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돌 짬뽕국, 군만두, 콘샐러드, 카레라이스, 춘천닭갈비, 감자 닭곰탕, 소고기 채소죽….
해당 메뉴들은 최근 사형수들이 한 곳으로 이감된 서울구치소에서 실제 제공되는 식단이다. 최근 해당 식단표가 온라인 커뮤니티와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빠르게 퍼져나가자, 누리꾼들 사이에서 갑론을박이 일고 있다.
20일 온라인 커뮤니티와 SNS에는 ‘서울구치소 식단’이라는 제목의 글이 게재됐다. 해당 글에는 ’12월 수용자 부식물 차림표’ 메뉴판 사진이 첨부되어 있었다.
2023년 12월로 표시된 메뉴판에는 1주일간 제공되는 아침·점심·저녁 등 세 끼 식사의 식단이 정리되어 있다. 주요 메뉴를 보면 ▲사골곰탕 ▲대파 육개장 ▲물 만둣국 ▲돼지통마늘장조림 ▲소고기미역국 ▲떡갈비 ▲스프 ▲카레라이스 ▲떡국 ▲닭볶음탕 ▲소고기 채소죽 ▲차돌 짬뽕국 ▲소고기뭇국 ▲시리얼 ▲돼지고기숙주불고기 ▲소고기 해장국 ▲비엔나케첩조림 등이다.
해당 식단표를 본 누리꾼들은 “자취생보다 더 잘 먹는다”, “나보다 더 알차게 챙겨 먹네”, “교도소가 구내식당이냐”, “내 세금이 아깝다”, “교도소 들어가서 갱생이 아니라 살쪄서 나오겠다” 등의 부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반면 몇몇 누리꾼들은 “과거에 죄를 지었더라도 사람이니까 먹고는 살아야지”, “음식가지고 뭐라 하는 사람들이 제일 나쁘다. 뭘 먹던 저들의 자유” 등의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구치소보다 못한 경찰·군인 식단에 ‘울분’
해당 글이 논란이 된 것은 최근 경찰·군대 등의 구내식당에서 제공되는 메뉴의 부실성이 수면 위로 올라왔기 때문이다.
앞서 지난 5일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 ‘블라인드’에는 “서울 ○○경찰서 아침 식단입니다”라는 제목의 글이 게재됐다.
해당 글을 작성한 A씨는 “가격은 5000원, 빠진 음식은 없다”라며 “다들 아침 먹고 힘내세요”라고 썼다. A씨가 첨부한 사진을 보면, 모닝빵 두 개와 그 안에 감자샐러드가 들어있는 것이 보인다. 여기에 스틱형 딸기잼과 건더기가 들어있지 않은 스프. 해당 식단이 아침 식사의 전부였다.
빠진 음식은 없다고 말한 것을 보면 사진 속 식판은 아침에 배식되는 음식의 정량인 것으로 풀이된다. 물가가 오른 점을 고려하더라도 경찰서 구내식당의 5000원짜리 식단이라고는 보기 어려운 수준이다.
또한 A씨는 “해당 서에서 근무 중인 직원은 식권을 매달 강제로 구매하고 있다”라고도 덧붙였다.
지난 7월에는 코로나19 감염으로 격리된 병사에게 ‘부실 급식’을 제공한 부대가 있다는 사연이 공분을 사기도 했다. 해당 글을 올린 B씨는 “동생이 코로나19 검사에서 양성이 나와 격리시설에서 5일간 격리 생활을 하게 됐다”고 밝히며 동생이 받은 식판 사진을 첨부했다.
공개한 사진에는 반찬으로 동그랑땡 2점, 구운 햄 2조각, 김치 몇 점이 있었다.
B씨는 “저는 2021년 초에 입대해 작년에 전역했다. (제가 복무하면서) 코로나19 격리를 할 때도 위와 비슷한 급식이 나왔는데, (당시에는) ‘군인이니 참아야 한다’고 여겨 참았지만 제 동생까지 이런 대우를 받아선 안 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이 글을 읽는 여러분도 군대를 전역했거나 복무 중이고 또 자식들을 둔 부모의 입장이라면 이런 (부실 급식) 대우가 옳지 않다고 생각해 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한편 서울 구치소에는 지난 9월 부녀자 등 21명을 연쇄 살인해 사형을 선고받고 미집행 상태인 유영철과 자신들이 탄 차를 추월한다는 이유로 차에 타고 있던 신혼부부를 엽총으로 사살한 정형구, 여성 10명을 살해한 강호순, 9명을 살해한 정두영 등이 수감되어 있다.
고기정 인턴 rhrlwjd0312@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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