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6세대’ 맏형으로 승승장구…전당대회 돈봉투 의혹으로 최대 위기
![답변하는 송영길 전 대표](https://contents-cdn.viewus.co.kr/image/2023/12/CP-2022-0025/image-829d9be4-bf95-4dc0-a348-41468b85eb9e.jpeg)
(서울=연합뉴스) 김도훈 기자 = 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 돈봉투 살포 의혹의 ‘정점’으로 지목된 송영길 전 대표가 8일 오전 검찰 조사를 받기 위해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검에 출석하며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2023.12.8 superdoo82@yna.co.kr
(서울=연합뉴스) 조다운 기자 = 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 돈봉투 의혹의 ‘정점’으로 꼽힌 송영길(60) 전 대표가 18일 구속됐다.
지난 4월 12일 윤관석·이성만 의원에 대한 전격적인 압수수색으로 검찰 수사가 본격화한 지 8개월만, 정확히는 250일 만이다.
수사 와중에도 정계 복귀를 타진하던 송 전 대표가 총선을 약 4개월 앞둔 시점에 인신구속이라는 치명타를 맞으면서 그의 24년 정치인생도 중대 갈림길에 섰다.
1984년 연세대학교 초대 직선 총학생회장으로서 학생운동을 주도한 송 전 대표는 노동운동가, 인권변호사 활동 등을 거쳐 1999년 고(故) 김대중 전 대통령의 권유로 새정치국민회의에 입당했다.
정계 입문 후 5선 국회의원, 인천시장 등을 지내며 승승장구해 이른바 ’86그룹'(80년대 학번·60년대생)의 맏형으로 불렸다.
![한자리에 모인 인천 계양.강화갑 재선거 후보들](https://contents-cdn.viewus.co.kr/image/2023/12/CP-2022-0025/image-fc8f1a8f-9a97-475e-a4c8-1e264496c2e3.jpeg)
1999년 5월 20일 인천 계양구 병방동 한진아파트 부녀회 현판식에서 6.3 재선거 인천 계양.강화갑 한나라당 안상수 후보, 국민회의 송영길 후보, 무소속 김요섭 후보가 참석한 나란히 앉아 있다. [연합뉴스 자료사진]
2021년에는 ‘3수’ 끝에 집권 여당이던 더불어민주당의 당 대표로 선출돼 정치적 체급을 한층 키웠다.
이듬해 치러진 20대 대통령 선거에서는 이재명 후보를 지원하는 과정에서 한 유튜버에게 망치로 공격당해 봉합수술을 받고도 유세에 나서는 등 ‘붕대 투혼’을 펼치기도 했다.
그러나 대선에서 국민의힘 후보였던 윤석열 대통령에게 정권을 넘기자 패배 책임을 지고 당 대표에서 물러났다.
그는 같은 해 6월 치러진 지방선거에서 지역구인 인천 계양을 국회의원 자리를 내놓고 서울특별시장에 출마했으나, 국민의힘 후보였던 오세훈 시장에게 19.82%포인트라는 큰 격차로 패배했다.
연이은 패배에 정치적 상처를 입은 송 전 대표는 그해 12월 파리경영대학원(ESCP) 방문연구교수직을 제안받아 프랑스로 출국했다.
![송영길 대표 손 잡는 이재명 대선후보](https://contents-cdn.viewus.co.kr/image/2023/12/CP-2022-0025/image-ccbdc7e9-05f4-4927-a281-857c2b25fe3e.jpeg)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가 2022년 3월 8일 오전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위기극복ㆍ국민통합 특별 기자회견에서 전날 선거운동 중 괴한에게 둔기 피습을 당한 송영길 대표의 손을 꼭 잡고 대화하고 있다. [연합뉴스 자료사진]
잠행하던 송 전 대표가 다시 호명된 것은 지난 4월이다.
그가 당 대표로 선출된 2021년 전당대회에서 조직적으로 금품이 뿌려졌다는 ‘민주당 돈봉투 의혹’ 수사가 본격화되자 송 전 대표도 수사해야 한다는 여론이 높아졌다.
이에 송 전 대표는 민주당을 탈당하겠다는 뜻을 밝히고 4월 24일 자진 귀국했다. 검찰은 귀국 닷새 만인 4월 29일 송 전 대표의 주거지와 후원조직 ‘평화와 먹고사는 문제 연구소'(먹사연)를 압수수색 했다.
송 전 대표는 검찰에 주변 대신 자신을 수사하라며 5월 2일과 6월 7일 두 차례 ‘셀프 출석’을 시도했지만 검찰은 “때가 되면 부르겠다”며 그를 돌려보냈다.
이에 송 전 대표는 검찰청사 앞에서 농성을 벌이고, 10월에는 ‘송영길의 선전포고’라는 책을 펴내 검찰과 윤석열 정부를 강하게 비판했다.
각지에서 출판기념회를 열고, 한동훈 법무부 장관을 향해 “어린 놈”, “건방진 놈” 등 표현으로 맹비난하기도 했다.
이를 두고 그가 검찰 수사를 계기로 정권과 대립각을 세움으로써 정치적 재기의 발판으로 삼으려 한다는 분석이 나오기도 했다.
![송영길 전 대표, 검찰 앞 1인 시위](https://contents-cdn.viewus.co.kr/image/2023/12/CP-2022-0025/image-453e3fa2-55f2-4da0-b068-7a56be92feb1.jpeg)
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 돈봉투 의혹’과 관련해 송영길 전 대표가 6월 7일 서초구 서울중앙지방검찰청에 자진 출석 뒤 면담이 이뤄지지 않자 검찰 청사 앞에서 1인 시위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자료사진]
8개월에 걸친 양측의 신경전 끝에 법원이 ‘구속영장 발부’로 검찰의 손을 들어줌에 따라, 송 전 대표가 당장 정치적 재기를 노리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형사소송법상 구속기소 된 피고인의 1심 최장 구속기간은 6개월이다.
설령 구속적부심이나 보석 등으로 풀려난다고 하더라도, 일단은 재판에서 무죄를 입증하는 데 총력을 기울여야 하는 상황이다.
만약 재판에서 불법 정치자금 및 뇌물, 당내 금품 살포 등 혐의가 유죄로 인정된다면 정치적으로는 ‘사망 선고’가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allluc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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