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을 준비하는 30대 여성이 적은 사연 글에 네티즌들 반응이 폭발했다.
최근 온라인 커뮤니티 네이트판에는 ‘예물 주얼리 때문에 파혼합니다’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와 크게 주목받았다. 해당 글 작성자 A 씨는 “서른 살 예신이다. 예신이었다”라며 자신을 소개했다. 이어 “남자친구는 세 살 연상이었다”고 덧붙였다.
A 씨는 “결론부터 말해, 400만 원대 주얼리 세트를 못해준다고 해서 파혼한다”며 글을 써 내려갔다.
그는 “저희 결혼은 요즘 다들 외치는 반반 결혼으로 준비했다. 일부러 자로 잰 건 아니고 둘 상황이 비슷해서 자연스럽게 그렇게 됐다. 직장, 연봉도 비슷하고 집을 살 때도 각자 살던 오피스텔 전세금을 빼서 넣었는데 그 금액도 비슷하다. 모은 금액도 비슷하고, 결혼 비용도 반반 예정이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도 “그런데 제가 집안에서 도움을 좀 많이 받아서 남자친구에게 예물로 차를 해줬다. 이사 가면서 신혼집과 제 회사가 많이 가까워졌기 때문에 제가 타던 차를 팔고 거기에 보태서 국산 신차를 계약했다. 아주 대단한 차는 아니지만 원래 차가 없던 남자친구가 매우 기뻐했고, 저도 큰 선물을 해줄 수 있어서 기뻤다”고 말했다.
A 씨는 본격적으로 사연에 대해 이야기했다.
그는 “그에 반해 저는 결혼식이나 프러포즈에서 크게 바라는 건 없었다. 명품이나 결혼 핑계로 이것저것 사고 먹고 노는 짓 안 했다. 그런데 제 로망이 퀄리티 좋은 주얼리 세트였다. 귀걸이, 목걸이, 반지 같은 라인으로 맞추는 거다. 이 부분은 차 계약하기 전에 남자친구와 이야기되었던 부분이다. 차를 계약하고 며칠 뒤 제가 주얼리를 골라서 직접 보러 가기로 했다. 제가 고른 제품은 완전 데일리는 아니지만 좀 꾸미는 날이라면 평소에도 충분히 착용할 수 있는 제품이고 400만 원대였다”고 설명했다.
그런데 A 씨는 로망이었던 400만 원대 주얼리를 결국 사지 못했다. 남자친구가 약속한 날 갑자기 일이 생겼다며 며칠 뒤로 약속을 계속 미뤘기 때문이다. A 씨에 따르면 남자친구는 여러가지 이유를 대며 열흘 동안 서로 얼굴도 못 보고 주얼리 사러 가는 것 역시 피했다.
A 씨는 “2년 정도 만나면서 그 정도로 오래 특별한 일도 없이 만나지 않은 건 처음이다. 이때 좀 이상하다고 느꼈다. 그냥 직접 물어봤습니다. 제가 고른 제품이 너무 비싸서 부담되냐고. 그제야 그냥 주얼리는 안 하면 안 되겠냐고 하더라. 저는 너무 기분이 상했다. 이 결혼에서 신부로서 원하는 게 딱 4백 몇십만 원이었는데…그걸 못 사서 서운한 건 둘째 치고, 차 계약 전날까지는 그래그래 그거 사자 하다가 딱 계약하고 오니 만남 피하면서 말 바꾸는 게 제일 화가 났다. 사람 놀리는 것도 아니고 처음부터 힘들다고 말하든가. 그리고 남자친구 수입이며 저축한 금액 등을 생각하면 그정도 예물로 못할 것도 아니다”라며 울분을 토했다.
A 씨 남자친구는 ‘그런 비싼 악세서리 사봤자 하지도 못할 거 왜 굳이 사냐, 그걸로 집 대출을 갚자, 신행을 가자’ 이런 입장이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A 씨는 “앞서 말했듯이 충분히 평상시 착용할 수 있는 디자인이다. 제가 그럼 내가 해준 차도 취소하고 대출금으로 넣자 했다. 그러자 차는 어차피 둘이 같이 쓰는 거란다. 그런데 전 회사가 가까워져서 결혼하면 오히려 지하철로 출퇴근할 예정이다. 또 차는 제 의견이 거의 들어가지 않은 순수하게 남자친구가 고른 차다. 물론 같이 탈 일도 있다. 하지만 제가 계약할 때도 그냥 남자친구 선물로 생각했지 침대마냥 같이 쓸 혼수라고 생각하지는 않았다”고 하소연했다.
A 씨는 본인 돈으로라도 주얼리는 사겠다고 선언했지만, 남자친구에게 돌아오는 대답은 ‘왜 분수에 맞지 않는 사치를 부리려 하냐며 이성적으로 생각하면 당연히 집 대출이 우선인데 왜 그깟 보석에 헛돈을 쓰냐’ 등의 말이었다.
A 씨는 “다음에 만났을 때 그럼 오빠 차도 취소하고 내 취향도 반영하고 가격도 좀 더 낮춰서 다시 계약하자고 했다. 그러자 절대 안 된다며 그깟 악세서리 못 사게 했다고 악감정으로 이러는 거냐, 사람을 가지고 노는 거냐 하더라”며 “‘나는 결혼 예물 400도 못 쓰는데 오빠는 거의 4천 가까이 쓰는 게 말이 안 되지 않냐’, ‘오빠 말대로라면 차도 최대한 절약해서 집 대출로 넣는 게 맞지 않냐’ 하면서 유치하게 싸웠다. 남자친구는 저에게 왜 이렇게 생각 없이 어린애처럼 구냐, 그렇게 안 봤는데 결혼하니까 남들한테 과시할게 그렇게 필요하냐 그러더라”고 했다.
이어 “그 과정에서 남자친구가 자기건 못 버리고 나한테만 근검절약을 강요하는구나 정말 이기적이구나 많이 느꼈다. 예물로 주도권을 쥐려는 건가 싶기까지 했다”며 “그제야 남자친구가 평소에 자기 취미에 일이십 씩 쉽게 쓰던 것, 최상급 용품들 한 번씩 지르던 것, 기분 따라 돈을 쓰는 경향이 있었다는 것 등 일부러 외면했던 게 보이더라. 자기 회사 여자 동료들이 고급 호텔이나 명품 인스타 올리면 못마땅한 시선으로 보던 것도. 저도 그런 과시적 소비 싫어해서 별생각 없었는데 제가 부인이 되면 저도 자기의 이중적인 기준에 맞춰야 하는 거였나 보다”라고 속상해했다.
A 씨와 남자친구 결말은 결국 파혼이었다. 남자친구는 A 씨에게 ‘이게 말이 되냐, 결혼을 이렇게 쉽게 생각하냐, 자기를 이렇게 쉽게 생각하냐, 겨우 그 악세서리 때문에 결혼을 무른다는 게 말이 되냐, 차 값이 아깝냐’ 등의 말과 함께 난리를 부렸지만 두 사람은 결국 파혼을 맞게 됐다.
A 씨는 “저도 파혼 발단이 주얼리 세트라는 게 어이없긴 하다. 이렇게 파혼하는 게 맞나 싶기도 하다. 아직까지는. 이번 주말에 차 계약을 취소하려고 하는데 이게 정말 맞나 싶다”며 글을 마무리했다.
한편 인크루트는 성인남녀 820명을 대상으로 결혼 준비 적정 수준은 어느 정도이며 스몰웨딩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설문조사를 한 결과를 지난 5월 발표했다.
그 결과 결혼 준비 과정에서 가장 필요 없는 것 1,2위는 ‘예단’과 ‘예물’로 조사됐다. 3순위는 ‘이바지 음식’이었다. 결혼을 준비하는 과정 중 ‘이것’만큼 돈을 들여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 1순위는 ‘주택’인 것으로 조사됐다. 2순위는 ‘신혼여행’, 3순위는 ‘예식장’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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