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 후보자 설립 ‘신남방경제연구회’ 웹진광고 2천100만원
(서울=연합뉴스) 박초롱 기자 = 박상우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자가 한국토지주택공사(LH) 사장직에서 물러난 이후 설립한 회사에 LH가 광고를 집행한 사실이 확인됐다.
박 후보자가 설립한 또 다른 부동산 컨설팅 회사는 LH로부터 연구용역을 수주해 ‘전관 특혜’를 받은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는 상황이다.
20일 LH가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박상혁 의원에게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LH는 신남방경제연구회에 2020년 9월부터 2022년 12월까지 광고비 2천100만원(7건)을 집행했다.
신남방경제연구회가 발행하는 웹진에 LH 기업광고를 게재한 것으로, 1건당 광고비는 300만원이다.
박 후보자는 2019년 4월 LH 사장에서 퇴임한 이후 2020년 2월 해외 부동산 개발 컨설팅 회사인 피앤티글로벌을 공동 설립했고, 2020년 4월에는 같은 목적으로 신남방경제연구회를 세워 대표이사를 지냈다.
LH는 신남방경제원구회와 한 언론사가 2020년 12월 공동 주최한 ‘아세안 미래도시 비전 세미나’에 후원자로 참여하기도 했다.
세미나에서 박 후보자는 ‘피앤티글로벌·신남방경제연구회 회장’ 자격으로 ‘신남방지역 진출의 의의와 전략’을 주제로 기조 강연을 했으며, LH 간부가 발표자로 참여했다.
앞서 피앤티글로벌은 해외건설협회와 함께 LH에서 지난해 9월 ‘베트남 산업단지 개발사업 활성화를 위한 운영관리계획 수립’ 연구용역을 수주한 사실이 확인됐다. 연구용역 규모는 2억7천800만원이다.
박 후보자는 퇴직 후 회사를 창업해 활동하며 ‘전관’ 지위를 활용하지 않았다고 강조하고 있다.
그는 인사청문회 서면 답변 자료에서 “오랜 공직 생활 및 LH 사장으로 재임하면서 얻은 경험과 지식을 바탕으로 우리나라 기업의 해외 진출을 지원했다”며 “관련된 사업은 일체의 부당함 없이 투명하게 진행했으며 ‘전관’의 지위를 이용한 바는 없다”고 밝혔다.
그러나 LH의 광고 집행과 세미나 후원은 전관예우의 명백한 사례가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이날 국회 국토위의 인사청문회에서도 전관 출신인 박 후보자가 LH 전관 카르텔을 제대로 끊을 수 있을지 야당 의원들을 중심으로 문제 제기가 이어졌다.
민주당 김병욱 의원은 “박 후보자가 내로남불의 전형일 수 있다”며 “본인은 LH 사장 출신으로, 피앤티글로벌 사내이사로 근무하며 LH에서 수주를 받았는데, 이는 LH 이권 카르텔을 끊겠다고 선언한 전임 장관(원희룡 국토부 장관) 말에 의하면 전형적 내로남불”이라고 말했다.
민주당 김병기 의원이 “직원도 아니고 (LH에서) 기관장으로 근무한 분이 용역을 수주한 것은 부적절하게 보인다”고 지적하자 박 후보자는 “(그런 지적을) 충분히 이해한다”고 답했다.
chopar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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