콜롬비아에서 ‘아수라 백작’처럼 수컷과 암컷의 특징을 모두 가진 돌연변이 새가 발견됐다.
12일(현지시간) 과학 전문매체 피스닷오알지에 따르면, 헤미쉬 스펜서 뉴질랜드 오타고 대학교 교수와 존 무리요 아마추어 조류학자는 지난해 콜롬비아에 휴가차 방문했다가 자웅동체 ‘그린 허니크리퍼'(Green Honeycreeper; Chlorophanes spiza)를 발견하고 카메라에 담았다.
이들이 학술지 ‘야외 조류학 저널'(Journal of Field Ornithology)에 게재한 논문에 따르면 참새목 조류인 그린 허니크리퍼는 성별에 따라 깃털 색이 다르다.
성체 암컷은 잔디 같은 녹색이며 아래쪽으로 갈수록 연해지고, 수컷은 청록색을 띈다. 또한 아래쪽 부리도 암수 모두 노란색이지만 수컷의 부리가 더 밝다. 어린 수컷의 경우 두가지 색깔이 섞여 있기도 하지만, 반반 나눠져 있는 것이 아닌 몸 전체에 색이 섞여 있다.
하지만 두 사람이 발견한 그린 허니크리퍼는 암수의 외형 특징이 몸의 양쪽에 각각 나타난 모습이었다. 처음에는 어린 개체로도 의심했지만 적갈색 홍채는 틀림없는 성체의 것이었다.
이 새는 자웅 모자이크(gynandromorph)로 분류된다. 암수의 생식소(난소 ·정소)를 가진 것 ‘자웅동체’와 달리 자웅 모자이크는 한 개체의 몸에서 성징(性徵)을 달리하는 부분이 혼재한 현상을 말한다.
자웅 모자이크는 곤충, 나비, 갑각류, 도마뱀 등에서 흔히 볼 수 있지만, 성적 이형성(생식기 외 암수에 따른 특징)이 강한 조류에서는 매우 드물게 확인된다.
발생 원인에 대해서는 여러 주장이 있는데 조류는 정자가 두 개의 Z성염색체를 운반해 이중 수정돼 나타나는 것으로 알려졌다.
스펜서 교수는 “많은 조류 관찰자들은 일생동안 새 종에서 양측 자웅 모자이크를 보지 못할 수도 있다. 이 현상은 조류에서는 극히 드물며 뉴질랜드에서는 사례가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매우 놀랐다. 그것을 볼 수 있어서 큰 영광이었다”고 기쁨을 드러냈다.
연구팀은 이번 발견이 과학 논문에 게재된 양측 자웅 모자이크 허니크리퍼의 두 번째 사례라며, 앞선 첫 번째 기록은 100년 전 기록이라고 전했다.
전자신문인터넷 서희원 기자 shw@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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