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류 “여의도 문법 벗어난 파격, 인지도, 尹 신뢰가 한동훈 강점”
비주류 “정치경험 부족·검사 출신 尹측근…주류, 정신 못차려”
(서울=연합뉴스) 차지연 최평천 김치연 기자 =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인선을 두고 친윤(친윤석열) 주류가 18일 ‘한동훈 비대위원장’ 대세론을 띄우고 있다.
내년 총선을 이끌 당의 간판으로 한동훈 법무부 장관 이외의 다른 대안이 없다며 일종의 굳히기 여론전에 착수한 셈이다.
이에 대해 비주류를 중심으로 ‘주류가 정신을 못 차린다’며 한 장관의 비대위원장 등판을 반대하는 목소리도 이어지고 있다.
비대위원장 인선 분수령은 이날 오후 열리는 의원-당협위원장 연석회의가 될 전망이다. 윤재옥 원내대표 겸 당 대표 권한대행은 연석회의 의견을 듣고 인선 방향을 정하겠다는 입장이다.
연석회의를 앞두고 친윤 인사들은 한 장관이 비대위원장을 맡아야 한다는 메시지를 잇달아 발신했다.
지난 주말 일부 친윤 인사들은 연석회의에 참석하는 당협위원장들에게 전화를 돌려 ‘한 장관이 비대위원장 적임자’라고 설득 작업을 펼친 것으로 알려졌다.
친윤이 꼽는 한 장관의 강점은 여의도 정치에 얽매이지 않는 ‘파격’과 대중적 인지도, 대야 투쟁력, 윤석열 대통령과의 신뢰 관계를 바탕으로 한 당정관계 개선 능력이다.
장예찬 청년 최고위원은 YTN 라디오 ‘뉴스킹 박지훈입니다’에서 “기존의 여의도 문법이나 정치 관습대로 비대위원장이 세워지면 이 천금 같은 기회를 살리지 못할 것”이라며 “당원과 국민들이 원하는 대로 파격적인 변화를 선택해야만 전화위복이 된다”고 말했다.
장 최고위원은 김웅 의원이 지난 15일 의총에서 비주류 초선 김웅 의원이 ‘대통령 아바타로는 총선 치를 수 없다’, ‘김정은 딸 김주애의 새 영도자 추대와 같다’라고 비판한 것을 겨냥해 “기본적으로 참 싸가지가 없다”고 직격했다.
이어 “여기서 ‘아바타’나 ‘김주애’가 왜 나오냐. 우리 당의 가장 큰 자산을 왜 이렇게 깎아내리는 거냐. 그럼 그렇게 잘난 김웅 의원이 차기 주자 1위를 하라”고 비난했다.
김병민 최고위원도 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 출연해 “한 장관은 저보다 훨씬 더 대통령을 잘 알고 있는 인사”라며 “비대위원장으로 오면 (대통령과의) 신뢰를 바탕으로 더 주도적이고 적극적인 메시지를 낼 것”이라고 강조했다.
경기도의 한 원외 당협위원장은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수도권 젊은 층에 ‘아, 저 사람이 야당과 싸워주는구나’ 생각이 들게 하는 건 그나마 한 장관”이라며 “기존 정치 질서로 이 상황을 해결하지 못하기에 새로운 사람을 요구하는 게 시대정신”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비주류를 중심으로 ‘한동훈 비토론’도 거세게 나오고 있다. 친윤의 여론몰이에 대한 불만도 상당하다.
이들이 꼽는 한 장관의 약점은 정치 경험 부족, 검사 출신 이미지, 윤 대통령 측근이기에 예상되는 ‘직언의 어려움’이다. 유력 대권주자인 한 장관이 지금 비대위원장을 맡아 ‘흠집’이 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의견도 있다.
이용호 의원은 SBS 라디오에서 “비대위원장까지 검사 출신을 모셔 오는 부분은 선거 프레임으로 좋지 않다. 본인 선거 한 번 안 치러본 분이 선거를 지휘할 수 있느냐는 부분도 걱정이 많이 된다”며 김한길 국민통합위원장의 비대위원장 인선도 괜찮을 것이라는 주장을 내놨다.
최재형 의원은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서 “검사동일체 원칙에 익숙했던 분들이 과연 (대통령에 직언을) 어떻게 할 수 있을까, 국민들이 보기엔 그런 의구심이 있고 야당도 그런 프레임을 걸 것”이라며 “(비대위원장 인선 전) 윤재옥 권한대행이 대통령과 소통하면서 그림을 그리는 것도 한 방법”이라고 말했다.
서울의 한 원외 당협위원장은 “지금은 여당 내 야당 역할을 할 비대위원장이 필요한데, 한 장관이 그렇게 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성일종 의원은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이렇게 좋은 자원이 너무 일찍 등판해 야당의 집중적인 공격을 받으면 상처가 날 수도 있기 때문에 정치적으로 여러 판단을 해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한 비주류 의원은 친윤의 ‘한동훈 대세몰이’에 대해 “이게 뭐 하는 짓인가. 연판장 돌리고 메신저 방에 지시받고 글 올리고, 그렇게 해서 망하고도 여태껏 정신을 못 차리나”라며 “당에도 안 좋고 한 장관 본인에게도 안 좋은 일”이라고 비판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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