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의 입에 케이크를 밀어 넣고 목을 조른 50대 아들이 실형을 선고받았다.
28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서부지법 형사합의11부(부장판사 배성중)는 지난 15일 존속폭행 혐의로 기소된 A(57)씨에게 징역 1년을 선고했다. 당초 검찰은 존속살해미수 혐의로 기소했으나 재판부는 살해 의도가 없었다고 보고 존속폭행 혐의를 적용했다.
판결문에 따르면 A씨는 주식 투자에 실패해 1억 4000만 원 상당의 빚을 진 후 부인과 이혼하고, 올해 3월부터 어머니인 피해자의 집에 함께 살았다.
지난 5월 중순 술에 취한 상태에서 신변을 비관하던 그는 ‘나를 태어나게 한 어머니에게 책임이 있다’는 생각을 하고 안방에 있던 피해자에게 “XXX, X 같은 X, 왜 나를 낳았어, 나랑 같이 죽어야 해”라며 들고 있던 케이크를 입에 밀어 넣은 것으로 적시됐다.
또 들고 있던 수건으로 피해자의 입을 막으며 밀쳐 바닥에 눕힌 후, 양손으로 목을 조른 것으로 조사됐다. A씨는 피해자의 신고로 출동한 경찰에 체포됐다.
A씨는 당시 “내가 죽이려고 했는데 무슨 말이 필요하냐. 다시 집으로 가면 엄마를 죽일 것 같다. 엄마를 죽여야 이 상황이 끝날 것 같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진다.
그러나 A씨는 재판이 시작되자 범행을 전면 부인했다.
그는 “어머니에게 케이크를 건네다 얼굴에 묻히는 장난만 쳤는데 갑자기 화를 내며 소리를 질렀고, 말다툼을 하다 ‘같이 죽자’고 말하니 어머니가 112에 신고했다”며 “수건으로 입을 막거나 목을 조르지는 않았다”고 주장했다.
재판부는 “얼굴에 케이크를 묻히는 장난을 쳤더니 격분해 소리 질렀다는 해명이 상식적으로 납득하기 어렵고, 케이크 조각이 묻은 수건이 바닥에 내팽개쳐져 있던 객관적 상황에도 부합하지 않는다”며 “112 신고 녹취에서도 A씨가 수 차례 ‘같이 죽자’고 말하고 피해자가 ‘아들 잘못 낳은 죄로 죽어야 한다’고 해 변명을 도저히 믿기 어렵다”고 밝혔다.
피해자의 가족은 재판에서 피해자가 몇 년 전부터 치매 증상을 겪고 있다고 증언했다. 그러나 재판부는 피해자가 경찰 조사에서 일관되게 피해 사실을 진술했고, 법정에서도 질문에 명확히 대답하는 등 인지능력이 저하되지 않았다고 판단했다.
다만 재판부는 “A씨가 패륜적 언행을 한 것은 분명하지만 실제로 피해자를 살해할 의도까지는 없었다고 판단되고, 피해자 목에 상처가 남지 않는 등 폭행 정도도 비교적 경미했다고 보인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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