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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도, 호우-대설 특보 동시 발령…특보 도입 후 처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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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도에 호우특보와 대설특보가 동시에 발효되는 이례적인 기상 현상이 발생했다. 12월 강원도에서 호우특보가 내려진 것은 지난 1999년 기상특보가 도입된 이후 25년 만에 처음이다. 동시에 고도가 높은 강원 산지엔 대설 특보가 발효됐다. 한 구역에 호우 특보와 대설 특보가 함께 내려진 것도 이번이 처음이다.

11일 기상청은 강원도에 사상 첫 ‘12월 호우 특보’가 내려졌다고 밝혔다. 기상청에 따르면, 11일 오후 5시 기준 강릉과 동해에서는 12월 일강수량 최고치를 경신했다. 북강릉 지역에 65.9㎜의 비가 내려 종전 최고 기록인 2008년 12월22일의 47㎜를 넘어섰으며, 동해는 52.9㎜의 비가 내려 1992년 12월28일 40.5㎜ 기록을 넘었다.

기상청은 이날 한반도 서쪽까지 저기압이 들어오며 12일까지 전국적으로 많은 비가 내릴 것으로 예보했다. 기상청은 “현재까지 내린 비와 앞으로 내리는 비를 포함해 강원 영동 일부 지역에서는 11~12일 이틀간 총 누적 강수량이 200㎜ 이상에 달하는 곳이 있겠다”고 밝혔다.

또 제주도 20~120㎜, 울산 30~80㎜, 대구·부산·경상권 20~60㎜, 대전·세종·충남권 10~50㎜, 수도권과 강원영서·충북·호남권 10~40㎜의 비가 내리겠다고 예보하며, 강원·제주·경북에 호우 특보를 내렸다.

기록적인 겨울비와 함께 눈도 내린다. 기상청은 강원 중·남부 산지와 고성 평지 등에 대설 예비특보를 내리고 “강원 북부 높은 산지를 중심으로 70㎝ 이상의 매우 많은 눈이 쌓이는 곳도 있겠다”고 밝혔다. 강원 내륙에도 1~5㎝ 눈이 예상되고, 경북·경기권 일부 산지엔 각각 1~3㎝와 1㎝ 내외 눈이 쌓이겠다.

기상청은 많은 비가 내린 이유를 “최근 기온이 높은 가운데, 한반도 남쪽을 지나는 저기압에 동반된 수증기가 상층의 찬 공기와 만나 대기가 불안정해졌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특히 저기압의 가장자리를 따라 불어 드는 동풍이 백두대간과 부딪히면서, 강원과 경북의 동쪽 지역에서 많은 비가 내렸다고 설명했다.

제주를 제외한 우리나라의 주요 도시에서 12월 일 강수량이 100mm가 넘은 기록은 1952년 12월 19일 울산(164.2mm) 정도가 있다. 남한 지역에서 가장 추운 강원도에 ‘12월 호우 특보’가 내려진 것은 1999년 이후 처음이다.

겨울의 이상 고온은 이달 초부터 조짐이 보였다. 지난 4일부터 한반도가 고기압 영향권에 들며 기온이 차차 오르며, 8일 경주의 최고기온은 20.9도까지 치솟았고, 10일엔 제주 서귀포가 최고 22.4도까지 올랐다. 이런 날씨 속에 강원도마저 눈 대신 비를 맞게 된 것이다.

비는 12일 대부분 그치되 일부 지역에선 밤 사이 기온이 낮아지며 눈으로 바뀔 것으로 예보됐다. 기상청은 14일부터 저기압이 재차 한반도를 통과해 다시 15일까지 비가 내리고, 16일을 기점으로 날씨가 돌변할것으로 내다봤다. 17일에는 서울 최저기온이 영화 10도까지 떨어지는 등 한파가 닥치고 평년보다 기온이 낮아지겠다.

김현정 기자 kimhj2023@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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