식하게 함으로써 한미동맹을 위태롭게 했다”며 지난해 법적 대응에 나섰다. 재판부는 이번 소송의 쟁점이 “외교부에게 정정보도 청구권이 있느냐와 실제 발언이 있었는지 보도 내용의 진실성, 크게 두 가지”라고 밝힌 바 있다. 1심 선고일은 2024년 1월12일 10시30분이다. 어떤 식으로 재판 결과가 나오든 현직 대통령 발언의 진위를 가리는 희대의 소송인만큼 파장은 불가피하다. 

미디어오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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