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후쿠시마 제1원자력발전소에서 예기치 못한 사고가 발생했다.
오염수를 정화하는 다핵종제거설비(ALPS·알프스) 배관 청소 도중 오염수가 분출하면서 작업자들이 방사성 물질이 포함된 액체를 뒤집어썼다.
일본 공영방송 NHK 등 현지 매체에 따르면 사고는 지난 25일 오전(현지 시각) 10시 30분 쯤 일어났다.
당시 도쿄전력(원전 운영회사) 협력업체 작업자 5명은 후쿠시마 제1원전 내 알프스 배관에 호스를 집어넣어 청소용 질산을 흘려보내는 작업을 하고 있었는데, 갑자기 배관에서 오염된 액체가 쏟아졌다. 분출된 액체는 약 100㎖로, 여기엔 방사성 물질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도쿄전력은 이와 관련해 “가스가 찬 탱크에서 호스가 빠지면서 액체가 주변으로 흐른 것으로 추정된다”며 “외부로 누출되지는 않았다”고 발표했다.
또 “작업자 5명 전부 액체를 뒤집어썼으나, 모두 전신 방호복과 전면 마스크를 착용한 상태여서 방사성 물질이 직접 이들에게 흡수되진 않았다”고 전했다.
다만 이 과정에서 1명을 제외한 나머지 4명은 방호복에 이 액체가 스며들어 피부까지 닿은 걸로 전해졌다. 곧바로 물로 씻어내는 조처를 했으나, 신체 표면 방사선량을 측정한 결과 이들 중 2명은 9시간 넘게 일정 기준치보다 높은 방사선량 값이 측정돼 병원으로 옮겨졌다고 한다. 나머지 둘은 현장에서 제염(除染)을 완료했다.
도쿄전력 측은 병원으로 옮겨진 작업자 2명에 대해 “의사 진단 결과 방사선에 의한 급성 장해는 보이지 않는다고 한다”고 설명했다.
산케이신문은 이 사고와 관련 현재 제염 작업과 동시에 외부 피폭량 조사가 진행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사고 당시 작업자 1명의 마스크가 방사성 물질에 오염되면서 피폭량이 기준치인 5mSv(밀리시버트)를 넘었다는 경고음이 울렸다고 한다.
도쿄전력 측 역시 “상세한 피폭 선량 등을 파악 중”이라며 피폭 가능성을 확인하고 있다고 밝혔다.
2011년 3월 11일 동일본대지진으로 후쿠시마 원전 사고가 발생한 지 약 12년 만인 올해, 일본 정부와 도쿄 전력은 제1원전 부지 내 저장 탱크에 보관된 오염수의 해양 방류를 개시했다.
원전에 쌓아둔 오염수는 알프스를 거쳐 바닷물과 섞은 뒤(삼중수소·트라이튬 희석 작업), 약 1㎞ 길이의 해저 터널을 통해 원전 앞 바다로 흘러나온다. 총 134만 톤의 오염수가 최소 30~40년에 걸쳐 바다로 방류될 예정이다.
도쿄전력은 지난 8월 24일 첫 방류(7788톤 규모)에 이어 이달 23일 2차 방류(7810톤)를 진행했다. 내년 3월까지 두 차례 더 방류 작업에 나설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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