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메뉴 바로가기 (상단) 본문 컨텐츠 바로가기 주요 메뉴 바로가기 (하단)

[미오 사설] 미 대선 투표조작설 사건에서 진짜로 알아야할 것은

미디어오늘 조회수  

허위조작정보 폐해를 말할 때 언급되는 대표적인 사례가 미국 대통령선거 투표조작설 명예훼손 사건이다. 지난 5월 조 바이든 대통령이 백악관 출입기자단 만찬에서 “폭스뉴스 기자가 많이 보인다”며 “올해 7억 8700만 달러 배상금 때문에 공짜 식사를 거절할 수 없어 왔다”라고 꼬집은 그 사건이다.

사건 개요를 짧게 요약하면 트럼프 측 인사들이 2020년 대선 당시 폭스뉴스에 출연해 도미니언보팅시스템이 알고리즘을 조작해 ‘선거를 도둑맞았다’라고 지속적으로 주장한 것에 대해 도미니언보팅시스템이 명예훼손으로 고소한 결과 1조 원의 배상에 합의한 내용이다.

▲ 4월20일, KBS뉴스 ''미국대선 조작' 주장 폭스뉴스, 개표기 업체에 1조 원 배상' 보도 갈무리.
▲ 4월20일, KBS뉴스 ”미국대선 조작’ 주장 폭스뉴스, 개표기 업체에 1조 원 배상’ 보도 갈무리.

우리 언론은 수정헌법 1조가 상징하는 표현의 자유를 넘어서 언론의 책임을 인정한 것이라며 ‘가짜뉴스’ 폐해를 강조하는 사례로 종종 언급한다. 그런데 이 사건은 허위조작정보를 퍼뜨린 언론사의 배상 책임을 어떻게 입증했는지 그 과정이 핵심이다. 이 사건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윤석열 정부 ‘가짜뉴스 때려잡기’가 얼마나 무모한지를 여실히 보여준다.

폭스뉴스는 기자가 허위 주장을 직접적으로 하지 않았고 트럼프 측 인사들의 투표조작설을 전달했을 뿐이며 사실로 단정하지 않은 의혹을 보도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법정에서 나온 증거는 폭스뉴스 주장을 탄핵했다.

첫째, 도미니언보팅시스템 알고리즘은 조작이 불가능하며 문제가 없음을 여러 전문가를 통해 검증했다. 둘째, 폭스뉴스가 이런 허위 사실을 알고도 음모론을 확산시켰다는 것이 법정에서 폭로됐다.

폭스뉴스 진행자들은 투표조작설 방송을 하면서 ‘제정신이 아니다’, ‘진실이라 생각하지 않는다’는 말을 하고 다녔다. 이런 사실은 도미니언보팅시스템사가 폭스뉴스 직원들에게 수천개 이메일을 보내 허위 사실을 광범위하게 인지하고 있었다는 증거를 모으면서 드러났다.

허위조작정보 책임을 묻기 위해서 이처럼 허위사실에 대한 이견 없는 검증 결과를 내놓을 수 있어야 하며 언론이 허위임을 알고도 보도했다는 ‘사실상의 악의’를 증거로 입증해야 한다. 즉 허위조작정보라고 최종 판단해 책임을 물을 수 있었던 것은 증거를 바탕으로 한 흔들리지 않는 법적 근거가 있었기 때문이다.

반면, 현재 가짜뉴스라고 지목된 뉴스타파의 김만배 녹취 보도에선 입증된 것이 없다. 녹취 보도의 핵심은 2011년 부산저축은행을 대검 중수부가 수사할 때 왜 대장동 사업 부실 대출 건은 수사하지 않았는지에 대한 의혹인데 허위라는 것이 밝혀지지 않았다. 무엇보다 뉴스타파가 이런 의혹이 허위라고 인식했다는 정황도 나오지 않았다.

하다못해 김만배와 신학림 사이 허위로 인터뷰를 조작했다는 대화 내용이라도 나와야하지 않겠나. 검찰이 두가지를 입증해야지만 허위조작정보를 퍼뜨린 언론의 책임을 물을 수 있는 것이다.

▲ 9월7일, 뉴스타파 '김만배-신학림 72분 녹음파일' 보도 갈무리
▲ 9월7일, 뉴스타파 ‘김만배-신학림 72분 녹음파일’ 보도 갈무리

방송통신심의위원회가 뉴스타파에 대한 시정요구를 포기하고 서울시에 신문법 위반 검토를 요청한 것도 법적 근거가 없음을 실토한 셈이다. 방통심의위는 뉴스타파 보도를 정보통신망법을 적용해 “선거에 혼란을 줬다는 점에서 사회혼란 정보로 본다”고 주장한다. 이미 뉴스타파를 인용 보도가 많이 나왔기 때문에 시정요구를 한다해도 실효성이 떨어진다고 하지만 핑계에 불과하다. 방심위 결정 사항이 향후 위법으로 드러나면 인터넷언론 심의 제재 냄새라도 풍길 수조차 없게 된다는 것을 알고 있기 때문이다. 방통심의위 직원들조차도 심의 제재 근거가 없다며 고충을 토로하겠는가.

서울시도 마찬가지다. 방심위 결정이 나오기 전부터 서울시의 일관된 입장은 수사 결과를 일단 지켜봐야 한다는 것이다. 제재의 법적 근거가 부족하니 핑퐁게임처럼 제재의 주체 책임을 떠넘기는 것이다.

간단하다. 공익적 목적의 정당한 보도가 아니라는 것을 증거로 보여주면 된다. 그게 아니라면 가짜뉴스 제재는 정권에 불리한 보도를 때려잡는 것이고, 압수수색과 같은 수사 방식은 정권의 협박일 뿐이다. 가짜뉴스 문제에 있어서도 ‘윤석열식 법치주의’를 당장 멈춰야 한다.

미디어오늘
content@newsbell.co.kr

댓글0

300

댓글0

[AI 추천] 랭킹 뉴스

  • 구글, 보급형 스마트폰 '픽셀 8a' 공식 출시
  • 尹대통령 “부총리급 ‘저출생대응기획부’ 신설…교육·노동·복지 등 사회부처 이끌게 할 것”
  • ‘나혼산’ 안재현+안주=76.55kg, 다이어트 시작 “결전의 날이 왔다"
  • 현대모비스, 울산 전기차 부품공장 만든다...900억원 투자
  • 합리적인 가격으로 메리트 높아지는 '현대 테라타워 구리갈매'
  • 윤 대통령 "국민소득 5만달러 꿈 아냐…복지·시장정책 하나로"

[AI 추천] 공감 뉴스

  • 현대차 美 합작사 모셔널, 인력 줄이고 자율주행 상용화도 연기
  • 합리적인 가격으로 메리트 높아지는 '현대 테라타워 구리갈매'
  • KAMA, '제21회 자동차의 날' 개최…“中 대응 미래차 전환 서두르자”
  • “지금이 구매 적기라는 현대 자동차의 파격 할인 차량은?!”
  • "기사들도 전기차 손절" 요즘 택시, '이 자동차'가 대세 됐습니다
  • 플랫폼·콘텐츠 고르게 성장한 카카오…'카카오톡'·'AI' 주력

당신을 위한 인기글

  • “쉐보레 스파크가 돌아왔다!” 전기 SUV로 변모한 스파크의 근황
  • “포터·봉고 발등에 불 떨어졌다” 르노, 볼보와 합작 전기 화물차로 정면승부
  • “현대차그룹이 진짜로 월클?” 글로벌 자동차 시장 빅3된 현대차그룹
  • “고속도로에서 다들 이런 거야?” 연휴 노린 귀향길의 얌체족들
  • “주유소에서 멧돼지 바베큐 할 뻔” 운전자들, 하다 하다 주유소도 조심해야 하나
  • “이젠 비트코인도 압류?” 과태료 체납자, 돈 숨겨도 다 털릴 예정!
  • “싹 다 밀어버린 준비 끝냈다” 차주들, 범칙금 안 내려면 미리 치워야 한다
  • “이거 들어오면 제네시스도 위험!” 4천만원대 프리미엄 전기 SUV 출시 예정

함께 보면 좋은 뉴스

  • 1
    “아들과는…” 박영규가 4혼으로 얻은 딸과 무대 준비하다 울컥한 건 마음을 쿡쿡 찌른다

    연예 

  • 2
    반려동물 옆 가장 가까이 있는 히어로 '수의사'

    연예 

  • 3
    "3월 콘서트 연다" 지드래곤, 태양 앙코르콘서 깜짝 스포 [MD이슈]

    연예 

  • 4
    김유정, 산에 가면 만날 수 있는 미녀…선녀인가요?

    연예 

  • 5
    토트넘 이적 거부 '빅클럽 판독기', 맨유가 영입 도전…바이에른 뮌헨과 이적 협상

    스포츠 

[AI 추천] 인기 뉴스

  • 구글, 보급형 스마트폰 '픽셀 8a' 공식 출시
  • 尹대통령 “부총리급 ‘저출생대응기획부’ 신설…교육·노동·복지 등 사회부처 이끌게 할 것”
  • ‘나혼산’ 안재현+안주=76.55kg, 다이어트 시작 “결전의 날이 왔다"
  • 현대모비스, 울산 전기차 부품공장 만든다...900억원 투자
  • 합리적인 가격으로 메리트 높아지는 '현대 테라타워 구리갈매'
  • 윤 대통령 "국민소득 5만달러 꿈 아냐…복지·시장정책 하나로"

지금 뜨는 뉴스

  • 1
    “영원히…” 김연아가 ‘워싱턴DC 여객기 희생자’ 피겨 선수단을 추모했고 슬픔이 가득 차오른다

    연예 

  • 2
    [리뷰] 이번에도 매력적인 세계관을 보여주는 수작 매트로배니아 게임 ‘엔더 매그놀리아’

    차·테크 

  • 3
    당신의 지갑은 안녕하십니까…2월 대작 게임 공습경보

    차·테크 

  • 4
    주가 출렁이게 만든 딥시크 충격… 한국은 ‘무엇’을 해야 할까

    차·테크 

  • 5
    나 지금 떨고 있니? 우려가 현실로! 레알 마드리드 vs 맨시티, 챔스 16강 PO 맞대결...김민재 vs 양현준 '코리안 더비'도 성사

    스포츠 

[AI 추천] 추천 뉴스

  • 현대차 美 합작사 모셔널, 인력 줄이고 자율주행 상용화도 연기
  • 합리적인 가격으로 메리트 높아지는 '현대 테라타워 구리갈매'
  • KAMA, '제21회 자동차의 날' 개최…“中 대응 미래차 전환 서두르자”
  • “지금이 구매 적기라는 현대 자동차의 파격 할인 차량은?!”
  • "기사들도 전기차 손절" 요즘 택시, '이 자동차'가 대세 됐습니다
  • 플랫폼·콘텐츠 고르게 성장한 카카오…'카카오톡'·'AI' 주력

당신을 위한 인기글

  • “쉐보레 스파크가 돌아왔다!” 전기 SUV로 변모한 스파크의 근황
  • “포터·봉고 발등에 불 떨어졌다” 르노, 볼보와 합작 전기 화물차로 정면승부
  • “현대차그룹이 진짜로 월클?” 글로벌 자동차 시장 빅3된 현대차그룹
  • “고속도로에서 다들 이런 거야?” 연휴 노린 귀향길의 얌체족들
  • “주유소에서 멧돼지 바베큐 할 뻔” 운전자들, 하다 하다 주유소도 조심해야 하나
  • “이젠 비트코인도 압류?” 과태료 체납자, 돈 숨겨도 다 털릴 예정!
  • “싹 다 밀어버린 준비 끝냈다” 차주들, 범칙금 안 내려면 미리 치워야 한다
  • “이거 들어오면 제네시스도 위험!” 4천만원대 프리미엄 전기 SUV 출시 예정

추천 뉴스

  • 1
    “아들과는…” 박영규가 4혼으로 얻은 딸과 무대 준비하다 울컥한 건 마음을 쿡쿡 찌른다

    연예 

  • 2
    반려동물 옆 가장 가까이 있는 히어로 '수의사'

    연예 

  • 3
    "3월 콘서트 연다" 지드래곤, 태양 앙코르콘서 깜짝 스포 [MD이슈]

    연예 

  • 4
    김유정, 산에 가면 만날 수 있는 미녀…선녀인가요?

    연예 

  • 5
    토트넘 이적 거부 '빅클럽 판독기', 맨유가 영입 도전…바이에른 뮌헨과 이적 협상

    스포츠 

지금 뜨는 뉴스

  • 1
    “영원히…” 김연아가 ‘워싱턴DC 여객기 희생자’ 피겨 선수단을 추모했고 슬픔이 가득 차오른다

    연예 

  • 2
    [리뷰] 이번에도 매력적인 세계관을 보여주는 수작 매트로배니아 게임 ‘엔더 매그놀리아’

    차·테크 

  • 3
    당신의 지갑은 안녕하십니까…2월 대작 게임 공습경보

    차·테크 

  • 4
    주가 출렁이게 만든 딥시크 충격… 한국은 ‘무엇’을 해야 할까

    차·테크 

  • 5
    나 지금 떨고 있니? 우려가 현실로! 레알 마드리드 vs 맨시티, 챔스 16강 PO 맞대결...김민재 vs 양현준 '코리안 더비'도 성사

    스포츠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