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남 중진·친윤 초선 행보 주목…”당 망친 사람들 나가야” 주장도
(서울=연합뉴스) 차지연 최평천 김치연 기자 = 국민의힘 친윤(친윤석열) 그룹의 핵심인 김기현 전 대표와 장제원 의원, 이른바 ‘김장연대’가 나란히 2선으로 퇴장하면서 여당 내 ‘희생 결단’이 이어질지에 관심이 쏠린다.
김 전 대표는 대표직 사퇴로, 장 의원은 총선 불출마로 각각 혁신위원회가 요구한 ‘주류 희생’에 응답했다.
14일 당내에서는 ‘김장연대’가 불붙인 용퇴 흐름이 계속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윤희석 선임대변인은 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서 “어느 분을 콕 집어서 얘기할 수는 없다”면서도 “충분히 그 흐름을 이어갈 수 있는 움직임, 그렇게 인식될 수 있는 움직임은 분명히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 당직자는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누가 시켜서가 아니라, 누구를 찍어서 그만두라는 게 아니라, 변화의 물결과 흐름이 계속 이어질 것”이라며 “이건 자연스러운 현상이라 이제는 지켜볼 때”라고 강조했다.
추가 결단 여부로 가장 주목 받는 그룹은 이른바 ‘윤핵관'(윤석열 핵심 관계자)으로 불린 원조 친윤 의원들이다.
3선 이상 영남 중진 의원들의 선택에도 시선이 쏠리고 있다.
김 전 대표 사퇴 전 국민의힘 의원 단체 메신저 방에 ‘김기현 체제 옹호’ 글을 올렸던 10여명의 친윤 초선도 쇄신 대상으로 거론된다.
한 비주류 의원은 “당을 망친 사람들, 전당대회 때 연판장을 돌리고 이번에 또 김 전 대표를 옹호하고 나섰던 초선들도 나가야 한다”며 “오히려 험지에서 박빙으로 이겨 온 친윤 중진들보다는 그런 초선들, 특히 주도자들이 나가야 인적 쇄신이 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홍준표 대구시장 역시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이참에 용산, 지도부 홍위병으로 분수 모르고 설치던 애들도 정리해라. 그런 애들이 당을 이 지경으로 만들었다”고 꼬집었다.
혁신 대상으로 거론된 이들은 적어도 마녀사냥식 분위기는 받아들일 수 없다는 기류다. 친윤·중진 의원들은 “나는 대상이 아니다”라며 손사래를 치고 있고, 김 전 대표를 옹호했던 초선들도 그의 사퇴 이후 침묵을 지키는 중이다.
일각에선 20대 총선을 앞두고 더불어민주당 김종인 비상대책위원회 대표가 이해찬·정청래 의원의 공천 배제를 결정했던 것처럼, 현재 당내에서 친윤 상징성이 가장 큰 ‘김장연대’의 퇴장으로 쇄신 의지는 충분히 드러냈다는 평가도 나온다.
다른 인사들에게 추가 불출마를 종용하기보다는 당내 갈등을 수습하고 총선 준비를 본격화해야 주장인 셈이다. 남은 인적 쇄신은 공천관리위원회의 몫이라는 의견도 있다.
선수, 나이, 지역 등으로만 기준을 삼기보다는 실제 의정활동 성과, 당 안팎의 평판 등 객관적 기준으로 물갈이와 당 혁신을 해야 한다는 의견도 만만치 않다.
최재형 의원은 YTN 라디오 ‘뉴스킹 박지훈입니다’에서 추가 희생 결단과 관련, “그런 모습을 보여주는 건 당연히 유익하다”면서도 “그런데 나가라 마라 하며 계속 당내 갈등의 모습을 보여주는 건, 꼭 그래야 하냐, 그렇게 생각하진 않는다”고 말했다.
한 당직자는 “이제 인적 쇄신 이야기할 것은 더 없고, 나머지는 공천으로 하면 된다”며 “민주당 김종인 위원장도 이해찬·정청래 정리로 명분을 획득하고 공천을 쇄신해 선거에서 이기지 않았느냐. 우리도 가장 책임 있는 사람들이 솔선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정현 전 새누리당(국민의힘 전신) 대표도 KBS 라디오에서 “지금 물러나라, 이렇게 마녀사냥식으로 찍어서 쫓아내는 방식은 고수가 아니다”며 “당이 어떻게 변하느냐가 중요한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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