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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억원 썼는데 가동은 ‘0’일…’흉물’된 신불산 모노레일 철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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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년여 동안 가동을 멈춘 채 방치된 울산 신불산 국립자연휴양림 모노레일이 결국 철거 절차에 들어갔다. 산림청과 국립자연휴양림관리소는 모노레일 시설비용 20억원을 날렸고 추가로 철거 비용 수억 원도 떠안게 됐다.

11일 국립자연휴양림관리소에 따르면, 신불산 자연휴양림 모노레일 철거를 위한 설계가 진행 중이다. 산림청과 휴양림 관리소는 모노레일 처분을 놓고 전면 재설치, 보수 후 일부 사용, 철거 등 여러 방안을 검토했다. 그러나 끝내 결론을 내지 못한 채 그간 시설을 방치해왔다.

휴양림 관리소는 설계 결과를 토대로 구체적인 철거 비용을 산출하고 행정절차 등을 거쳐 내년 중 모노레일을 철거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철거 비용은 최소 4억원이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운행 첫날 전원장치 끊어져

모노레일은 산림청과 휴양림 관리소가 20억원을 들여 2018년 7월 신불산 자연휴양림 하단에서 상단까지 왕복 3.5㎞를 운행하는 복선 구조물로 준공했다. 휴양림 이용객과 짐을 수송하는 게 목적이었다.

당시 8인승 모노레일 차량 10대가 이용객 1인당 왕복 8000원을 받고 하루 80회(배차 간격 6분) 오르내릴 예정이었다.

하지만 이 모노레일은 그해 7월 11일 운행 첫날 전원장치가 끊어지는 사고가 발생하면서 멈췄다. 이후 재가동하지 못했다. 재가동에 앞서 실시한 조사 결과 지주·레일·차량 및 보안장치 등에서 다수 결함이 발견돼 안전 검사를 통과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지금은 휴양림 관리소가 화물차량을 동원해 이용객들의 짐을 실어 나르고 있다.

휴양림 관리소는 공사업체를 상대로 손해배상 소송을 벌여 지난해 4월 승소했지만, 업체가 파산해 한 푼도 돌려받지 못했다. 휴양림 관리소는 시설비 회수가 불가능한 부분이 많은 것으로 파악되자 자산관리공사에 아예 채권업무를 위탁했다.

산림청 등이 지난해 모노레일 사후처리에 관한 연구용역을 벌인 결과 재설치 시 44억여원, 부분 보수 후 화물 운송용으로만 활용하면 3억~6억여원, 완전히 철거하면 4억여원의 사업비가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휴양림 관리소는 올해 4월 산림청 관계자·전문가들과 함께 협의회를 열었지만, 여러 의견이 팽팽하게 맞서면서 마땅한 결론을 내리지 못했다.

이후 지난 9월 열린 2차 협의회에서 결국 모노레일을 철거하는 쪽으로 결론을 내렸다.

신불산 자연휴양림은 산림청이 신불산 서남쪽 산림 1300여만㎡에 조성해 1998년 6월 개장했다. 신불산을 비롯해 인근 가지산·영축산·간월산 등 해발 1000m가 넘는 9개 봉우리로 구성된 ‘영남알프스’의 기암괴석과 빼어난 자연경관 때문에 연간 11만여명이 휴양림을 이용한다.

거제 짝퉁 거북선도 지난 7월 철거…20억원 잿더미로

한편, 이와 비슷한 사례로 국비 등 20억원을 들이고도 부실 제작 논란에 애물단지로 전락한 경남 거제시 짝퉁 거북선도 결국 지난 7월 철거됐다. 우여곡절 끝에 새 주인을 찾았지만 끝내 인수를 포기하면서 씁쓸한 최후를 맞았다.

짝퉁 거북선은 2011년 경남도가 추진한 이순신 프로젝트 중 하나로 ‘1592년 거북선 등 군선원형복원사업’을 통해 건조됐다. 3층 구조에 길이 25.6m, 폭 8.67m, 높이 6.06m 크기로 제작됐다.

1592년 임진왜란 당시 거북선을 재현해 ‘1592 거북선’으로 불렸다. 당시 사료 고증을 토대로 만들어져 지금까지 복원된 거북선 중 가장 원형에 가깝게 복원됐다는 평가를 받았다.

그러나 건조를 맡은 업체가 금강송이 아닌 미국산 소나무를 섞어 사용한 사실이 들통나 ‘짝퉁’ 논란이 불거졌다.

완성도도 크게 떨어졌다. 방부 처리가 제대로 안 돼 목재가 심하게 부식되고 뒤틀리는 현상이 나타났다. 이 때문에 2011년 6월 17일 지세포 입항 직후부터 선체로 물이 들어찼다.

거제시는 수리 후 승선 체험 등 관광자원으로 활용하려 했지만 이마저도 여의찮았다.

이에 결국 거제시는 해당 거북선을 철거하기로 결정했다. 목재 폐기물은 소각했고, 철근 등은 고물상에 매각했다. 당시 철거 비용은 거제시가 부담했다.

방제일 기자 zeilis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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