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도부 “협박 따른 사퇴에 불과…우리는 ‘시스템 공천’ 따라 자연스럽게 쇄신”
비명계 “비상한 각오로 당장 결단해야”…’이재명, 인천 계양을 불출마’ 요구도
(서울=연합뉴스) 설승은 기자 = 더불어민주당 지도부와 비주류 사이에서 국민의힘의 이른바 ‘김장(김기현·장제원) 연대’ 동반 퇴장을 바라보는 시선이 엇갈리고 있다.
당 지도부는 여권 주류 핵심인 두 사람의 용퇴가 외압에 의한 것이라며 의미를 깎아내리고 있지만, 비주류는 여당에 상응하는 인적 쇄신을 이루지 못하면 총선 악재로 작용할 수 있다며 지도부를 압박하고 있다.
당 핵심 관계자는 14일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김장 연대’ 퇴장은 자발적인 게 아니라 공작과 협박에 의한 사퇴 아니냐”며 “민주당은 국민의힘과 달리 정상적인 시스템에 따라 질서 있고 자연스러운 인적 쇄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과거 선거와 마찬가지로 이번에도 당의 전통인 ‘시스템 공천’에 따라 자연스럽게 인적 쇄신이 뒤따른다는 논리다.
특히 당헌 개정을 통해 하위 10% 의원들에 대한 경선 득표 감산 비율을 20%에서 30%로 확대한 만큼 쇄신의 강도도 커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와 함께 지도부는 총선이 다가올수록 다선 의원 등의 자발적 불출마도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여기에 공천 국면이 본격화하면 지도부가 3선 이상 중진 의원들의 동일 지역구 출마 자제나, 586 중진 및 이른바 ‘올드보이’를 향해 용퇴를 권고할 가능성도 있다.
다만, 이 역시 강제성 없이 개인의 자유로운 정치적 결단에 맡긴다는 게 민주당의 설명이다.
한 당직자는 “시스템에 의한 좋은 후보 선출이 혁신이지 강제로 이래라저래라하는 것은 좋은 게 아니다”라며 “586이든 다선 의원이든 자연스럽게 자진 불출마 선언하는 흐름이 형성될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비주류인 비명(비이재명)계는 주류인 친명(친이재명) 인사들을 겨냥해 고강도 쇄신을 요구하고 나섰다.
인적 쇄신은 주류 희생이 필수적이고, 혁신 경쟁에서 밀리는 듯한 모습으론 총선에서 이길 수 없다는 주장이다.
비주류 모임 ‘원칙과 상식’ 소속 조응천 의원은 CBS 라디오에서 “시쳇말로 ‘선빵’은 빼앗겼기 때문에 국민들이 그에 상응하게 인정하려면 더 세게 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 비명계 의원 역시 통화에서 “여당이 진짜 새롭게 ‘인테리어’를 하고 나오면 큰일”이라며 “당 지도부가 비상한 각오 아래 당장 변화를 만들고 결단하지 않으면 밀린다”고 말했다.
문재인 정부 청와대 정무수석을 지낸 최재성 전 의원은 YTN 라디오에 출연해 “자기 헌신과 희생으로 절박하게 스스로를 내던지고 ‘잘할 테니까 표를 달라’고 하는 게 전통적으로 당이 총선에 임하는 방식 중 하나였는데 그게 안 보여 매우 아쉽다”고 지적했다.
이재명 대표가 자신의 지역구인 인천 계양을에 출마하지 않고 기득권을 내려놓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또 다른 비명계 의원은 “당 권력을 쥐고 있는 이 대표가 먼저 계양을 불출마 같은 결단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라며 “이 대표가 그대로 버티고 있으면서 어떻게 나머지 쇄신 작업에 손을 대겠나”라고 반문했다.
최 전 의원도 “이 대표가 험지 출마를 한다는 게 무슨 의미가 있나. 배수의 진을 치려면 불출마밖에 없는 것”이라고 했다.
이에 대해 당 관계자는 “이 대표의 계양을 불출마 등 거취 역시 마찬가지로 이 대표 개인의 정치적 결단의 문제로,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ses@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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