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3일(현지시간) 미국 루이지애나주에서 발생한 연쇄 추돌 사고 피해 차량과 사상자 집계치가 하루 만에 더 늘었다.
25일 루이지애나주(州) 경찰에 따르면 뉴올리언스 서북쪽에 있는 ‘세인트 존 더 뱁티스트 패리시’ 지역의 55번 고속도로(I-55)에서 발생한 추돌 사고 피해 차량이 최소 168대로 집계됐다. 사망자는 8명, 부상자는 63명으로 파악됐다.
앞서 사고 당일 발표된 수치는 피해 차량 158대, 사망자 7명, 부상자 25명이었다.
당국은 현재 사고 현장에 있던 모든 차량이 견인됐으며, 도로교통국 직원들이 사고 잔해와 차량에서 나온 연료, 화학물질 등을 청소하는 작업을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AP통신 등에 따르면 경찰은 전날 현장 브리핑에서 이 사고가 23일 오전 9시 전에 시작됐으며, 고속도로 1마일(1.6㎞) 구간에서 연쇄 추돌이 일어났다고 밝혔다.
다중 추돌을 일으킨 주범은 ‘슈퍼 안개’로 지목됐다.
지역신문 뉴올리언스 애드버커트에 따르면 사고 피해자인 클라렌시아 패터슨 리드(46)는 당일 오전 I-55 고속도로에 안개가 짙게 끼어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사고 당시 바로 앞차와 부딪히기 전에 브레이크를 밟아 겨우 멈췄지만, 뒤에 있던 차량 여러 대가 자신의 차량을 잇달아 들이받기 시작했다고 전했다.
그는 “쾅, 쾅 소리가 났다”며 “최소 30분 동안 충돌하는 소리만 계속 들렸다”고 사고 당시를 떠올렸다.
그는 차에서 겨우 나올 수 있었지만, 아내인 리사 패터슨 리드(56)는 차 안에 갇혀 옆구리와 다리를 다쳤다.
밖에 나온 리드는 전방에 대형 트레일러트럭 2대가 불타고 있는 것을 목격했다고 전했다.
또 다른 피해자인 크리스토퍼 콜(41)도 비슷한 경험을 전했다.
그는 사고 당시 I-55 고속도로에서 짙은 안개 속에 트럭을 몰고 가던 중 앞에 사고 차량이 쌓여 있는 것을 발견하고 급히 브레이크를 밟았다.
하지만 곧바로 뒤에 있던 픽업트럭이 자신의 차량 트레일러 부분을 들이받았고, 그 충격으로 앞에 있던 차량 더미에 충돌했다.
그는 차에서 탈출하기 위해 조수석 문을 발로 차서 열어야 했다면서 “매캐한 연기 냄새와 함께 차에서 유출된 라디에이터 냉각수 냄새가 공기를 가득 채웠다”고 말했다.
다른 피해자들이 도움을 요청하는 소리와 계속되는 충돌음, 타이어가 터지는 소리도 들었다고 덧붙였다.
그는 다행히 다치지는 않았지만, 차량이 완전히 부서졌다며 “정말 끔찍했다. 내가 그동안 본 것 중 최악의 사고였다”고 말했다.
CNN에 따르면 기상학자들은 습기와 연기가 뒤섞일 때 슈퍼 안개가 발생하며, 이는 가시거리를 10피트(약 3m) 이하로 떨어뜨릴 수 있다고 설명했다.
사고 당일 오전에는 안개가 특히 짙어 가시거리가 ‘제로'(0)에 가까웠을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추정됐다.
사고가 발생한 구간은 바다와 연결되는 큰 호수를 가로질러 아침에 안개가 잦은 곳인데, 최근 인근 지역의 화재로 발생한 연기와 결합해 ‘슈퍼 안개’가 형성된 것으로 분석됐다.
루이지애나는 기후변화의 영향으로 올여름부터 이례적인 고온과 건조한 날씨가 이어지면서 산불과 가뭄에 시달리고 있다.
CNN은 극심한 가뭄이 루이지애나주 전역의 62%에 걸쳐 이어지고 있으며, 사고 지역과 가까운 뉴올리언스시의 습지 땅 밑에서는 불이 계속 타고 있어 당국이 모니터링을 지속하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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