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경찰관이 자신의 신분까지 공개하며 절박한 호소를 전했다.
지난 28일 유튜브 채널 ‘카라큘라 탐정사무소’에 인천중부경찰서 소속 10년 차 최지현(35) 경사가 출연했다.
최 경사는 취객을 연행하던 중 폭행을 당해 어깨 관절이 찢어졌는데, 1억 원 이상의 치료비를 자비로 부담하고 있다고 한다.
사연은 이렇다. 최 경사는 2017년 2월 21일 자정이 넘었을 때쯤 인천의 한 지구대에서 야간 근무 도중 “술에 취한 사람이 시민을 성추행하고 있다”는 신고를 받고 현장으로 출동했다.
당시 가해자는 경찰관의 만류에 협조하는 척하다 갑자기 무차별 폭행을 시작했다. 최 경사는 우측 어깨 연골이 파열됐고 동료 경찰관은 입술이 찢어지는 등 부상을 입었다.
2시간 동안 난동을 부린 가해자는 공무집행방해 및 상해 혐의로 재판을 받았는데 벌금형 처분을 받았을 뿐이다.
최 경사는 “제 인생은 그때부터 고통의 시간이 시작됐다”고 말했다. 가해자는 재판에서 치료비 보상을 약속하며 반성하는 모습을 보였으나 재판이 끝나자 태도가 돌변했다고 한다. 최 경사에 따르면 가해자는 대기업 임원이라 경제적 여유가 있음에도 지금까지 단 한 푼의 치료비도 보상하지 않았다.
최 경사는 두 번의 어깨 수술 끝에 영구장애 진단을 받았다. 심각한 후유증까지 앓게 돼 지금까지도 업무와 치료를 병행 중이다.
최 경사는 “제일 힘든 건 이런 모든 일의 책임을 현장에서 다친 경찰관의 탓으로 몰고 가는 비현실적인 공상 경찰관 지원 제도”라고 지적했다.
현재까지 최 경사가 지불한 치료비는 약 1억 2000만 원이지만, 정부 지원금은 5000만 원이 전부였다.
나머지 치료비도 사비로 충당한 최 경사는 가해자에게 민사 소송을 걸었고, 1심 일부 승소 판결로 4500만 원을 보상받게 됐다.
그런데 ‘이중배상금지’ 조항 때문에 그동안 국가로부터 지원받았던 5000만 원이 전액 환수 조치된 것이다.
최 경사는 “시민을 상대로 금전적인 보상을 얻어내고자 하는 것이 아니다”라며 “정당한 공무를 수행하다 부상을 입게 돼 지출된 치료비라도 받고 싶을 뿐”이라고 했다.
이어 “현재의 제도로는 부상당한 경찰관이 국가로부터, 가해자로부터 치료비 전액을 보장받을 수 없는 게 현실”이라며 “지금도 매달 받는 급여에서 상당 부분을 치료비로 사용하고 있다. 여기에 국가와 가해자를 상대로 제기한 모든 법률 비용 또한 사비로 충당하고 있다”고 토로했다.
그는 “저와 동료들이 위험한 치안 현장에서 다치더라도 치료를 보장받을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달라”고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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