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외 생리대 25종을 대상으로 진행된 세포독성 검사 시험 결과, 72%의 높은 비율로 세포독성이 확인돼 생리대 안전성이 또다시 도마 위에 올랐다.
12일 박천권 성균관대 바이오메디컬공학과 교수를 주축으로 한 연구진은 민간 업체(오드리선)와 합동으로 세포독성 검사를 진행한 결과, 국내외 생리대 25종 중 18종에서 세포독성(72%)이 확인됐다고 밝혔다.
시험 대상은 국내 유통되는 유기농 생리대(6종)와 일반 생리대(10종), 유럽에서 유통되는 생리대(9종)로 총 25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이 중 국내 유기농 생리대 6개 제품 중에는 2개 제품에서 세포 생존율이 60~75%가 나왔다. 국내 일반 생리대는 10개 제품 중 무려 9개 제품에서 세포 생존율이 80% 이하로 확인됐다.
특히 일반 생리대 6개 제품은 60% 이하의 세포 생존율을, 3개 제품은 40% 이하의 낮은 세포 생존율을 나타내 일반 생리대가 유기농 생리대와 비교해 현저히 낮은 세포 생존율을 보였다.
세포독성 검사는 세포 배양 시험을 통해 무처리 대조군 대비 세포 생존율을 평가하는 시험법이다. 시험 물질에 노출 후 24시간 뒤 세포 생존율을 평가했을 때 대조군 대비 80% 이하인 경우 세포독성이 있다고 판단한다.
9개 제품 중 7개 제품서 세포독성 확인돼
이번 시험은 총 25종의 생리대를 대상으로 생리대 화학성분이 용출된 세포 배양액을 각 세포에 처리한 후, 24시간 동안 세포를 배양해 생존율을 측정했다. 실험에는 반응 물질에 의한 세포독성을 평가하는 데 주로 사용되는 L929(쥐 섬유아세포), HaCaT(인간 각질형성세포)가 사용됐다. 각 세포에 대해 생리대에서 추출한 화학물질에 의한 생장과 사멸을 분석했다.
또 유럽에서 유통되는 생리대는 9개 제품 중 78%에 해당하는 7개 제품에서 세포독성이 확인됐다. 2개 제품에서는 60% 이하의 생존율을, 5개 제품에서는 더 낮은 50% 이하의 생존율을 보였다.
이 중 1개 제품은 10% 이하의 극도로 낮은 세포 생존율을 보였다. 다만, 유럽 생리대는 유기농 생리대와 일반 생리대를 구분하지 않고 시험이 진행됐다.
박천권 교수는 “생리대의 중요한 구성 요소 중 하나인 흡수층은 생리혈이 흡수되는 곳으로 유기농 생리대는 흡수층을 순면이나 부직포 같은 자연 소재를 사용한다. 하지만, 일반 생리대는 대부분 고흡수성 수지(SAP)를 사용한다”며 “특별히 예민한 경우에는 SAP를 사용하는 생리대보다 유기농 생리대와 같은 NO-SAP 생리대를 사용하는 것을 권장한다”고 말했다.
앞서 연구진은 지난 8월 국내 유통 중인 유기농 생리대 6종을 대상으로 1차 ‘세포독성 검사’를 진행해 이 중 2개 제품에서 세포독성이 확인됐다고 보고했다.
박 교수는 “생리대와 관련된 건강 문제의 명확한 인과관계를 밝히기 위해 노출 및 흡수 연구, 질 점막 자극 테스트 및 복합 노출을 고려한 독성학적 연구 등 다방면의 심층적 분석이 필요하다”며 “이러한 연구를 통해 생리대 사용과 건강 문제 사이의 가능한 연관성을 조사하고, 필요한 경우 안전 조치를 취할 수 있는 근거를 마련해야 한다”고 했다.
방제일 기자 zeilis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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