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당국이 중국발 항공기 탑승객의 입국 수화물에서 치사율이 100%에 이르는 아프리카돼지열병(ASF)의 변이 바이러스를 발견했다고 자유시보 등 대만언론이 19일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대만 농업부 수의연구소는 전날 중국발 탑승객의 휴대 수화물에서 적발한 돼지고기 육제품 관련 검사에서 이같이 확인했다고 밝혔다.
해당 육제품에서는 2018년부터 유행한 제2 유전자형 아프리카돼지열병바이러스와 변이인 신형 유전자 재조합 바이러스 등 두 종류의 바이러스가 검출됐다.
덩밍중 수의연구소장은 “변이 바이러스는 지난해 중국에서 다시 발견된 이후 장쑤성, 허난성, 네이멍구 등 중국 여러 곳에서 발견되고 있다”며 “특히, 변이 바이러스는 고도의 전파성이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만약 아시아 주변 국가로 변이 바이러스가 확산하면 또 다른 아프리카돼지열병 팬데믹(대유행)이 일어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올해만 대만 육제품 불법 반입 시도 1733건에 달해
대만 당국이 육제품을 검사한 이유는 2018년부터 아프리카돼지열병이 발생한 국가에서 대만으로 들어오는 탑승객의 돼지고기 육제품을 소지를 금하고 있기 때문이다. 대만에 돼지고기 육제품을 갖고 입국할 수 없는 국가 가운데 중국도 포함돼 있다.
그러나 여전히 법규 위반 사례가 많다는 설명이다.
대만 농업부 수의연구소에 따르면 올해 들어 지난 15일까지 돼지고기 육제품 불법 반입 시도는 1733건으로 집계된 이 가운데 중국발 육제품이 1374건(79.9%)다. 특히 이들 제품을 검사 결과, 아프리카돼지열병 양성률은 12.4%로 심각한 수준이다.
사람에게 감염되지는 않고, 돼지에게만 발생하는 아프리카돼지열병은 바이러스성 제1종 가축전염병으로 치사율이 100%에 달하는 등 치명적이지만 아직 예방백신은 없다.
효과적인 백신이 없기에 각국은 아프리카돼지열병이 번지면 가축 살처분과 이동 통제 등을 통해 대응할 수밖에 없다. 지난 9월 세계동물보건기구(WOAH) 통계에 따르면, 2021년 1월 이후 아프리카돼지열병으로 폐사하거나 살처분된 동물이 150만 마리에 이른다.
돼지고기 최대 소비국이자 생산국인 중국에서는 2018∼2020년에 아프리카돼지열병이 창궐해 농가에 막대한 피해를 안겼고 돼지고기 가격이 급등한 바 있다.
아프리카돼지열병 확산에도 중국 당국 정보 공개 안 해
한편, 대만 중앙통신사는 20일 중국에서 치사율이 100%인 아프리카돼지열병이 확산하고 있으나 당국이 관련 정보를 공개하지 않고 있다고 비판하기도 했다.
보도에 따르면 지난 4월부터 중국 북부에서 아프리카돼지열병이 발병하기 시작해 점차 중부와 남부로 확산하고 있다.
그러나, 중국 농업농촌부 목축수의국의 ‘전염병 발표’ 사이트에는 지금까지 아프리카돼지열병 확진 사례가 공개하지 않고 있다고 중앙통신사는 보도했다.
실제로 지난 5월 26일부터 매달 정기적으로 발표하는 전국 주요 동물 질병 통계’에도 제2종 가축 전염병으로 분류된 일반 돼지열병 발병 사례만 종종 올라올 뿐, 제1종 가축 전염병인 아프리카돼지열병 발병 사례는 공개하지 않았다.
대만 중앙통신사는 중국 당국이 아프리카돼지열병 확산에 대해 쉬쉬하는 이유는 소비자 물가에 큰 영향을 미치는 돼지고기 가격을 안정시키려는 의도일 수 있다고 관측했다.
중앙통신사는 “가뜩이나 경제 전반의 불황으로 소비가 부진, 돼지고기 가격이 급락한 가운데 아프리카돼지열병 이슈까지 불거지면 양돈산업은 물론 디플레이션(deflation·경기 침체 속 물가 하락) 압력을 받는 중국 경제 전반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을 우려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방제일 기자 zeilis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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