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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친 가족 은밀한 정보 52번이나 무단열람한 공무원…’무죄’ 이유가 당황스럽다

위키트리 조회수  

법원 자료 사진 / Johnathan21-shutterstock.com

남자친구 가족의 개인정보를 열람한 혐의로 기소된 부산 행정복지센터 공무원이 무죄를 선고받았다.

부산지법 서부지원 형사4단독 오홍록 판사는 부산의 한 행정복지센터에서 근무하는 30대 여성 A씨에게 지난 28일 무죄를 선고했다. 사회적 통념상 비판받을 수는 있지만 처벌 조항 한계로 유죄는 입증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A씨는 행정복지센터에서 사회복지를 담당하는 공무원이다. ‘사회보장정보시스템’이라는 사이트에서 개인정보를 처리하는 업무를 한다. 사회보장정보시스템은 복지 수당 수혜자를 관리하기 위해 정부가 만든 시스템이다. 이름을 입력하면 전국구 거주하는 이들의 생년월일, 주소, 전화번호, 소득 등을 확인할 수 있다.

A씨는 지난해 4~6월 해당 사이트를 통해 교제하던 남자친구 B씨와 그의 가족에 대한 정보를 총 52차례나 검사한 혐의를 받는다. A씨는 사회복지 민원을 맡기도 했기 때문에 개인정보 열람 권한을 갖고 있는 것을 이용한 것이다. 하지만 열람 과정에서 B씨 가족에 대한 동의가 없었기 때문에, 그가 민원을 제기하며 조사가 시작됐다.

이에 검찰은 A씨가 B씨 아버지 동의 없이 정보를 습득했기 때문에 개인정보보호법 제59조 1호, 제72조 2호를 어겼다고 판단했다.

하지만 재판부는 A씨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민원인 요청 없이 무단 열람하는 행위는 권한 남용일 뿐, 검찰이 적용한 법령 조항으로는 A씨를 처벌할 근거가 없기 때문이다. 개인정보 열람 과정에서 권한 남용과 함께 부정한 수단 및 방법을 이용한 행위까지 인정되어야 유죄로 볼 수 있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A씨가 개인정보 열람 권한이 있는 자신의 아이디와 비밀번호를 통해 정보를 열람했기 때문에 부정한 수단과 방법이 아니라고 주장해다. 또한 개인정보 열람할 때마다 열람 사유를 기재하거나 상급자 결재 받는 절차가 없는 것도 무죄 이유 중 하나였다.

재판부는 “피고인에게 잘못한 점이 없진 않지만 검찰이 문제 삼은 조항이 합리적 의심이 들지 않을 정도로 증면됐다고 보기 어렵다”라며 “피고인이 권한을 넘어 정보를 취득하긴 했지만 보안 절차를 무력화하거나 허위 사유를 입력한 사실이 없어 무죄를 선고한다”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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