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데이신문 한정욱 기자】 제3지대 신당 창당이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금태섭 전 의원이 지난 17일 새로운 선택 창당대회를 열었다. 새로운 선택은 정의당 출신 조성주씨를 공동 대표에 앉혔다. 이는 류호정 의원과의 연대를 의미한다. 여기에 이준석 신당과 양향자 국민희망 대표 등이 신당 창당을 잇달아 알리면서 신당 창당 러시가 이뤄지고 있다. 이는 내년 총선에 신당이 우후죽순 생겨난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런 신당 창당이 과연 돌풍을 일으킬 것인지는 두고 봐야 할 문제다.
금태섭·류호정 신당
금태섭 전 의원이 지난 17일 새로운 선택 신당 창당대회를 열었다. 이 자리에서 정의당 출신 조성주씨를 공동대표에 앉혔다. 금 전 의원은 창당대회에서 30석 의석을 목표로 제시했다. 그러면서 한국 정치를 근본적으로 바꾸는 교두보를 확보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2027년 대선에는 집권에 도전하고 2032년까지 개헌을 통해 대한민국의 새로운 시스템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조성주 새로운 선택 공동대표는 “합리적 진보도 개혁적 보수도 모두 함께 희망을 만들어 가야 한다”고 목표를 제시했다. 무엇보다 이날 참석자에는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 김종인 전 비대위원장, 양향자 국민의희망 대표, 류호정 정의당 의원 등이 참석한 것이 눈에 띈다.
류 의원은 새로운 선택과 함께 새 정당을 만들겠다고 선언한 상태다. 하지만 류 의원은 정의당 비례대표 의원 신분을 유지해야 하기 때문에 정의당과도 갈등이 상당히 큰 편이다. 정의당은 류 의원에게 비례대표 의원직 사퇴와 당적 정리를 요구하고 있지만 류 의원은 비례대표 의원직을 끝까지 갖고 있다고 선언한 상태다.
공직선거법에 따르면 류 의원이 스스로 정의당에서 탈당하면 비례대표 의원직을 상실하면서 정의당이 비례대표 자리를 승계한다. 반대로 정의당이 류 의원을 출당 또는 제명하면 류 의원은 의원직을 유지하고 정의당은 승계 후보를 지정할 수 없이 보유 의석수만 줄어들게 된다. 따라서 류 의원은 끝까지 비례대표 의원직을 갖고 있으려고 하면서 신당을 창당하고 있는 것이다.
이준석 신당
금 전 의원과 류 의원이 신당 창당에 매진하고 있을 무렵 이준석 전 대표 역시 오는 27일 신당 창당을 하겠다고 밝혔다. 이미 내년 총선에 출마할 예비후보 1000여명을 확보했다고 밝힌 바 있다. 이런 가운데 이 전 대표는 양향자 한국의희망 대표와 공개 대담을 하면서 연대 가능성을 시사했다. 이 전 대표와 양 대표는 유튜브 채널 ‘여의도재건축조합’에 출연, 약 3시간 반 동안 과학기술, 인재 양성 정책 등을 주제로 토론했다. 이 자리에서 양 대표는 이 전 대표를 향해 같은 공학도 출신이면서 정치 혁신의 동지라고 추켜세웠다.
여기에 이 전 대표는 이낙연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와의 연대도 생각하고 있다. 이준석 전 대표가 이낙연 전 대표와 연대 한다면 제3지대 신당은 상당한 파급력을 가질 것으로 예측된다. 이낙연 전 대표가 호남을 기반으로 하고 있고, 이준석 전 대표가 영남을 기반으로 하고 있기 때문에 지역적 기반이 튼튼하다.
여기에 이준석 전 대표가 갖고 있지 못하는 정치적 노련함을 이낙연 전 대표가 갖고 있고, 이낙연 전 대표가 갖고 있지 못하는 정치적 참신성을 이준석 전 대표가 갖고 있기 때문에 이들이 만나게 된다면 서로에게 시너지 효과가 있을 것으로 예측된다. 이런 이유로 이준석 신당과 이낙연 신당이 하나로 연대를 한다면 그에 따라 상당한 파급력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다른 신당 역시 연대를 한다면 내년 총선에서 파란을 일으킬 가능성이 매우 높다.
파란 일으키려면
파란 일으키려면
하지만 또 다른 측면에서 내년 총선에서 신당이 파란을 일으킬 가능성이 매우 희박할 것이라는 비관적인 전망도 나온다. 우선 국민의힘과 더불어민주당이 계속해서 신당 창당에 대해 반대 의사를 분명히 하고 있다. 그것은 당의 원심력보다는 구심력을 작동하겠다는 것을 의미한다.
국민의힘은 비대위원회 체제로 전환해야 하기 때문에 당이 어수선한 것이 현실이지만 더불어민주당은 이재명 대표 체제는 여전히 굳건하다. 그것은 신당 창당에 상당한 걸림돌이 되고 있다. 실제로 이낙연 신당 창당에 반대하는 목소리가 높다. 따라서 이낙연 신당이 창당되는 것이 현실적으로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또 다른 하나는 과연 신당 창당이 돼도 파란을 일으키겠느냐는 것이다. 현재 각종 여론조사를 살펴보면 신당 돌풍이 만만치 않으리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쿠키뉴스가 여론조사 전문기관인 한길리서치에 의뢰해 지난 9일부터 11일까지 전국 거주 만18세 이상 남녀 1020명을 대상으로 ‘유승민·이준석·김종인 등이 창당할 경우 어느 당을 지지하겠냐‘고 묻자 보수신당이 13.0%의 지지율을 보였다.
이번 설문조사는 구조화된 설문지를 이용한 ARS 여론조사(무선 90.0%)와 전화면접(유선 10.0%)으로 진행했다. 응답률은 2.5%,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오차범위 ± 3.1%p다. 표본 추출은 유무선 전화 RDD 표본 프레임에서 무작위 추출 방식이며 통계보정은 2023년 11월 말 행정안전부 주민등록인구 기준 성·연령·지역별 가중치 부여 방식으로 이뤄졌다. 자세한 조사개요와 결과는 한길리서치 또는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수치만 놓고 본다면 보수신당의 돌풍이 예고되는 상황이다. 하지만 실제로 투표장에서 돌풍으로 예고될 것인지에 대해서는 두고 봐야 할 문제이다. 왜냐하면 아직 총선에 진입하지도 못했기 때문이다. 아직 지지하는 후보와 정당이 결정되지 않은 상황 속에서 유권자들에게 여론조사를 하게 되면 당연히 보수신당의 지지율이 높게 나올 수밖에 없다. 그것은 양당 체제에 대한 불만 때문이다.
또한 현재 양당은 후보도 내지 않고 있고, 공약도 제대로 제시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따라서 후보를 내고, 공약을 내세우는 등의 모습을 보인다면 양당으로 쏠림 현상이 작동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 여기에 정권심판론과 정권안정론 프레임이 이슈화되게 된다면 신당을 뽑고 싶은 사람들도 막상 투표장에서는 양당에 투표 쏠림 현상이 발생할 수밖에 없다. 그것은 자신의 진영 정당이 승리하기를 바라기 때문이다. 즉, 사표 방지를 위해서 자신은 비록 자신 진영의 정당 후보가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해도 결국 투표를 할 수밖에 없다. 이런 이유로 현재 보수신당이 돌풍을 일으킨다고 하지만 그것이 끝까지 이어질지는 두고 봐야 할 문제다.
차기 리더십 부재
또 다른 결정적인 이유는 ’차기 리더십‘의 부재이다. 즉, 신당이 총선에서 승리하기 위해서는 새로운 대안을 제시해야 하고, 그것은 차기 대선 주자를 내세우는 것이다. 하지만 신당을 창당한다는 사람들은 아직까지 뚜렷한 차기 대선 주자를 내세우지 못하고 있다.
국민의힘은 한동훈 법무부 장관이라는, 더불어민주당은 이재명 대표라는 차기 대선 주자를 내세우고 있지만 신당에서는 차기 대선 주자를 내세우지 못하고 있는 것이 가장 큰 약점이라고 할 수 있다. 차기 대선 주자가 보이지 않는다는 것은 지지층의 충성심이 약화될 수 있다는 단점이 있다. 즉, 투표일이 되면 손바닥의 모래알처럼 흩어질 수도 있다는 것이다. 이런 이유로 신당의 성공 조건은 차기 리더십을 내세워야 한다.
우리나라 정당의 가장 큰 문제점은 인물에 의해 정당이 재편된다는 점이다. 역대 어느 정당을 살펴봐도 인물에 따라 정계개편이 이뤄졌다는 점에서 신당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차기 리더십을 내세워야 하고, 그것은 새로운 정당의 선결 조건이기도 하다. 새로운 신당이 매년 선거 때마다 나왔지만 많은 신당이 흔적도 남기지 않고 사라진 이유는 차기 리더십을 제대로 보여주지 못했기 때문이다. 따라서 내년 총선에서 승리하기 위해서는 결국 차기 리더십을 보여줘야 하는 숙제를 안고 있다. 이런 이유로 신당 창당이 우후죽순 이뤄지고 있지만 크게 위협을 느끼지 못하고 있다고 생각될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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