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건설이 최고 49층 높이로 지어질 ‘여의도 공작 아파트 재건축 사업’을 수주했다. 16개 여의도 노후단지 재건축 사업 중 최초의 시공사 선정이다. ‘여의도 1호 재건축’이 유력했던 한양 아파트가 잇따라 시공사 입찰을 취소하면서, 공작 아파트는 이 타이틀을 거머쥘 수 있게 됐다. 공작 아파트 등 재건축 사업 속도 개선에 기대감이 커지면서 경기 침체에도 여의도 아파트 가격은 신고가를 다시 쓰고 있다.
대우건설은 지난 17일 공작 아파트 재건축 사업 소유자 전체 회의에서 압도적 지지를 얻어, 최종 시공사로 선정됐다고 19일 밝혔다. 대우건설은 앞서 진행된 1·2차 시공사 선정 입찰에 단독 응찰하면서 수의계약을 통해 시공권을 획득하게 됐다.
공작 아파트는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 일대에 지하철 5호선 여의나루역과 인접한 주요 재건축 단지 중 하나다. 1만6857㎡ 규모 부지에는 지하 7층~지상 49층 아파트 3개동(570가구)과 부대복리시설, 업무시설, 판매시설 등이 신축된다. 이 사업의 시행은 KB부동산신탁이 맡았으며 총 공사금액은 5704억원 정도다.
대우건설은 새 공작 아파트에 ‘써밋 더 블랙 에디션’이라는 단지명을 제안했다. 최상위 등급을 의미하는 블랙 라벨과 한정판의 뜻을 지닌 리미티드 에디션을 조합한 단어다. 대우건설 관계자는 “공작 아파트를 앞으로 한강의 랜드마크로 만들고, 더 나아가 시대에 남을 주거 유산으로 남기겠다”면서 “이를 시작으로 목동, 압구정 등에서 대한민국 상류 주거문화를 이끌겠다”고 말했다.
이번 결정으로 공작 아파트는 여의도 내 재건축 추진 단지 가운데 최초로 시공사를 선정한 단지가 됐다. 대우건설은 ‘여의도 1호 재건축’ 시공권을 가져감에 따라 향후 여의도 재건축 추가 수주에도 유리한 고지를 점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현재 여의도에서는 공작 아파트, 한양 아파트, 시범 아파트, 광장 아파트, 대교 아파트, 삼익 아파트, 수정 아파트, 은하 아파트 등 16개 노후 단지, 약 8000가구가 재건축을 추진하고 있다.
당초 여의도 1호 재건축의 유력한 후보는 서울시가 금융중심지 특화형 주상복합으로 구상한 한양 아파트였다. 그러나 서울시가 제동을 걸면서 지난 10월 말로 예정됐던 시공사 선정이 취소됐다. 당시 시행사인 KB부동산신탁이 시공사 입찰 공고를 냈는데, 사업 면적에 시행 권한이 없는 롯데쇼핑 부지를 포함시킨 것이 문제가 됐다. KB부동산신탁은 오는 26일 소유자 전체 회의를 열고 롯데쇼핑 부지 매입 등 안건을 논의할 계획이다. 시공사 선정 경쟁에는 현대건설과 포스코이앤씨이 뛰어들 예정이다.
부동산 업계 관계자는 “최근 서울시가 여의도 아파트지구를 지구단위계획구역으로 전환하면서 노후 아파트의 복합 개발이 가능해진 데다, 오세훈 서울시장의 역점 사업인 한강 르네상스 2.0가 진행되는 만큼 향후 여의도의 가치는 더욱 높아질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실제로 최근 고금리 장기화로 인한 부동산 경기 침체에도 여의도에서는 신고가 거래가 속출하고 있다. 지난달 대교 아파트 내 전용 95㎡의 실거래가는 역대 최고치인 20억7500만원을 기록했다. 같은 면적의 지난 5월과 6월 실거래가는 각각 16억7000만원, 20억원이었다. 같은 아파트 전용 133㎡도 지난달 23일 25억원에 팔리면서 신고가를 다시 썼다. 한양 아파트 109㎡도 지난달 21일 신고가인 22억원에 매매계약이 체결됐다. 지난 6월 실거래가 19억9000만원 대비 2억1000만원 높은 금액이다.
임온유 기자 io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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