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구 획정 안돼 예비후보·정치신인들 ‘답답함’ 호소
(순천=연합뉴스) 장덕종 기자 = “선거구가 어떻게 될지도 모르는데, 어떻게 선거운동을 하고 전략을 짜야 할지 답답합니다.”
22대 국회의원 선거를 4개월 앞두고 전남 순천시 선거구에 예비후보로 등록한 한 출마 예정자는 13일 선거구 변동 가능성에 촉각을 곤두세우며 답답한 심경을 토로했다.
예비후보로 등록해 명함을 나눠주거나 홍보물을 배부하는 방식 등으로 선거 운동을 하게 됐지만, 선거구가 어떻게 될지 정해지지 않아서다.
최근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의 선거구 획정안이 나왔지만, 국회에서 어떻게 조정될지, 언제쯤 확정될지 불투명한 상황이다.
순천의 경우 지난 총선과 달리 선거구가 두 개로 나뉘면서 입지자들은 어느 지역 출마를 가정해 선거운동을 해야 할지 곤혹스러워 하고 있다.
순천은 지난 총선에서 해룡면이 쪼개져 인근 광양시로 합쳐지면서 ‘기묘한’ 선거구가 됐다.
이번에 나온 획정안은 순천이 인구 상한을 넘김에 따라 해룡면을 원상 복구하고 선거구를 2개로 나눴다.
대다수 출마 예정자는 선거구가 아직 결정되지 않은 탓에 예비 후보 등록은커녕 현수막을 어디에 걸지, 명함을 어떻게 만들지, 선거사무소를 어디에 마련해야 할지 등 기본적인 결정도 못 하고 있다.
현재 나온 획정안대로 해룡면을 포함해 선거운동을 해야 할지, 해룡면을 제외해야 하는지 치열한 눈치싸움에 들어갔다.
‘순천을’에 해당하는 해룡면이 신대지구 등 젊은 층이 많이 상대적으로 많이 거주하는 지역이라는 점에서 연령층이 높은 ‘순천갑’과는 선거 경향과 전략이 확연히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현역인 소병철(더불어민주당) 의원의 고향이 해룡면이라는 점도 출마 예정자들의 고민을 깊게 하는 대목이다.
선거구 조정 가능성이 있는 광양, 여수 등의 출마 예정자들도 고민에 빠졌다.
광양은 행정 구역 등의 불일치로 비정상적이라고 여겨진 순천 선거구(해룡면)가 다시 원상 복구돼 선거가 정상화됐다는 분위기다.
하지만 선거구가 지난 총선으로 돌아갈 가능성도 남아 있어 아직까진 순천 민심까지 고려해야 하는 입장이다.
여수는 일단 2개의 선거구가 유지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있지만, 인구수 불일치로 선거구 내 일부 지역 조정이 불가피하고, 인구 하한에 미치지 못해 구가 합쳐질 수도 있다.
출마 예정자들은 선거구 획정이 조속히 이뤄져야 한다고 촉구한다.
특히 ‘기울어진 운동장’에서 현역에 맞서는 정치 신인 등은 조속한 선거구 획정이 절실한 입장이다.
순천에 후보 등록한 김문수 이재명 당 대표 특별보좌역은 “인지도 등에서 앞서는 현역은 여유가 있지만 도전자 입장에선 예비 후보 등록하고 한시라도 빨리 얼굴 알리기에 나설 수밖에 없다”며 “선거구 획정이 빨리 이뤄져야 출마 선거구도 정리되고 제대로 선거 운동을 할 수 있다”고 하소연했다.
광양에 후보 등록한 권향엽 전 청와대 균형인사비서관도 “행정구역(해룡면)과 선거구(광양)가 일치하지 않아 불편함이 많았던 게 사실이다”며 “선거구가 정상화되는 것은 환영할 일인데, 아직 확정되지 않아 어떻게 대응해야 할지 고민이 된다”고 털어놨다.
cbebop@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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