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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원 무기화’ 나서는 中의 투트랙[뒷북글로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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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이 자국 생산 핵심 광물에 대한 수출 통제에 나선 데 이어 해외시장에서는 핵연료인 우라늄을 사재기하는 등 전 세계 광물 공급망을 흔들고 있다. 서방의 각종 제재에 맞선 중국의 자원 무기화가 수출 통제와 해외 물량 선점이라는 투트랙으로 정교하게 진행되고 있어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1년새 70% 뛴 우라늄 가격

11일 블룸버그에 따르면 우라늄 선물은 최근 파운드당 82달러 선에서 거래되며 2007년 이후 최고치를 기록하고 있다. 올해 들어 상승률만 70%에 달한다. 핵 원료인 우라늄은 최근 세계 주요 국가에서 원자력 발전을 늘리려는 움직임을 보이면서 가격이 고공 행진 중이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유가가 뛰고 가스 가격이 오르면서 새로운 원자로 건설을 추진하거나 기존 원자력 발전소의 수명을 연장하려는 나라가 많아진 것이다.

'자원 무기화' 나서는 中의 투트랙[뒷북글로벌]

이런 가운데 중국 기업들이 장기 계약 및 광산 투자 등을 통해 우라늄 싹쓸이에 나서고 있다. 영국의 우라늄 중개 기업 ‘옐로케이크’의 앙드레 리벤버그 최고경영자(CEO)는 10일(현지 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와의 인터뷰에서 “중국이 우라늄 공급을 차단하기 위해 공격적인 노력에 나서면서 서방은 확보에 뒤처지고 있다”고 경고했다.

해외 우라늄 싹쓸이 나선 中

중국은 미국에 이어 세계 2위의 원자력 발전국이다. FT에 따르면 중국은 우라늄 수요의 3분의 1을 국내에서 생산하고 나머지 3분의 1씩은 각각 해외 시장 구매와 광산 투자로 충당해 “핵연료의 자급자족을 이룬다”는 목표를 세웠다. 이에 중국국영우라늄공사(CNUC)와 중국종합원자력그룹(CGN) 등은 니제르·나미비아·카자흐스탄 전역의 광산 지분 확보에 열을 올리고 있다. 특히 CNUC는 2021년 카자흐스탄 우라늄 공사 지분 49%를 4억 3500만 달러에 매입했고 현재 신장 지역과 가까운 카자흐스탄 국경 인근에 우라늄 거래 허브를 염두에 둔 보관용 창고도 짓고 있다.

'자원 무기화' 나서는 中의 투트랙[뒷북글로벌]

광산 지분도 쓸어담는다

우라늄뿐만이 아니다. 중국은 전기차 2차전지 제조에 필수인 리튬을 안정적으로 확보하기 위해 해외 광산 개발에 나섰다. 중국의 리튬 매장량은 전 세계 매장량의 8%에 불과하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중국은 최근 2년 새 45억 달러를 들여 남미와 아프리카 지역에서 총 20개의 리튬 광산 지분을 확보했다. 호주와 캐나다가 안보상의 이유로 중국 기업의 자국 광산 신규 투자를 제한한 데 따른 것이다. 중국이 투자한 국가 상당수가 말리·나이지리아 등 테러 발생 위험이 크다는 점에서 리스크도 만만치 않지만 개발이 순항할 경우 2025년 전 세계 리튬 공급량에 대한 접근권 3분의 1을 중국이 확보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외에도 기니의 철광석 프로젝트, 세르비아와의 구리 거래, 탄자니아 희토류 채굴 업체 주식 인수 등 중국의 ‘새 계약’은 쌓여가는 중이다.

'자원 무기화' 나서는 中의 투트랙[뒷북글로벌]
중국 장시성의 희토류 광산 EPA 연합뉴스

국내 광물은 수출 통제

“중동에는 석유가 있고, 중국에는 희토류가 있다.” 1987년 덩샤오핑이 중국 최대의 희토류 매장지 내몽골 바오터우를 둘러보며 했다는 이 말처럼 자국 내 풍부한 광물 자원은 서방의 제재에 대항하는 중국의 강력한 무기다. 중국은 최근 요소·인산암모늄에 대한 수출을 중단하고 나섰고 이에 앞서 갈륨·게르마늄·흑연 등 핵심 광물에 대한 수출 통제를 발표하는 한편 희토류와 철광석 등에 대한 수출입 정보 보고를 의무화했다. 최근에는 ‘광물자원법’ 수정안을 채택해 관리 감독 및 비축 시스템을 강화한다며 ‘자원민족주의’ 방침을 분명히 했다. 핵심 광물과 정제 기술을 틀어쥔 중국의 자원 무기화는 미국과의 대립이 심해지면서 더욱 노골적으로 변하고 있다. 미국 지질조사국(USGS)에 따르면 전 세계 희토류 매장량은 약 1억 2000만 톤으로 이 중 4400만 톤인 34%가 중국에 있다. 채굴 규모 기준으로는 70%를 차지한다. 희토류의 경우 정제 과정에서 화학 폐기물이 대량 발생하고 수익성이 낮아 서구 선진국에서는 관련 산업이 도태됐지만 중국은 이 분야에 오랜 시간 대규모 투자를 해 전 세계 희토류 정제·가공 용량의 90%를 담당한다. 각국의 ‘탈(脫) 중국’ 노력이 본격화하고 있지만 중국이 채굴부터 정제·가공에 이르는 가치사슬 대부분을 통제 중인 현 상황을 단기간에 타개하기는 어렵다는 진단이 대부분이다. 포린폴리시는 “최근 중국의 행보는 미국과의 기술 무역전쟁이 치열해지는 가운데 ‘핵심 광물 레버리지’를 활용하려는 시도가 이전보다 한 단계 더 높아진 것을 보여준다”며 “중요 광물에 필요한 생산·정제 및 처리 능력을 확립하는 데 어려움을 겪는 주요 국가들이 단기적으로 중국에서 벗어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분석했다.

서울경제
content@newsbel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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