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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업 소식에 걱정했는데 아침에는 별 무리 없이 출근했어요.” (20대 직장인 김 모 씨)
“일단 출근은 했는데 퇴근이 문제입니다. 길이 많이 막힐 것 같아 아예 늦게 집에 갈까도 생각 중입니다.” (30대 직장인 박 모 씨)
서울 지하철 1~8호선을 운영하는 서울교통공사 노동조합이 9일부터 이틀간 경고성 파업에 들어가기로 했지만 이날 출근 시간대까지는 지하철을 100% 정상 운행하면서 시민들의 불편을 최소화했다. 실제로 출근길 직장인들이 많이 몰리는 광화문, 신도림 등 주요 역사 내부도 평소와 크게 다르지 않은 모습이었다. 다만 퇴근 시간대에는 지하철 운행률이 87%까지 떨어지면서 혼잡이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
9일 오전 8시 서울 지하철 5호선 군자역을 찾은 직장인 김 모(26) 씨는 “오늘부터 파업을 한다고 해서 출근을 서둘렀는데, 사람이 많긴 하지만 아직까지는 괜찮은 것 같다”고 말했다. 광화문역으로 출근한 김 모(29) 씨도 “아침에는 별 무리 없이 왔다”면서도 “지하철 파업 영향을 받는 퇴근 시간이 걱정”이라고 한숨을 쉬었다. 지하철을 이용한 직장인 대부분이 큰 영향을 받지 않은 모양새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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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일부 노선에서는 정상 운행 와중에 열차 고장이 발생해 차질이 빚어졌다. 이날 오전 6시 45분께 4호선 미아역에서 코레일이 운행하는 열차 고장으로 승객이 전원 하차하는 소동이 벌어졌다. 이로 인해 열차는 약 15분 정도 지연됐다. 지하철 8호선 역시 오전 7시 50분께 열차 고장으로 복정역에서 출입문이 닫히지 않아 열차가 수 분간 정차했다.
일부 직장인들은 파업 소식에 지하철 대신 자차 출근을 선택했다가 발이 묶였다고도 했다. 약수역에서 디지털미디어시티역으로 출근한다는 김 모(27) 씨는 “집에서 차를 타고 오는데 오늘 도로에 차가 역대급으로 많아서 막혔다”며 “저녁에는 평소보다 일찍 퇴근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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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교통공사는 이날 출근 시간대(오전 7∼9시)는 협정에 따라 100% 운행하고, 오전 9시부터 10일 오후 6시 전까지 본격 파업에 돌입한다. 이에 따라 배차시간이 길어지면서 운행이 평소보다 지연된다. 파업의 영향을 받는 노선은 1∼8호선과 9호선 2·3단계 구간(신논현∼중앙보훈병원역)이다.
앞서 서울교통공사 양대 노조(민주노총 소속 서울교통공사노조와 한국노총 소속 통합노조)로 구성된 연합교섭단은 사측이 제시한 인력 감축, 안전 업무 외주화 철회 등을 요구하며 전날 오후 3시 성동구 본사에서 최종 본교섭을 열었다. 하지만, 시작 2분여만에 사측의 요구로 양측 합의 하에 정회한 뒤 협상안을 검토하다 오후 9시 13분께 교섭 결렬을 선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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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따라 서울교통공사 양대 노조는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 파업에 돌입하게 됐다. 다만 전면파업에 들어갔던 지난해와 달리 올해는 경고 차원의 이틀짜리 한시적 부분파업이다.
또 이날 한국노총 통합노조가 경고 파업 직전에 불참을 전격 선언하면서 파업 참여 규모는 지난해보다 줄었다. 양대 노조 조합원 수는 서울교통공사노조가 1만 1000여명, 통합노조가 2000여명이다. 제3노조인 이른바 MZ 세대 중심의 올바른노조는 애초 파업에 참여하지 않았다.
이에 파업으로 인해 전체 지하철 운행률은 평상시 대비 82%, 퇴근 시간대에는 87% 수준으로 떨어질 것으로 예상되지만, 통합노조의 불참으로 파업 참여 인원이 줄면서 운행률은 더 올라갈 수 있다.
서울교통공사노조는 이날 오전 10시 30분 중구 서울시청 앞에서 총파업 투쟁 승리 결의대회를 연다. 같은 시각 성동구 신답별관에서 예정됐던 파업 출정식은 통합노조의 불참 선언으로 취소됐다.
공사는 전날 배포한 보도자료에서 “노조의 파업으로 출근 시간을 제외하고 1∼8호선 열차 운행률이 낮아질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노조와의 대화를 통해 지하철 운행이 조속히 정상화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서울시와 공사는 시민 불편을 최소화하기 위해 파업 미참여자·협력업체 직원 등 총 1만 3500명의 인력을 확보하고 시 직원 125명(하루 기준)을 역사 근무 지원 요원을 배치했다. 또 대체 수단으로 버스 집중배차시간(오전 7∼9시, 오후 6∼8시)을 1시간씩 연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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