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각한 마약 중독에 빠졌던 유명인의 아들이 선처를 호소했다.
13일 수원고법 형사3-2부(김동규 허양윤 원익선 고법판사) 심리로 남경필 전 경기도지사 장남 남 모 씨의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 사건 항소심 재판이 열렸다.
아버지 남 전 지사도 법정에 나왔다. 그는 전날 재판부에 신속한 선고를 부탁한다는 취지의 탄원서를 제출했다.
남 전 지사는 “형이 확정돼야 치료감호를 받을 수 있다. 그래서 1심 선고 후 항소도 포기했었다”며 “가족의 소망은 딱 하나, 아들의 치료와 재활이다. 연내에 치료가 시작될 수 있게 재판부에서 도와달라”고 말했다.
아들 남 씨는 지난해 7월쯤 대마를 흡입했다. 같은 해 8월부터 지난 3월 30일까지 성남시 분당구 소재 아파트 등에서 총 16차례에 걸쳐 필로폰을 투약했다. 지난해 11월엔 급기야 펜타닐까지 흡입했다.
남 씨의 마약 중독은 그야말로 심각했다. 지난 3월 23일 용인시 아파트에서 필로폰을 투약했을 때 경찰에 신고한 건 바로 그의 아버지다.
남 전 지사는 아들의 마약 중독에 두손두발 다 들고 “감옥에 보내달라”고 눈물의 읍소를 했을 정도다.
그런데도 남 씨는 가족의 신고로 현행범으로 체포됐을 때 구속영장이 기각돼 풀려난 후에도 또 필로폰을 투약했다가 결국 구속됐다.
1심은 남 씨에게 징역 2년 6월 및 약물치료 강의 수강 80시간 이수, 치료감호를 선고했다.
남 씨는 항소심 재판에서 피고인 최후진술 시간에 그동안 가족들에게도 말한 적 없다는 꿈을 고백했다.
그는 “제가 저지른 일들을 반성한다”며 “저와 아버지에게는 꿈이 있다. 제가 치료받고 사회로 다시 복귀하게 되면 아버지와 함께 저처럼 마약에 빠져 고통받는 사람들이 고통에서 벗어나는 일을 하고 싶다”고 말했다.
항소심 재판부의 선고기일은 오는 20일이다.
남 전 지사는 5선 의원까지 지낸 잘 나가는 정치인이었다. 그는 아들의 마약 중독을 겪으며 정치 일선에서 물러나 현재는 스타트업 J&KP 대표로서 마약치유운동가로 활동 중이다.
그는 “마약으로 인해 가족간 신뢰가 붕괴되는 경험을 겪었다. 그야말로 생지옥이었다”고 털어놓은 바 있다.
남 전 지사는 “마약중독자를 단순 범죄로 치부하기보다 질병이라는 측면에서도 바라볼 필요가 있다”면서 “마약 범죄를 근절하기 위해 정부가 조기에 ‘마약청’ 같은 컨트롤 타워를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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