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여름 불볕더위로 고생했던 스페인에 늦더위가 기승을 부려 스키 등 겨울 스포츠를 즐기지 못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12일(현지시간) 스페인 국립기상청(AEMET)에 따르면, 스페인 남부 도시 말라가 기온이 섭씨 29.9도를 기록했다.
이는 역사상 가장 높은 기록으로 종전에는 2010년 12월 스페인 남부 안달루시아 지역 그라나다 섭씨 29.4도였다.
통상 스페인의 12월은 15도 안팎의 기온을 보이는 가운데, 따뜻한 날씨로 인해 해변에서 때아닌 일광욕을 즐기는 이들도 늘었다.
그 반면, 스페인 마드리드 외곽 나바세라다 지역의 스키 리조트에는 이맘때 적어도 1m 눈이 쌓여야 하지만 눈이 오지 않아 방문객이 줄어들었다.
루벤 델 캄포 AEMET 대변인은 “발렌시아같이 햇살이 좋은 지중해 연안 도시들은 최소 섭씨 27도 이상을 기록했다”며 “이는 작년 12월 기온보다 2도 높은 수치”라고 했다.
이런 고온 현상에 대해 AFP 통신은 이베리아반도를 가로지르는 따뜻한 기류가 며칠 동안 이어져 기온이 높아진 것이라 분석했다.
AEMET 통계에 따르면, 지난 10년 사이 스페인 내 폭염이 일어난 빈도수는 3배가량 증가했다. 1980년 이후 여름철 날씨는 10년마다 10일씩 늘어나는 추세다.
역사상 가장 더운 해로 기록될 2023년
앞서 지난 5일(현지시간) 유럽연합(EU)의 코페르니쿠스 기후변화서비스(C3S)는 지난 11월이 기상 관측 이래 가장 더운 11월로 기록됐다며, 지구의 월별 평균 기온이 5~11월까지 6개월 연속으로 매달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C3S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11월까지 11개월간 평균기온은 2016년 같은 기간 대비 섭씨 0.13도가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카를로 부온템포 C3S 박사는 “온실가스를 줄이지 않으면 기온은 꾸준히 상승하고 폭염과 가뭄도 계속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실제로 스페인뿐 아니라 이상 기온은 전 세계에서 나타나고 있다. 국내 또한 지난 주말 24년 만에 처음으로 12월에 호우 특보가 내려졌다. 또 대부분 지역에서 20도를 넘어서는 낮 기온을 기록했다.
한낮 기온이 20도를 넘어서며 전국 곳곳에서 봄꽃 개화 목격담이 이어지기도 했다. 지난 8일 X(옛 트위터)에는 “부산 모 아파트 화단 근황. 벚꽃 핌”, “여기도 부산. 아파트에 약 3년째 12월, 1월에 벚꽃이 핀다” 등 글이 인증 사진과 함께 속속 올라오기도 했다.
이어 9일에는 “부산에 벚꽃 폈다며. 나 오늘 창원에서 개나리 핀 거 봄”, 11일에는 “부산에 벚꽃 핀 것 만이 문제는 아닌 것 같다. 성남 부근인데 진달래가 (피었다)”는 목격담도 전해졌다.
방제일 기자 zeilis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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