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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해운업 안정화 기대감 속 자금조달·친환경 전환 등 과제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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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최대 컨테이너선사 HMM의 매각 우선협상대상자로 팬오션을 앞세운 하림그룹 컨소시엄이 낙점되면서 지난 수년 간 이어져 온 국내 해운업 위기는 일단 안정화 단계로 접어들게 됐다.

하지만 수출을 주력으로 하는 우리나라로선 해운업이 무엇보다 중요한 기간산업인데다 업황에 따른 등락 폭이 큰 만큼, 장기적 관점에서 경영전략을 짜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특히 자산 규모가 작은 회사가 큰 회사를 인수하기로 하면서 자금조달 방안을 마련하는 일이나 회사 안팎의 어수선한 분위기를 환기하는 일도 중요해졌다.

우리나라는 2010년 선복량 기준 세계 5위권 수준이었으나 이후 경기침체로 인한 투자를 줄이고 한진해운 파산 등이 겹치면서 2017년 7위로 떨어졌다. 이후 코로나19 기간 물동량이 늘면서 지난해 6위로 올라섰다. HMM은 국내 1위, 세계 8위 규모 컨테이너선사다. 2010년대 들어 불어닥친 해운업 장기침체로 2013년 공적자금을 지원받고 산업은행 관리를 받아왔다.

이후에도 나아지지 않으면서 결국 2016년 채권단 채무조정·출자전환 등을 거치며 산은이 최대주주가 됐다. 정부나 해운업계 안팎에선 수출 경쟁력 등을 제고하기 위해 한국해양진흥공사를 설립, HMM이 초대형 선박을 발주하는 데 돕기도 했다.

꾸준히 적자 흐름을 보이던 국내 해운업종은 코로나19로 되살아났다. HMM 역시 2020년 흑자로 돌아선 후 지난해에는 매출 18조5868억원, 영업이익 9조9455억원을 기록했다. 코로나19에 따른 부양책으로 물동량이 늘어난 상황에서 주요 항로가 원활치 않은 탓에 운임이 급격히 오른 영향이 컸다. HMM 몸값이 오르면서 채권단인 산업은행과 한국해양진흥공사는 올해 7월 매각작업에 돌입, 5개월여 만에 우선협상대상자를 추렸다. 매각자 측은 내년 상반기까지 거래를 마무리하겠다는 구상을 갖고 있다.

HMM 새 주인의 윤곽이 잡혔으나 앞으로 해결할 과제도 만만치 않다. 하림그룹·JKL 컨소시엄의 자금 사정이 넉넉지 않은 만큼 외부자금을 끌어다 쓰거나 회사 수익을 활용해야 하는데, 앞으로 지난한 협상 과정을 거칠 것으로 예상된다. 당초 우선협상대상자를 가리는 과정에서 영구채 주식전환 유예 요청 논란이 불거진 것도 이러한 배경 때문이다.

지난 수년간 글로벌 선사 간 벌어진 외형 확대 경쟁이 친환경 쪽으로 넘어가고 있는 점도 부담이다. 해운업은 전 세계를 대상으로 하는 만큼 환경규제에 민감하다. 선진국을 중심으로 화주가 탄소배출이 적은 선박을 요구하는 움직임이 거세진 가운데 지속가능연료 등 새 기술도 도입해야 한다.

반짝 불거진 호황은 벌써 꺾일 조짐을 보인다. 경기침체와 금리 인상에 따른 수요 부진, 선박 공급량 증가로 하락세가 불가피할 것으로 업계에서는 내다본다. 상하이컨테이너운임지수는 이번 주 기준 1093.5로 한창 높았던 지난해 초와 비교해 5분의 1 수준으로 떨어졌다.

해운업계의 한 관계자는 “벌크선 운용 경험이 있는 만큼 해운업 전반에 대한 이해도는 높을 것으로 본다”며 “호흡이 긴 업종 특성을 감안해 장기적인 투자계획을 짜고 불황에 대비해 체력을 비축해야 한다”고 말했다.

최대열 기자 dychoi@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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