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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총선, 정권심판론 vs 이재명 심판론 구도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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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윤재옥 당 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가운데)가 지난 19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참석해 있다. [사진제공=뉴시스]

【투데이신문 한정욱 기자】 내년 정치권의 가장 큰 이벤트는 총선이다. 국회의원 총선거는 여야는 물론 정권의 운명과도 맞물린다. 만약 내년에도 여소야대 정국이 펼쳐진다면 윤석열 정부는 힘든 시간을 계속 보내야 하겠지만 여대야소가 된다면 정권은 안정이 되면서 윤석열 정부의 정책은 막힘없이 추진될 것으로 보인다. 이런 이유로 내년 총선을 앞두고 여야의 신경전이 더욱 거세지고 있다. 여당은 이재명 심판론을, 야당은 정권심판론을 내세워 프레임 구도를 펼치고 있다.

여야 신경전

내년 총선이 이제 얼마 남지 않으면서 여야의 신경전은 더욱 거칠어지고 있다. 게다가 총선 공천 작업을 해야 하니 당 안팎으로는 상당히 시끄러워질 수밖에 없다. 공천에 낙천된 사람들은 총선 출마를 포기해야 할 것인지 아니면 탈당해서 무소속이나 신당에서 다시 출마해야 할 것인지 등에 대해 고민하지 않을 수 없는 시기가 바로 연말연시이다. 그러면서 여야 지도부는 내년 총선 프레임을 무엇으로 갖고 갈 것인지에 대한 고민도 깊어질 수밖에 없다. 어떤 프레임을 내놓느냐에 따라 총선 선거운동 전략이 달라지기 때문이다.

이런 이유로 여야 모두 선거전략을 짜는 것에 고민하고 있다. 물론 야당은 ‘정권심판론’을 내세울 것으로 예측된다. 윤석열 정부 집권 3년 차에 접어들었지만, 아무것도 이뤄놓은 것이 없다는 것이 야당의 논리다. 아무래도 내년 총선은 윤석열 정부의 중간평가 성격이 강하다는 것이다. 야당은 윤석열 대통령의 지지율이 30%대에 머무르고 있어 무능한 정부인 것을 국민이 알기 시작했기 때문이라고 판단하고 있다. 30%대 지지율은 고정 지지층 이외에 중간층의 부존재가 발생했다는 것이다. 30%대 지지율은 콘크리트 지지율로 죽었다 깨나도 윤 대통령을 지지하기 때문에 이것을 깨부술 방법은 없다는 것이다. 즉, 나머지 70%를 야당이 끌어안아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결국 정권 심판론을 내세워서 헤쳐 나가겠다는 전략이다.

무엇보다 야당은 수도권에서의 윤 대통령 지지율이 전국 평균보다 더 낮다고 판단하고 있다. 이런 이유로 수도권에서 정권 심판론의 바람이 불게 된다면 충분히 승산이 있다고 보고 있다. 무엇보다 수도권이 전체 지역구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기 때문에 수도권만 석권한다면 야당으로서는 충분히 승리를 맛볼 수 있을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이에 수도권 필승론을 내세우고 있다. 야당 특히 더불어민주당은 호남을 기반으로 수도권에 진출하면서 수도권을 석권하고, 여기에 동진(東進) 정책을 통해 영남 특히 PK에서 의석을 확보한다면 150석 이상은 무난할 수도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 여기에 강원이나 충청 등 다른 지역에서도 의석수를 갖고 온다면 180석 이상도 가능하다는 전략이다. 따라서 정권 심판론을 어떤 식으로 내세울 것인지에 대한 고민이 깊다.

다만 정권 심판론만 내세워서는 안 된다는 목소리도 있다. 정권 심판론과 함께 집권 시나리오를 내세워야 한다는 것이다. 즉, 다음 정권이 왜 민주당 정권이 돼야 하는 것인지에 대한 명확한 해답을 해줘야 한다는 것이다. 만약 이것을 제대로 하지 못한다면 민주당이 의석수를 과반 이상 차지하는 것은 무리수가 될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정권 심판론을 내세우기에 앞서 민주당 집권 시나리오도 함께 내세워야 한다는 것이다. 그것은 단순히 윤석열 정부 발목잡기가 아니라 유권자들에게 집권에 대한 명백한 청사진을 제공하지 못하면 정권심판론으로만 갖고 민주당에 표를 찍어주지 않는다는 것이다. 따라서 집권 시나리오를 명확하게 보여줘야 할 숙제를 민주당은 안고 있다.

[사진제공=뉴시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지난 18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3차 인재영입식에 참석하기 위해 입장하고 있다.  [사진제공=뉴시스]

민주당 선거전략

반면 국민의힘은 다소 어려운 선거가 될 것으로 보인다. 원래 여당이 대통령 임기 중간이 되면 어려운 선거를 치러야 한다. 대통령 임기 초반이면 ‘정권 안정론’에 힘이 실리게 되고, 대통령 임기 후반이면 새로운 차기 대선 주자가 여당 내부에서 나타나면서 미래 권력을 위해서 투표한다. 하지만 대통령 임기 중반이면 정권 안정론을 내세우기도 애매모호하고, 새로운 차기 대선 주자도 없다. 따라서 이도 저도 아니기 때문에 여당은 힘들 수밖에 없다. 대통령과 거리두기를 할 수도 없고, 그렇다고 가까이 있을 수도 없는 시기가 바로 중간이다.

국민의힘으로서는 어떤 선거운동 전략을 짜야 할 것인지 고민이 되지 않을 수 없다. 이에 결국 내세울 것이 이재명 심판론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른바 이재명 사법리스크가 내년 총선까지는 이어질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민주당이 총선에서 승리한다면 결국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민주당 차기 대선 주자가 되고, 대통령 선거에 도전하게 되는데, 사법리스크를 안고 있는 사람을 대선 후보로 내세우게 해서는 안 된다는 전략을 구사할 것으로 보인다. 또한 야당이 의회를 독점할 경우 의회독재가 될 것이고, 그것은 결국 국민에게는 불행할 일이 될 것이라는 논리를 내세울 것으로 예측된다.

다만 국민의힘 내부 상황이 민주당에 비하면 상당히 복잡하다는 점이다. 그 이유는 김기현 전 대표가 당 대표에서 내려오면서 비상대책위원회 체제로 전환됐기 때문이다. 그것은 민주당에 비해 국민의힘이 정치적으로 불안정하다는 것을 보여준다. 집권여당이면 안정된 모습을 보여줘야 하는데 불안정한 모습을 보여준다는 것은 유권자들의 불안을 자극할 수밖에 없다. 이런 자극은 결국 유권자들 특히 보수 유권자들에게 투표를 포기하게 만들 수도 있다. 따라서 국민의힘은 하루라도 빨리 정치적 안정을 되찾아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하지만 그것이 쉽지 않을 것으로 예측된다. 왜냐하면 이준석 신당 창당이 예고돼 있기 때문이다.

민주당은 이낙연 전 대표가 신당 창당을 하겠다고 밝히자 내부적으로 반대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지만 국민의힘에서는 이준석 전 대표가 신당 창당을 하겠다고 하자 별다른 반응이 나오지 않고 있다. 오히려 이준석 신당에 대해 반색하는 모양새다. 그것은 보수의 분열로 이어지고 있다. 이런 보수의 분열은 집권여당의 안정성을 국민들에게 보여주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귀결된다. 즉, 여당이 집권하면서 안정성을 국민에게 보여줘야 하는데 그러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은 내년 총선에 악재가 될 수밖에 없다. 여기에 만약 공천 과정에서 공천에 불만을 품고 대규모 탈당 사태라도 발생한다면 그에 따라 국민의힘은 더욱 힘든 선거를 치러야 할 수도 있다. 즉, 국민의힘이 현재 필요한 것은 집권여당으로서는 안정적인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는 것이다. 그것은 단순히 ‘이재명 심판론’을 내세운다고 해서 될 일이 아니라는 것이다.

이에 국민의힘은 비대위 체제를 하루라도 빨리 안정화해서 선거대책위원회로 체제를 전환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아울러 대규모 탈당 사태도 막아야 한다는 것도 숙제가 되고 있다. 집권여당다운 모습을 보여줘야 하는데 지금까지 그런 모습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 유권자들의 실망감을 더욱 높이고 있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아울러 국민의힘이 시급한 숙제는 ‘영남당’ 이미지를 벗어내는 것이다. 김기현 지도부가 ‘영남당’ 이미지를 굳혀놓았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영남당이라는 이미지는 자칫하면 ‘영남 자민련’이 될 수도 있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이런 이유로 국민의힘에 들어온 정치 신인들이나 중진들이 수도권에 대거 출마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모두 영남 출마만 원하는 것이 아니라 수도권 출마도 잇따라 이어져야 한다는 것이다. 더 나아가 수도권 출마는 물론 호남에서의 출마도 연달아 나와야 한다는 이야기도 있다. 그래야만 수권 정당으로서의 모습을 보여준다는 것이다. 그러하지 않으면 영남 자민련 이미지가 굳어지게 되고, 그것은 선거에 악영향을 끼칠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지난 17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새로운선택 창당대회에서 금태섭, 조성주 공동대표를 포함해 참석자들이 기념촬영을 찍고 있다. 왼쪽부터 이준석 국민의힘 전 대표, 국민의힘 김종인 전 비대위원장, 금 공동대표, 조 공동대표, 한국의희망 양향자 대표, 정의당 류호정 의원. [사진제공=뉴시스]
지난 17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새로운선택 창당대회에서 금태섭, 조성주 공동대표를 포함해 참석자들이 기념촬영을 찍고 있다. 왼쪽부터 이준석 국민의힘 전 대표, 국민의힘 김종인 전 비대위원장, 금 공동대표, 조 공동대표, 한국의희망 양향자 대표, 정의당 류호정 의원. [사진제공=뉴시스]

국민의힘은

이와 더불어 제3지대에서는 양당 심판론을 내세울 것으로 보인다. 21대 국회가 그 어느 때보다 일 못하는 국회라는 평가를 받았다. 이런 이유로 유권자들의 실망감이 상당히 크고, 그것이 양당 심판론으로 이어진다는 것이다. 22대 국회는 양당을 심판해서 제3지대 신당이 원내에 진출해서 캐스팅 보트를 쥐면서 의회 정치를 복원시켜야 한다는 것을 내세우면서 신당 창당의 붐이 일어나고, 그것을 바탕으로 돌풍을 일으키겠다는 계획이다. 각종 여론조사 등을 살펴보면 무당층이나 부동층이 제법 높게 나온다. 따라서 양당에 실망한 유권자들이 제법 있다는 이야기다. 이에 제3지대 후보도 충분히 배지를 달 수 있고, 의석수를 늘릴 수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

현재 제3지대 정당이라고 하면 금태섭 전 의원과 류호정 정의당 의원이 주도하는 새로운선택이 있고, 양향자 한국의희망 대표가 이끄는 신당이 있다. 여기에 이준석 전 대표가 신당 창당을 공식 선언하면서 이준석 신당이 곧 창당할 것이며, 이낙연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도 신당 창당을 언급했다. 게다가 외곽에서도 신당 창당에 대한 움직임이 꿈틀거리고 있다. 이에 내년 총선을 앞두고 신당 창당은 앞으로도 계속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이들은 논리는 양당 구도에 피로감을 느낀 유권자들이 자신의 정당을 지지한다는 것이다. 이를 바탕으로 원내교섭단체도 만들겠다는 포부를 밝히고 있다. 금 전 의원은 내년 총선에서 30석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3년 후인 2027년 대선에서 성과를 바탕으로 집권에 도전하고 2023년 개헌을 통해 새로운 대한민국 시스템을 만들겠다고 선언했다. 그만큼 이번 총선에 자신이 있다는 것을 이야기한 것이다. 이준석 전 대표 역시 신당을 창당하면서 내년 총선에 출마할 예비 출마자들이 1000여명을 넘어섰다고 밝히기도 했다. 이낙연 전 대표는 신당 창당을 한다면 원내 1당을 목표로 삼고 있다고 포부를 밝혔다. 여기에 정의당 역시 제3정당 지위를 빼앗기지 않겠다면서 다른 진보정당과의 살길을 모색하고 있다. 따라서 제3지대가 계속 꿈틀거리면서 정계 개편의 움직임을 보일 것으로 예측된다.

서울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투표일인 지난 10월 11일 서울 강서구에 위치한 한 투표소에서 강서구민이 투표를 하고 있다. [사진제공=뉴시스]
서울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투표일인 지난 10월 11일 서울 강서구에 위치한 한 투표소에서 강서구민이 투표를 하고 있다. [사진제공=뉴시스]

신당 돌풍은

다만 이들이 과연 얼마나 득표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현재로서는 제3지대 신당의 돌풍이 불 것처럼 보이지만 막상 투표장에 가면 양당에 쏠림 현상이 심해질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진영 논리가 가동된다면 국민의힘에 실망한 보수 유권자나, 더불어민주당에 실망한 진보 유권자들이 투표장에 가면 결국 국민의힘이나 더불어민주당에 투표할 수밖에 없다. 왜냐하면 자신의 표가 사표가 되는 것을 방지해야 하기 때문이다. 즉, 될 사람에게 투표해야 한다는 경향이 강하게 작동할 수밖에 없다. 그렇게 될 경우 결국 자신이 지지하는 진영 정당의 후보를 선택할 수밖에 없다.

이것을 제3지대 신당은 깨부숴야 한다. 그러자면 가장 필요한 것은 차기 리더십을 제대로 보여줘야 하는 것이다. 즉, 정권심판론과 이재명 심판론 사이에서 제3지대 신당은 새로운 프레임을 만들어야 한다. 그것은 새로운 리더십을 보여줘야 한다는 것을 말한다. 집권시나리오를 보여줘야 한다는 것도 의미한다. 만약 그런 것이 없이 기존 양당 구도를 깨부수자는 소리만 한다면 역시 식상한 소리밖에 되지 않는다.

우리나라 정당 역사에서는 총선 때만 되면 신당이 우후죽순 생겨났고, 그리고 총선이 끝나면 사라졌다. 그들 대부분이 양당 구도를 끝내야 한다는 프레임을 내걸었다. 하지만 그 프레임만으로는 유권자들에게 호소하기에는 뭔가 부족했기 때문에 총선 전에 나타났다가 총선 후에 사라지게 된 것이다. 내년 총선에서 신당이 돌풍을 일으키기 위해서는 새로운 리더십을 보여주는 프레임 전략을 짜야 한다. 단순히 양당 구도를 깨부수자는 전략은 이제 더 이상 유권자들에게 먹혀들어가지 않는 프레임이다. 정권심판론과 이재명 심판론이라는 거대한 프레임 속에서 제3지대 신당이 살아남기 위해서는 새로운 프레임을 내세워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하지만 이는 결코 쉽지 않을 것으로 예측된다. 새로운 리더십을 내세운다는 것이 현실적으로 어려운 일이다. 대권 주자가 하루아침에 생겨나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이런 이유로 신당은 인재영입을 어떤 식으로 할 것인지 여부도 고민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내년 총선은 국민의힘이나 더불어민주당 그리고 제3지대 정당들에도 프레임 싸움이 된다. 그 프레임 싸움에서 과연 어떤 프레임을 내걸고 상대방 프레임을 어떤 식으로 격파를 시킬 것인지에 대한 진지한 고민과 선거전략을 짜야 한다. 단순히 정권심판론, 이재명 심판론, 양당 심판론만 내세우면 현명한 유권자들은 어떤 심판을 내릴지는 아무도 예측할 수 없다.

투데이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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