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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국 여성이 미스 유니버스에 참가한다는 소식이 알려지면서 파키스탄 내부에서 논란이 일고 있다. 무슬림이 다수인 파키스탄 정부는 지난 72년 동안 미스 유니버스 대표를 지명한 적이 없기 때문이다. 이슬람교가 국교인 파키스탄에서는 여성의 신체노출과 사회활동에 대해 부정적인 인식을 가지고 있다.
성 패트릭 고등학교와 공립 상경대학을 졸업한 에리카 루빈(24)은 몰디브에서 열린 선발대회에서 최종 5인 중 미스 유니버스 파키스탄으로 선정됐다. 그는 올해 11월 엘살바도르에서 열리는 미스 유니버스 결선을 준비하고 있다.
에리카는 “전 파키스탄이 후진국이라는 사고방식을 바꾸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모델, 작가, 언론인 등은 X(옛 트위터)를 통해 에리카를 축하하며 “아름답고 똑똑하다”고 평가했다.
하지만, 파키스탄 정부의 입장은 달랐다. 무쉬타크 아흐메드 자마트 이슬라미 상원의원은 이를 “부끄러운 일”이라고 평가했다. 안와룰 하크 카카르 임시 총리도 정보국에 미스 파키스탄 선발 경위 등을 파악하라고 지시했다.
파키스탄 우파 평론가이자 칼럼니스트인 안사르 아바시는 X를 통해 “누가 미스 유니버스 대회에 파키스탄을 대표하도록 허용했나? 내각의 결정인가? 장관의 결정인가?”라면서 “정부의 허가 없이는 파키스탄을 대표할 수 없다”고 밝혔다.
파키스탄 출신 이슬람학자 타키 우스마니도 X를 통해 “5명의 젊은 여성이 국제 미인대회에 파키스탄을 대표한다는 소식이 있다”며 “이것이 사실이라면 말도 안 된다”고 말했다.
전직 언론인이자 현 임시 정보방송부 장관은 “파키스탄은 국가 및 정부 기관으로 대표된다”며 “우리 정부는 이런 활동을 위해 개인이나 기관을 임명하지 않았다. 개인이나 기관은 정부를 대표할 수 없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에리카는 BBC와의 인터뷰에서 “파키스탄을 대표하게 돼 기분이 좋다”면서도 “반발이 이해가 되지 않는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전 잘못 없다. 파키스탄을 대표함으로써 어떤 법도 위반하지 않았다”며 “모든 고정관념을 깨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녀는 미국의 소리(VOA)와의 인터뷰에서도 “파키스탄의 명예를 훼손하는 일은 하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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