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자 북부 주민 “더 이상 인도주의적 구호품 지원 원하지 않아”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 테러단체 하마스의 휴전이 이틀 더 연장됐다. 구호 단체 등은 늘어난 휴전 기간 동안 더 적극적인 구호 활동을 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뉴욕타임스(NYT)는 휴전 협정의 마지막 날인 28일(현지시간) 저녁 무렵 이스라엘과 하마스가 휴전을 이틀 더 연장하기로 합의했다고 보도했다. 하마스는 같은 날 오전에 있었던 3차 인질 교환과는 별개로 11명의 인질을 추가로 풀어주었고, 이스라엘도 팔레스타인인 여성 및 미성년자 수감자 33명을 추가 석방하겠다고 밝혔다.
이로써 지난 나흘 간 하마스가 석방한 인질은 총 69명(이스라엘인50명, 외국인19명)이 됐고, 이스라엘이 석방한 팔레스타인인 수감자는 이번에 발표한 33명까지 총 150명이 됐다. 휴전이 이틀 더 연장되는 동안 하마스 측은 인질 20명을 추가로 풀어주고 이스라엘은 60명의 팔레스타인인 수감자를 더 석방할 예정이다.
휴전 기간에 맞춰 가자지구에 반입된 구호 물품량 또한 늘어났지만, 현지 주민들은 연료와 식량이 아직도 턱없이 부족하다고 말한다. 지난 4일 동안 구호 물품을 가득 실은 트럭 400여대가 가자지구에 진입했다. 구호 물품은 주로 식량과 물, 응급 의료용품 등인 것으로 알려졌으며 이스라엘군은 그동안 철저히 막아왔던 연료 반입도 허용해 주었다.
미국 방송 CNN 등은 “가자지구에 디젤 약 13만 리터와 가스 8만 리터가 반입됐다”며 “하지만 피란민이 몰려있는 가자지구 남부에는 더 많은 양의 구호 물품과 연료가 필요하다. 피란민들은 구호 물품을 받기 위해 하루에 10시간씩 줄을 서서 기다리고 있고 몇몇 주민들은 구호 물품을 두고 몸싸움을 벌이기도 한다”고 현지 상황을 전했다. 가자지구 주민들은 요리를 위해 가구 등과 쓰레기 더미를 뗄감으로 쓰고 있고, 난방을 하지 못해 학교 교실과 빈집 등에 모여 빽빽이 누워 자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전쟁을 피해 가자지구 남쪽으로 도망 온 몇몇 북부 주민은 이런 피란 생활에 지쳐가고 있다고 전한다. 가자시티에 살다가 탈출해 자신의 여섯 아이들과 텐트에서 살고 있는 발삼 히샴(35)은 “나는 인도주의적 지원을 원하지 않는다”며 “(전쟁이 끝나서) 하루 빨리 가자시티로 돌아가고 싶다. 더 이상 여기서 이런 삶을 이어나갈 자신이 없다”고 말했다.
현재 가자지구 내 야채와 밀가루 등 생필품 가격은 천정 부지로 치솟고 있고, 연료 배급 대기줄은 약 2km 이상 뻗어있다. 유엔(UN)과 자선 구호 단체 등은 충분한 민간인 구호 활동을 위해 이스라엘 측이 자유로운 구호 활동을 보장해야 한다고 말한다.
타마라 알리파이 UN 구호사업국 대변인은 “구호 단체들은 모든 가자지구 주민들이 충분히 먹을 수 있는 음식을 공급할 준비가 됐다”며 “지금보다 적극적인 구호 활동을 위해서 이스라엘 측이 구호 단체에게 더 많은 권한을 주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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