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데이신문 윤철순 기자】 여야는 10일 국회 외교통일위원회(외통위) 국정감사 첫날부터 일본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 문제를 두고 ‘반일 감정 자극’ vs ‘방류 옹호’ 등으로 충돌했다.
국민의힘은 민주당이 ‘반일 감정을 부추겨 일반 국민과 수산업자에게 피해를 끼친다’고 주장했고, 더불어민주당은 ‘정부가 오염수 관련 자료 공개를 투명하게 하지 않고 오히려 일본 편에 서서 방류를 옹호한다’고 맞섰다.
외통위는 이날 오전 10시부터 국회 본관에서 외교부 등에 대한 국정감사를 진행하고 있다.
민주당 김경협 의원은 “우리 대표단이 (런던의정서 당사국 총회에서) ‘국제 기준을 충족하는 방류가 이뤄진 것으로 본다, 런던 의정서의 해양 환경 보호 목표와 일치한다’고 발언한 게 맞냐”고 따져 물었다.
박진 외교부 장관이“기본적으로 같은 내용”이라고 답하자 김 의원은 “‘일본 방류가 정당하다’고 오히려 일본 입장을 그대로 옹호하고 돌아왔다”며 “오염수 방류를 제지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였는데, 기회 자체를 완전히 포기하고 오히려 우리 정부 대표단이 IMO 총회서 일본 입장을 대변하고 옹호해버린 결과로 끝났다”고 지적했다.
같은 당 김홍걸 의원은 “강제동원 피해자, 위안부 피해자 문제, 오염수 대치, 군사협력, 이런 문제에 있어서 지금 윤석열 정부가 철저히 일본 눈치를 보고 마치 과거사를 비롯해서 예민한 문제를 앞으로는 거론하지 않겠다, 일본에 약속이라도 해준 게 아닐까 하는 의심이 든다”고 비판했다.
김석기, “내년 총선 목적 아니면 이해 안 돼”
반면 여당 간사인 국민의힘 김석기 의원은 “우리 정부는 지난 정부와 똑같은 원칙하에 철저히 검증해 대응하는데, 계속 이 문제를 제기하니 국민이 아직도 불안한 것”이라며 “‘핵폐수, 독극물’ 이런 얘길 하면 국민이 얼마나 불안하겠나. 어민들이 막대한 타격을 입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정말 어이가 없는 건, 방류 일주일 후인 지난 8월 30일 이재명 민주당 대표가 민주당 주장대로 ‘핵폐수’가 이미 나갔고 우물에 독극물 뿌린 것과 똑같은 위험한 일이기 때문에 국민이 먹으면 큰일 나는 것같이 말하고 목포 횟집 가서 맛있게 드시고 사인까지 했다”고 비꼬았다.
그러면서 “아무 이상이 없는데 ‘국민들의 반일감정을 부추겨야 한다, 그게 선거에 유리하다, 내년 총선이 목전에 있다’는, 도저히 이 목적이 아니면 상식적으로 이해되지 않는 주장을 집요하게 하는지 이해가 안 된다”고 비판했다.
여야는 이날 국감 시작부터 자료제출 문제로 신경전을 벌였다.
민주당은 지난 5일(현지시간) 영국 런던에서 개최된 국제해사기구(IMO) 런던의정서 당사국총회에서 우리 측 대표단의 발언 전문과 강제징용 제3자 변제안에 대한 외부 법률 자문 보고서 등의 공개를 요구했다.
간사인 이용선 의원은 “며칠째 외교부는 전혀 전문을 제공하지 않고 있다. ‘해양수산부가 비협조 한다, 해수부에서 출장 간 공무원들이 돌아오게 되면 받아서 전달하겠다’ 이러면서 아직도 전달해오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박병석 의원도 “국제회의에서 한국 대표로서 한 공개발언이다. 그것까지 못 내면 ‘정부가 무엇을 숨기고 있구나, 왜 오염수 문제에 일관되게 떳떳하게 하지 못하는가’ 오해를 불러일으킬 가능성이 있다”고 비판했다.
김경협 의원은 “어떻게 해서 외교부가 제3자 변제 항을 선택하게 됐고 정책으로 결정하게 됐는지, 공탁을 강제적으로 밀어 붙일 때까지 법률적으로 어떤 근거로 만들어졌는지 파악해야 할 것 아니냐”고 따졌다.
이에 국민의힘은 ‘전례가 없다’고 반박했다.
김석기 의원은 “IMO에서도 회의에 참석한 수석대표 발언 전문을 공개하는 사례가 없었고 발표하지 않는 게 원칙”이라며 “(해수부가 주무부처이니) 민주당이 농해수위 주관 부처에 요청해서 자료를 받아보면 된다”고 반박했다.
정진석 의원은 제3자 변제안 법률자문 보고서 공개를 반대하며 “우리 전략이 노출될 수 있다는 것이 외교부 입장”이라며 “국익에 훼손된다는 취지”라고 거들었다.
다만, 민주당 의원들을 중심으로 외교부의 자료제출에 대한 불만이 쏟아지자 박진 외교부 장관은 해양수산부와 관련 자료 공개를 협의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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