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는 병원에서 열심히 재활하고 있어요. 비슷한 처지에 있는 또래 병동 사람들과 조언과 위로를 주고받으면서 즐겁게 살려고 해요”지난 3월 겹쌍둥이를 낳은 뒤 하반신이 마비된 손누리(36) 씨의 남편 이예원(36) 씨는 지난 28일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담담하게 말했다.
주치의는 손 씨의 마비 증세가 호전될 가능성이 희박하다며 재활을 통해 기적적인 회복을 바랄 수밖에 없다고 했다고 한다.
이씨가 직접 자료를 뒤져 확인한 아내의 회복 가능성은 3%. 그는 현재 아내의 장애인 등록 절차를 밟고 있다.
이들 부부는 2020년 4월 이란성 아들 쌍둥이를 낳은 데 이어 지난 3월 또다시 이란성 아들 쌍둥이를 낳았다.10만분의 1의 기적 같은 확률로 겹쌍둥이를 가졌지만, 손 씨는 3월 출산 후 결핵성 척추염으로 하반신이 마비됐다.
당시 지역사회엔 이들의 안타까운 소식이 알려지면서 지자체와 지역 모금단체 등에서 기부 행렬이 잇따랐다.
이씨는 “많은 분이 응원해주셔서 큰 힘이 됐다”면서 “아내의 상태를 담담히 받아들이고 있다. 낙담하지 않고 아이들 넷이 모두 건강하다는 데 감사하며 하루하루를 살려 한다”고 말했다.이씨는 가장의 무게가 버겁게 느껴질 때도 많지만, 아이들이 엄마와 행복한 시간을 보내는 모습을 보면서 힘을 얻는다고 했다.
그는 “네 살배기 아이들이 병원에서 서로 엄마의 휠체어를 밀어주겠다고 장난을 치기도 한다”면서 “그럴 때 힘들었던 기억들이 싹 잊힌다”고 했다.
아이들은 이씨가 최근 6개월간의 육아휴직을 종료하고 회사로 복귀하면서 양가 부모님이 나눠서 맡아주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첫째와 둘째는 청주의 장모댁에서 어린이집을 다니고 있고 셋째, 넷째는 진천의 이씨 부모님이 돌봐주고 있다.
이씨는 “육아휴직 급여로는 아이들 양육비가 감당이 안 돼 복귀 결정을 내렸다”면서 “일이 너무 바빠 아이들은 일주일에 한 번 정도밖에 보지 못한다”고 했다.
하지만 추석엔 일가친척을 포함한 온 가족이 부부가 원래 살던 청주 사직동 집에 모인다이씨는 “명절날 여섯 식구가 모이는 게 처음이라 어떤 기분일지 잘 상상이 안간다”면서 “아내와 함께 지낼 엿새 동안 가족들과 행복한 시간을 보내려 한다”고 말했다.
한편 손 씨는 중증 환자 입원 기간 만료로 오는 12월 퇴원한 뒤 청주에서 가족들과 함께 지낼 예정이다.
이씨는 “부모님이 함께 지내며 아이들을 돌봐주시겠다고 했고, 활동 보조인도 고용할 예정”이라면서 “아내는 청주에 와서도 재활 치료를 계속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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