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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과점 문제부터 간병지옥까지… ‘민생’ 메시지 집중한 尹(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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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은 19일 온라인 플랫폼 분야에서 거대 독과점 기업들의 행태를 지적하며 “기득권과 독점력을 남용해 경쟁을 제약하고 소비자 후생을 저해하는 행위는 절대 용납될 수 없다”고 밝혔다. 소상공인들이 부담하는 플랫폼에 대한 광고료와 수수료 문제를 언급한 것으로 윤 대통령은 “시정 노력과 함께 강력한 법 집행을 할 것”이라고 예고했다. 올해 챙겨야 할 민생 관리도 직접 지목했다. 국민들이 겪는 간병 부담을 ‘간병 지옥’이라 언급하며 관계부처에 간병 서비스 체계 구축을 지시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오전 용산 대통령실에서 국무회의를 주재, “최근 온라인 플랫폼 분야에서 거대 독과점 기업들의 문제를 지적하는 소상공인과 소비자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며 국무위원들에게 이같은 관리 지침을 전달했다.

“국민 안전·민생 내년으로 넘어가지 않도록”… 플랫폼 분야 독과점 문제 개선, 간병 시스템 개편 당부

이날 윤 대통령의 메시지는 ‘민생 관리’에 집중됐다. 지난주 네덜란드 국빈 방문에서의 ‘반도체 동맹’ 등의 성과를 국민들과 공유하면서도 “국민의 안전과 민생을 챙기는 데 소홀함이 없도록, 금년에 할 일이 내년으로 넘어가지 않도록 잘 마무리해 달라”고 당부했다.

특히 온라인 플랫폼 분야에서의 문제점을 조목조목 지적했다. 윤 대통령은 “독과점 구조가 고착되면, 소상공인들이나 소비자들은 다른 서비스로 갈아탈 수도 없고 선택의 자유를 잃게 된다”며 “새로운 플랫폼 스타트업의 탄생이 제한되고 역동적인 혁신도 자리 잡을 수 없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기득권이나 독점력을 남용하는 행태에 대해서는 강력한 법 집행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윤 대통령은 “온라인 플랫폼 분야에서 다른 플랫폼을 이용하지 못하도록 하는 행위, 플랫폼 내에서 소상공인을 부당하게 차별하는 행위, 소비자들의 권익을 침해해 독점적 이윤을 추구하는 행위”라는 구체적인 부정 사례도 꺼냈다. 이어 “독점력의 남용을 근본적으로 시정하기 위해 공정거래위원회를 비롯한 관계부처가 부처 간 칸막이를 과감하게 허물어 협력을 강화해야 한다”고 전했다.

사회적 문제로 떠오른 ‘간병 문제’에 대해 직접 메시지를 내놓은 것도 눈에 띄는 대목이다. 윤 대통령은 “간병 부담은 ‘간병 지옥’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심각한 사회문제로 대두되고 있다”며 “간병 문제는 단순히 비용을 지원하는 방법만으로는 해결할 수 없으며 안심하고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는 간병 서비스 체계를 구축하는 것이 우선”이라고 강조했다.

일반병원은 물론 요양병원과 수술 뒤 퇴원 후에도 원활한 ‘간병 서비스’가 이뤄져야 한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이를 위해 관계부처에 “우수한 인력을 양성하고 서비스 제공기관을 체계적으로 관리해 서비스의 질을 높여나가야 한다”며 “간병 로봇과 같은 최첨단 기술을 접목해 서비스를 고도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보건복지부에는 이같은 대책을 종합적으로 다룰 ‘간병 서비스 체계’ 구축을 지시했다.

민생과 밀접한 법안들의 조속한 제·개정을 당부하기도 했다. 산업은행법과 우주항공청법은 물론 요소수 사태를 언급하면서는 관계부처에는 ‘공급망 기본법’에 따른 조기경보 시스템, 공급망 리스크 관리체계 구축을 지시했다. 이밖에도 “투기를 잡는다는 명목으로 도입된 불합리한 규제가 시장을 왜곡하고 있다”며 부동산 시장 정상화를 위한, 아직 국회를 통과하지 못한 분양가상한제 적용주택의 실거주 의무를 폐지하는 ‘주택법 개정안’의 신속한 처리를 요구했다.

경상수지 회복 기대감에 내년 경제 청신호 전망… “성장, 고용 등 거시지표 더 나아질 것”, 시장 중심 경제 복원 판단

이날 윤 대통령은 내년도 경제 회복에 대한 기대치도 드러냈다. 경상수지 흑자 달성을 언급하며 “내년에도 경상수지, 성장, 고용, 물가 등 거시지표는 더 나아질 것”이라고 밝혔다. 정부 출범 후 줄곧 글로벌 공급망 위기 등 대내외 변수로 성장에 발목 잡혔지만 건전재정 기조하에 시장 중심 경제가 복원됐다는 판단이다.

전날 영국 주간지 이코노미스트가 OECD 35개국을 대상으로 보도한 내용을 꺼낸 뒤 “작년 10월부터 지난 9월까지 인플레이션 품목 변화율, GDP, 고용 증가율, 주식 시장 성과 등 경제 및 금융 지표로 산출한 종합 점수에서 한국이 2위를 차지했다”며 “세계 경제가 당면하고 있는 복합 위기 속에서도 온 국민이 고통을 감내하고 위기를 기회로 바꾸기 위해 노력한 결과”라고 평가했다.

윤 대통령이 언급한 경제 지표들 역시 반등세가 뚜렷한 상황이다. 한국은행이 지난주 내놓은 ‘2023년 10월 국제수지(잠정)’에 따르면 올해 10월 우리나라 경상수지는 68억 달러 흑자로 집계됐다. 6개월 연속 플러스로 2021년 10월(79억 달러) 이후 최대 흑자기도 하다. 여기에는 자동차 수출 호조와 반도체 등 IT 분야 경기 회복이 큰 영향을 미쳤다. 이 분야의 수출 개선세가 분명해지면서 불황형 흑자에 대한 논쟁도 가라앉은 상태다. 윤 대통령이 언급한 ‘올해 경상수지 흑자 300억 달러 달성’도 무난해 보인다. 한은 역시 상품 수출 개선세로 전망치에 부합할 것이라는 분석치를 공개했다.

‘민생 관리’에 초점을 맞춘 대통령의 메시지는 연말까지 계속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사실상 총선 정국으로 전환된 시점에서 정쟁 요소가 될 사안을 대통령이 직접 꺼내는 것보다 민생 관리와 현장 점검에 집중하는 모습이 국정운영에도 유리하다는 판단에서다. 더욱이 국회에서는 특검과 예산안, 인사청문회 등 여야 간 다툴 여지가 아직 많이 남은 상태다.

이날 윤 대통령이 네덜란드 순방 성과를 국민들과 공유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윤 대통령은 “반도체는 최첨단 과학 무기 체계의 핵심으로서 안보에 직결되는 기술”이라며 “네덜란드와의 반도체 동맹은 우리의 국방과 방산 역량을 확충하는 데 크게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올해 마지막 순방인 네덜란드 국빈 방문을 계기로 반도체·원전·국방·ICT(정보통신기술) 등 분야에서 정부·기관 간(13건), 기업 간(19건) 계약 및 양해각서(MOU) 총 32건을 끌어냈다. 마르크 뤼터 네덜란드 총리와의 정상회담에서 반도체 소부장(소재·부품·장비) 강국인 네덜란드와 인재 확보를 위한 아카데미 신설을 포함한 ‘반도체 동맹’도 체결했다. 미국, 일본, 영국 순방에 이어 네덜란드 국빈 방문을 통해 우방국들과의 반도체 공급망 연대를 완성해 지정학적 리스크와 공급망 리스크에 더욱 적극적으로 대처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게 된 셈이다.

배경환 기자 khba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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