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김연정 기자 = 지난 20여년간 주식으로 대신 낸 상속세 가운데 6조7천억원어치가 시장 가치를 확정하기 어려운 ‘비상장 증권’이라 정상적인 매각이 어려운 것으로 나타났다.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송언석 의원은 1일 국세청, 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에서 제출받은 자료를 검토·분석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밝혔다.
국세청은 상속세를 돈이 아닌 주식, 부동산 등으로 낼 수 있는 제도를 운용하고 있으며, 이 같은 물납 주식·부동산은 캠코에 매각을 맡긴다. 그러나 물납한 주식의 매각이 원활하지 않아 현금화되지 못한 채 쌓여 있다는 게 송 의원의 지적이다.
주식 물납제가 시작된 1997년부터 2023년 상반기까지 물납 주식은 총 8조2천888억원 규모인데, 이중 매각된 주식은 1조5천863억원(19.1%)에 불과했다. 실제 현금화하지 못한 주식 물납 상속세 규모가 6조7천25억원에 달하는 것이다. 심지어 현재 캠코 장부상 평가액은 이보다 적은 5조5천610억원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캠코가 1997년부터 현재까지 26년간 보유 주식에 대해 배당받은 금액도 786억원에 불과한 것으로 파악됐다. 특히 올 상반기 실적은 10억원에 불과했다.
아울러 캠코가 현재 위탁 보유하고 있는 물납 상속세 증권은 모두 비상장 증권으로 매각이 어렵거나 정기적인 배당이 이뤄지지 않을 가능성이 높아 사실상 자산가치가 없다고 볼 수 있다고 송 의원은 지적했다.
물납 된 부동산 자산 역시 비슷한 상황이다.
2012년부터 올 상반기까지 부동산으로 대신 납부받은 상속세는 총 7천650억원 규모로, 이 기간 매각된 금액은 약 1천675억원(21.8%)에 불과했다. 가액 기준 78.2%의 부동산이 현금화되지 못한 채 쌓여있는 것이다.
송 의원은 “시장화 가능성이 낮은 비상장 주식을 물납 받아 캠코에서 매각하도록 맡겨만 놓을 게 아니라, 실제 현금 자산이 상속세로 납부될 수 있도록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yjkim84@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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