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의 국빈방문과 관련해 ‘과도한 경호와 의전요구’에 대한 항의로 네덜란드 정부가 한국대사를 초치했다는 보도와 관련해 외교부가 “소통의 일환이었다”며 진화에 나섰다. 외교부는 일정과 의전 세부사항을 협의하기 위한 절차였다는 해명했지만, ‘초치’까지 단행한 것은 이례적이라 외교의전라인의 소통과 전문성 논란이 가열되고 있다.
‘초치’란 한 국가의 외교당국이 양국관계에 외교적 사안을 이유로 자국에 주재하는 나라의 대사, 공사, 영사의 외교관을 자국 외교 청사로 불러들이는 행위를 뜻하는 단어다. 자국 대사의 본국 소환이나 상대국 대사의 추방, 외교적 기피 인물 지정 수준의 강경책은 아니지만, 부정적인 성격의 외교적 대응이다.
앞서 중앙일보는 지난 1일 네덜란드 측이 최형찬 주네덜란드 한국대사를 불러 윤 대통령의 국빈 방문과 관련한 우리 측의 다양한 요구에 난색과 우려를 표했다고 보도했다. 한국 측이 경호상 필요를 이유로 방문지의 엘리베이터 면적까지 요구하기도 했다면서 구체적 사례를 열거하며 불만을 표했다고 전했다.
보도 직후 외교부는 출입기자단에게 보낸 입장문에서 “국가를 불문하고행사 의전 관련 상세사항에 대해 이견이나 상이한 점은 있으며 반복적인 협의를 통해 이를 조율하고 좁혀나가는 것이 상례”라고 언급했다. 최형찬 주네덜란드 대사가 초치된 것과 관련해선 ‘협의’라고 언급하며 “국빈방문이 임박한 시점에서 일정 및 의전 관련 사항들을 신속하게 조율하기 위한 목적에서 이뤄진 소통의 일환”이라고 밝혔다. 특히 왕실이 존재하는 국가의 경우 왕실의 전통과 의전 측면에서 격식과 조율 필요사항들이 있는만큼 국빈 방문 6개월 전부터 수시로 합동회의를 실시했고, 조율도 세밀하게 진행해왔다고 덧붙였다.
외교부는 이례적으로 윤 대통령의 국빈 방문 일정 의전을 총괄한 도미니크 퀼링바커 네덜란드 의전장이 우리 측 의전실에 보낸 메시지를 공개했다. 퀼링바커 의전장은 “다방면으로 훌륭한 국빈 방문을 되돌아보고 있고, 공고해진 양국 관계를 축하하고 있다”며 “한국 의전팀의 ‘할 수 있다’는 사고방식에 크게 감사했고 함께 일하는 것이 정말 즐거웠다”고 전했다.
윤 대통령의 이번 네덜란드 순방은 1961년 수교 이후 62년 만에 처음 이뤄진 한국 대통령의 국빈 방문이다. 윤 대통령은 지난 11일부터 한국 대통령으로는 처음 네덜란드를 국빈 방문하고 15일 오전 귀국했다.
구채은 기자 faktu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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