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정훈 전 해병대 수사단장(대령)이 정치권 진출 가능성에 단호히 선을 그었다.
박 전 단장은 고 채수근 상병 순직사건을 조사하다가 보직해임된 장본인이다.
다음 해 4월 총선이 다가오는 가운데 정치권에서 박 전 단장을 영입할 거란 이야기가 돌자, 박 전 단장은 “정치인보다 군인으로서 명예를 지키겠다”고 밝혔다.
18일 임태훈 군인권센터 소장은 “(박 전 단장에게) 수 차례 직간접적으로 정치권으로부터 영입 의사가 있었다”고 전했다.
그에 따르면 박 전 단장은 “고 채상병 (사망 사건)의 진실규명에 노력하고 싶다. 진실이 밝혀질 수 있도록 계속 성원해달라”고 말했다고 한다.
더불어민주당 인재위원회 간사인 김성환 의원은 박 전 단장에 대해 “매우 훌륭한 분이니 적극적으로 (영입을) 검토하겠지만 현재는 현역 군인이라 쉽지 않다”고 털어놨다.
지난 8월에도 박 전 단장의 정계 진출설이 떠올랐었는데 당시 그는 “정치, 여야, 정무적 판단은 잘 모른다. 앞으로 알고 싶지도 않다”며 “저는 충성, 정의, 의리밖에 모르는 바보 군인일 뿐”이라고 했다.
박 전 단장은 지난 8월 2일 국방부 장관의 이첩 보류 지시에 따르지 않고 해병대 1사단장을 비롯한 8명에 대해 과실치사 혐의를 적시한 ‘채 상병 순직사건 수사 결과 보고서’를 경북경찰청에 넘겼다는 혐의로 기소됐다.
국방부 장관이 7월 30일 박 전 단장의 수사 결과 보고서에 서명했지만, 다음날 이를 경찰에 이첩하지 말라고 입장을 바꾼 배경에 국방부와 대통령실의 외압이 있었다는 의혹이 나왔었다.
고 채수근 상병은 지난 7월 19일 예천군에서 폭우로 실종된 민간인을 수색하다가 급류에 휩쓸렸다. 당시 위험한 구조 작업인데도, 구명조끼조차 지급되지 않았다.
그는 어머니의 만류에도 해병대에 자진 입대할 만큼 나라를 생각한 청년이었다. 숨지기 며칠 전엔 어머니 생신이라며 소고기 선물을 보냈다고 한다. 친인척들에 의하면 채 상병은 부모가 결혼 10년 만에 시험관 시술로 어렵게 품에 안은 귀한 자식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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