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류, 공천 기대속 대통령 직계인사 추대론 …비주류는 공천 불안감에 거센 불가론
윤재옥, 내일 원내외 당협위원장 회의서 의견수렴…주말께 인선 마무리 전망
(서울=연합뉴스) 류미나 안채원 김치연 기자 =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유력 후보로 급부상한 한동훈 법무부 장관을 놓고 당내 주류와 비주류가 다소 엇갈린 입장을 보이고 있다.
친윤(친윤석열)계 의원을 비롯한 주류 인사들이 한 장관을 총선 국면에서 비상 사령탑으로 내세우는 데 공감대를 이뤘지만, 비윤(비윤석열)계는 대체로 한 장관 카드에 부정적인 모습이다.
주류 측은 높은 인지도에 비정치인 출신의 참신함, 여권에서 단연 돋보이는 대야 전투력 등을 들어 한 장관이 위기에 빠진 당을 구할 적임자라고 주장한다.
당원이나 지지층으로부터 폭넓게 인기를 누리는 그가 당에서 멀어진 중도·부동층 민심까지 견인하며 내년 총선을 앞두고 ‘판’을 흔들 수 있다는 것이다.
반면, 비주류는 정치 경험이 전무하다는 점을 한 장관의 최대 약점으로 꼽고 있다. 선거 실무 및 당무 등에 이해가 부족한 그가 공천 과정이나 선대위 운영 등 총선 직전 급박하게 벌어지는 각종 상황을 제대로 관리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또 윤 대통령의 측근인 한 장관이 당 위기의 최대 원인으로 지목되는 ‘수직적’ 당정관계를 ‘수평적’으로 바꾸기가 쉽지 않고, ‘검사 출신 대통령에 검사 출신 당 대표’라는 조합도 거부감을 줄 수 있다고 주장한다.
양측의 엇갈린 입장은 지난 15일 윤재옥 원내대표 겸 당 대표 권한대행이 긴급 소집한 비상 의원총회에서 실제로 드러났다.
주류 측은 “삼고초려라도 해야 한다”며 한 장관을 반드시 비대위원장으로 추대해야 한다고 제안했지만, 비주류에서는 “윤 대통령의 아바타”, “새로운 김주애”, “바지 사장” 등 원색적 표현을 쓰며 거세게 반발했다.
이런 양측의 대립을 두고 총선 공천 국면에서 주도권을 내주지 않겠다는 각자의 셈법이 작용한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친윤 주류는 한 장관에게 이른바 ‘윤심'(尹心·윤 대통령의 의중)이 실려 있다고 보고, 한 장관이 비대위를 이끌면 공천 경쟁이 유리해질 것이란 기대감 속에 ‘한동훈 추대론’을 띄우고 있다는 것이다.
반대로 비주류의 강력한 반발에는 대통령실·검찰 출신 등 이른바 ‘용산 신인’들과 공천 경쟁이 불가피한 상황에서 한 장관까지 지도 체제를 이끌게 되면 공천이 더 어려워질 수 있다는 불안감이 깔려 있다는 해석이 있다.
즉, 총선을 넉 달 남긴 상황에서 당 지휘봉을 잡는 비대위원장은 공천관리위원회 구성 및 공천 룰 확정 등 공천에 실제 적지 않은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다는 점에서 양측 모두 사활을 걸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는 것이다.
신율 명지대 교수는 17일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지금 특정인을 말하는 사람들은 전부 그쪽으로 줄을 댄 것”이라며 “비대위원장 선임 시점이 가까워질수록 본격적으로 더 큰 잡음이 발생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윤 권한대행은 18일 원·내외 당협위원장 연석회의를 열어 비대위원장 인선 관련 의견 수렴을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다만, 당내에선 공관위 구성 시한(1월 10일) 등을 고려하면 인선에 속도를 내야 하며 이번 주말께는 어느 정도 마무리될 것으로 예상한다. 논의가 길어지면 내부 잡음만 노출할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당 핵심 관계자는 통화에서 비대위원장 인선 시기에 대해 “성탄절 연휴 전후로는 의견이 정리될 것”이라고 말했다.
minary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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