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대 복원 공사 이달 마무리…이건희 유족 기증한 석조각도 자리잡아
‘검정 바탕-금색 글자’ 광화문 새 현판 공개 앞둬…달라질 모습 주목
(서울=연합뉴스) 김예나 기자 = 일제가 훼손한 서울 광화문 앞 월대(越臺, 月臺)를 복원하는 작업이 이달 마무리될 것으로 예상되면서 달라질 광화문 모습에 관심이 쏠린다.
1일 학계에 따르면 문화재청은 이달 중 광화문 월대 복원을 위한 공사 작업을 마무리할 계획이다.
월대는 경복궁의 정전인 근정전, 종묘 정전 등에서 볼 수 있는 넓은 대를 뜻한다.
광화문 앞 월대는 국가적으로 중요한 행사가 있을 때 임금과 백성이 만나 소통하는 장소였으리라 추정되나, 일제강점기를 거치며 사라졌다.
문화재청은 2018년부터 서울시와 함께 월대 복원 및 주변 정비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월대 복원·정비를 위한 발굴 조사를 마친 문화재청은 지난달부터 작업에 속도를 내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복궁관리소는 지난달 4일부터 경복궁의 정문인 광화문 출입을 전면 폐쇄한 상태다.
현재 관람객들은 지하철 경복궁역 5번 출구나 국립고궁박물관 정문 쪽 출입문(경복궁 용성문), 경복궁 주차장 쪽 출입문(경복궁 협생문)을 통해 경복궁으로 입장할 수 있다.
관리소는 9월 27일까지 입구가 변경될 계획이라고 밝혔으나, 이달 15일까지로 기간이 늘었다.
실제 지난달 중순 기자가 찾은 복원 공사 현장은 공사 자재를 실은 차량 뒤로 작업자들이 바쁘게 오가는 모습이었다. 현장에는 길고 반듯한 모양의 석재가 쌓여 있었고, 크레인 작업도 진행 중이었다.
광화문 중앙 문에서 월대로 이어지는 어도(御道·임금이 지나도록 만든 길) 끝에는 상서로운 동물의 모양을 본떠 만든 서수상(瑞獸像) 2점도 자리 잡고 있었다.
과거 임금의 길 가장 앞부분을 장식한 것으로 여겨지는 이 서수상은 올해 8월 고(故) 이건희 삼성그룹 선대 회장 유족 측이 기증한 석조각으로, 월대 복원의 ‘마지막 퍼즐’이기도 하다.
문화재청 관계자는 “경기 구리 동구릉에서 보관 중이었던 난간석 부재 등과 서수상을 모두 옮겼다”며 “이제 어도 계단 마무리 작업과 포장 작업 등이 남아있다”고 설명했다.
광화문 앞을 지키던 해치상(해태상)도 조만간 위치를 옮길 예정이다.
문화재청과 서울시 측은 앞서 월대 복원 계획을 발표하면서 해치상을 월대 남쪽 끝 부근인 원위치로 이전할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다. 해치상은 현재 경복궁 치목장에서 보관하고 있다.
문화재청은 월대 복원 작업과 더불어 광화문의 새 현판도 준비 중이다.
1893년 찍은 것으로 추정되는 사진 자료와 경복궁을 중건하면서 남긴 기록인 ‘영건일기'(營建日記) 등을 토대로 제작 중인 현판은 기존의 흰색 바탕에 검은 글자와는 달리 검정 바탕에 금색 글자로 바뀐다.
문화재청은 최근 도금 작업을 진행하며 현판에 들어갈 글자 상태를 확인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새로운 현판은 월대 복원과 함께 이르면 이달 중 공개할 예정이다.
문화재청은 광화문의 ‘변신’이 문화유산으로서 가치를 높일 기회라고 보고 있다.
최응천 문화재청장은 올해 7월 연합뉴스와 한 단독 인터뷰에서 “월대는 광화문이라는 단일 건축물의 구성 요소로, 이를 복원하는 것은 고유의 역사성을 회복한다는 의미”라고 밝힌 바 있다.
당시 최 청장은 “광화문은 경복궁의 얼굴이자 명실공히 대한민국의 중심으로, 새롭게 완성된 광화문은 세계적인 K-관광의 ‘랜드마크’가 될 수 있을 것”이라며 자신감을 내비쳤다.
문화재청 역시 광화문 월대 알리기에 나서고 있다.
문화재청은 그간 보도자료 우측 상단에 현 정부의 슬로건인 ‘다시 대한민국! 새로운 국민의 나라’라는 문구를 써왔으나 지난달 18일부터는 ‘광화문 월대 새길맞이’라는 문구를 쓰고 있다.
문화재청 관계자는 “10월 중에 광화문 월대 복원 공사를 마무리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국민적 관심을 제고하며 많은 이들에게 알리자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오는 5일 국립고궁박물관에서는 월대 복원의 의미와 가치를 논하는 포럼이 열릴 예정이다.
yes@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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