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에서 초정통파 유대교 신자인 미국인 관광객이 로마 시대의 귀중한 조각상을 ‘우상숭배’라며 부쉈다고 AP 통신·CNN 방송 등이 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스라엘 경찰에 따르면 전날 오후 예루살렘의 유명 박물관인 이스라엘 박물관에서 초정통파 유대교 신자인 40세 미국인 남성이 2세기 로마 시대의 조각상 2점을 의도적으로 훼손한 혐의로 체포됐다.
이 남성은 아테나 여신을 표현한 대리석 조각상의 목을 부러뜨렸고 다른 신상을 산산조각 냈다.
경찰은 “초기 수사 결과 용의자는 이들 조각 작품이 우상숭배이며 (유대교 율법서인) 토라(구약성경 중 모세 5경)에 어긋난다고 간주해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밝혀졌다”고 설명했다.
반면 용의자의 변호인은 이 남성이 종교적 광신주의 때문에 범행한 것이 아니라 정신질환을 앓고 있다고 주장했다.
박물관 측은 “괴롭고 이례적인 사건”이라며 “모든 형태의 폭력을 규탄하며 이런 사건이 재발하지 않기를 희망한다”고 밝혔다.
박물관은 피해 유물들을 복구하는 작업 중이며, 이들 유물의 가치 등에 대해서는 밝히지 않았다.
이스라엘 정부 유물청의 엘리 에스쿠시도 국장도 AP에 “이는 문화적 가치의 충격적인 파괴 사례”라며 “종교적 동기를 가진 극단주의자들에 의해 이런 문화적 가치가 파괴되고 있다는 점을 우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유대교 명절인 초막절 기간이 이날 끝난 가운데 현지에서는 초정통파 유대교인들이 기독교인을 향해 침을 뱉고 폭행하는 등 폭력 사례가 늘고 있다.
특히 지난 1월 예루살렘의 유명 공동묘지에서 유대인 10대들이 기독교인들의 묘비를 훼손한 데 이어 2월 예루살렘 옛 시가지의 기독교 성지에 있는 예수상을 유대계 미국인 관광객이 부수는 등 예루살렘에서 유대교인들의 문화재 파괴가 잇따르고 있다.
이에 따라 이스라엘에 있는 귀중한 문화유산들의 안전에 대해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고 AP는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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