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진 권고에 중단…녹색병원서 본격적 회복 치료 돌입
26일 영장심사 출석 가능성 커…’23일 단식’ YS보다 하루 더 단식
(서울=연합뉴스) 설승은 기자 =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23일 단식을 중단했다.
지난달 31일 전면적인 국정 쇄신 및 내각 총사퇴를 요구하며 단식에 돌입한 지 24일만이다.
의료진의 강력 권고에 따른 것이지만, 사흘 뒤인 26일 자신에 대한 법원의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심사) 일정이 잡혀 있는 데다 체포동의안 가결 사태에 따른 당의 혼돈 상황을 방치하기 어렵다는 판단도 고려된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 강선우 대변인은 이날 국회 소통관 브리핑에서 “이 대표는 단식투쟁 24일 차인 오늘부로 단식을 중단하고 본격적인 회복 치료에 들어간다”고 밝혔다.
강 대변인은 “이 대표를 진료하고 있는 의료진은 오늘 이 대표에게 즉각적인 단식 중단을 강력히 권고했다”며 “더 이상의 단식은 환자의 건강을 심각하게 위해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 의료진의 소견”이라고 전했다.
이어 “또한 어제 당무위는 단식 중단 요청을 의결했고 각계의 단식 중단 요청 역시 잇따르고 있다”고 덧붙였다.
강 대변인은 특히 “당분간 현재 입원한 병원에서 치료를 이어갈 계획”이라며 “의료진과 협의해 법원 출석 등 일시적인 외부 일정을 소화하겠다는 입장”이라고 전했다.
앞서 이 대표는 지난달 31일 취임 1주년 기자간담회에서 무기한 단식 선언 후 회 본청 앞에 설치한 천막에서 단식에 들어갔다.
단식 14일째에는 단식 농성장을 본청 안에 있는 당 대표실로 옮겼고, 19일째인 지난 18일 건강 악화로 국회 인근 여의도 성모병원에 긴급 이송됐다.
이후 이 대표는 중랑구 녹색병원으로 옮겨 음식물 섭취 없이 수액만 투여받는 ‘병상 단식’을 닷새간 더 이어갔다.
그간 수많은 당 내외 인사들이 이 대표를 찾아 단식을 중단할 것을 설득해왔지만 이 대표는 단식 지속 의지를 고수했다.
지난 19일에는 9·19 평양공동선언 5주년 기념행사 참석차 서울을 찾은 문재인 전 대통령이 이 대표를 찾아 단식 중단을 권유했다.
전날에도 우원식 등 친명(친이재명)계 의원 10여명과 최고위원들이 잇따라 이 대표를 찾아 단식 중단을 설득했다.
이 대표는 26일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리는 영장 심사엔 예정대로 참석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전해졌다.
이 대표 측은 연합뉴스 통화에서 “상황을 더 봐야 하지만, 일정을 바꿀 수 있을 진 모르겠다”며 “26일 심사를 받게 되면 외출 형태로 법원에 다녀오게 된다”고 말했다.
한편, 이 대표의 24일간 단식은 김영삼(YS) 전 대통령의 23일 단식보다 하루 많다.
김 전 대통령은 신민당 대표 시절이던 1983년 5월 18일 전두환 정권 독재에 항거해 상도동 자택에서 단식에 들어갔고, 단식 8일째인 같은 달 25일 서울대병원으로 강제 이송됐다. 이후 병원에서 수액을 맞으며 단식을 계속하다 23일째인 6월 9일 단식을 풀었다.
이 대표의 단식 중단에 친명(친이재명)계는 소셜 미디어에 잇따라 응원 글을 올렸다.
정청래 최고위원은 “윤석열 정권과의 싸움은 중단하지 않는다. 새로운 싸움을 위해 단식 중단을 잘 결정했다”고 했고, 양이원영 의원은 “대표님은 회복과 영장실질심사에 집중하고 우리가 함께 싸울 때”라고 했다.
김용민 의원은 “함께 검찰 독재에 항거하고 타도하겠다”고 썼고,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은 “이 대표의 단식은 민주 세력에게 큰 울림이 됐다. 이제 각자가 깨우치고 연대해 파국을 막을 것”이라고 했다.
ses@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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