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은 내년 총선에 투입할 세 번째 인재로 류삼영 전 총경을 영입했다. 류 전 총경은 지난해 윤석열 정부의 행정안전부 경찰국 신설을 반대하는 집단행동을 주도했다가 징계와 좌천을 잇따라 겪으면서 경찰 조직을 떠났다.
민주당 인재위원회는 18일 오전 국회에서 인재영입식을 열고 류 전 총경을 영입 인사로 발표했다. 이재명 대표는 “류삼영 전 총경을 보니 ‘용기’라는 단어가 떠오른다”며 “경찰이야말로 용기의 상징이며 우리 사회의 치안을 담당하는 정말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 정부 들어서 참 안타깝게도 경찰을 국민으로부터 권력의 편으로 떼어 놓으려는 경찰 장악 시도가 있었다”며 “이 정권의 경찰 장악 시도에 저항한 중심적 인물이 류삼영 전 총경”이라고 치켜세웠다.
류 전 총경은 “부산 영도조선소에서 녹을 제거하는 ‘깡깡이 아지매’의 셋째 아들로 태어났다”고 소개하며 자신의 경찰 경력을 나열했다. 그는 경찰대 4기 출신으로 부산경찰청 광역수사대장·반부패수사대장 등을 거쳐 부산연제·부산영도·울산중부경찰서장 등을 역임하며 35년간 경찰에 몸담았다. 지난해 행안부 경찰국 신설에 반대하며 전국 경찰서장 회의를 주도했다가 정직 3개월 징계 처분을 받았고, 올해 여름 정기인사에서 경정급 보직으로 좌천되자 사직서를 내고 조직을 떠났다.
류 전 총경은 “윤석열 정부는 취임 초부터 우리 고위 경찰의 인사권을 행사하는 경찰국을 행정안전부 내에 신설했고 경찰 수사권을 가로채기 위해 검찰 출신 인사를 경찰의 국가수사본부장으로 임명했다”며 “윤석열 정부가 경찰을 장악하려는 일에 단호하게 맞서야 한다고 생각한 것도 경찰은 권력의 편이 아니라 국민의 편에 서 있어야 한다는 믿음에서 시작된 용기였다”고 역설했다.
그는 “역사를 돌아보면 이승만, 박정희, 전두환 등 모든 독재정권은 경찰 장악을 위해 행안부의 전신인 내무부에 경찰국을 설치했고, 민주정권이 들어서면서 내무부에서 경찰국을 분리했다”고 거듭 강조했다. 그러면서 “윤석열 정부는 경찰의 수사종결권을 침해하고 검사의 수사권을 다시 확장하는 ‘검수원복’을 시행하고 있다”며 “헌법 질서를 교란하는 시행령 쿠데타”라고 비판했다.
류 전 총경은 인재영입식 직후 기자들과 만나 ‘고향 부산을 비롯해 출마를 염두에 둔 지역구가 있는지’ 묻는 말에 “정치를 시작하게 된 것은 무너지는 경찰을 살리기 위해 효과적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라며 “구체적으로 출마 지역이나 이런 부분은 아직 준비되거나 결정된 바 없다”고 선을 그었다. ‘민주당의 검사탄핵 소추안 처리에 대한 평가’를 묻는 질의에는 “아주 잘한 일”이라며 “누구든지 잘못하면 처벌받아야 하는데, 그런 것을 민주당이 처음으로 보여준 것”이라고 말했다.
김성환 인재위 간사는 “오는 20일 발표할 4호 인재는 청년이 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해병대원 사망사건 수사에 대한 대통령실 외압 의혹에서 항명 등 혐의로 불구속 기소된 박정훈 해병대 대령에 대한 영입 가능성을 묻는 말에 “현역 군인은 출마가 쉽지 않다”면서도 “본인이 결단해서 군인 신분을 내려놓는다면, 매우 훌륭한 분이기 때문에 적극 검토하겠다”고 가능성을 열어놨다. 인재영입을 위한 접촉 여부를 묻는 질의에는 “좋은 분이라는 (평가) 정도”라고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
한편, 민주당은 앞서 총선 인재영입 1호 인사로 기후위기 전문가 박지혜 변호사, 2호 인사로 엔씨소프트 임원 출신 이재성씨를 각각 영입한 바 있다.
장희준 기자 junh@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