빨간불이 몇 초나 남았는지 알려주는 새 신호등이 드디어 서울에도 등장했다.
서울시가 이달부터 ‘적색 잔여시간 표시 신호등’ 시범 운영을 시작했다고 21일 밝혔다.
‘적색 잔여시간 표시 신호등’은 보행 신호등에서 녹색 신호(보행 신호) 잔여시간뿐 아니라 남은 적색 신호(정지 신호) 대기 시간을 알려주는 신호등이다.
보행 신호를 기다리는 이들이 정지 신호가 얼마나 남았는지 확인할 수 있게 해 기다리는 답답함을 해소하고, 무단 횡단을 방지할 목적으로 설치됐다. 보행자가 초록 불로 바뀌기 전 예측 출발하는 상황을 막기 위해 빨간 불이 종료되기 6초 전부터는 신호등에 시간을 표시하지 않기로 했다.
이 신호등이 시범 운영되는 곳은 서울 시내 총 5곳이다. 모두 서울 중구에 위치해 있다. 서울시청 광장(1개소), 광화문 프레스센터(1개소), 광화문 월대 앞 3개소 등이다.
서울시는 일단 시범 운영 기간을 거친 뒤 시민 만족도 조사 등을 통해 내년 쯤 서울 전역에 이를 확대 설치할 계획이다.
윤종장 서울시 도시교통실장은 이와 관련해 “적색 잔여시간 안내로 보행자의 답답함을 해소해 보행 편의를 향상하는 데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한다”며 “시민을 위한 안전하고 편리한 보행환경 조성을 위해 다양한 정책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무단횡단 예방 차원에서 도입된 ‘적색 잔여시간 표시 신호등’은 전국 곳곳에서 운영 중이다.
경찰청은 지난해 2월 횡단보도에 적색신호 잔여시간 표시장치를 설치할 수 있도록 하는 ‘보행신호등 보조장치 표준지침’을 개정했다. 미국이나 독일, 일본 등 국가는 이미 이를 도입해 실제로 교통사고 발생 감소 효과를 봤다.
국내에선 경기 의정부시가 이 신호등을 가장 먼저 설치했다. 지난해 8월 의정부시에 이어 같은 해 10월 부산시도 무단횡단으로 인한 교통사고 다발 지역에 우선 도입한 바 있다.
경찰청에 따르면 보행자 신호등은 올해 3월 기준 전국 11만 9249곳에 총 25만 848대가 설치돼 있다. 이중 적색신호 잔여시간 표시 기능이 있는 신호등은 219대(총 81곳) 수준이다.
서울시는 다양한 신호주기, 교통 환경변화 등 변수에도 해당 시스템이 정상 가동될 수 있도록 안정화하는 과정에 시일이 소요돼 뒤늦게 이를 도입하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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