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 전쟁에 투입된 러시아 장병이 평균적으로 4.5개월 만에 전사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21일(현지시간) 미국 시사주간 뉴스위크는 러시아 탐사보도매체 아이스토리스(Important Stories) 및 비영리 조사단체 ‘분쟁정보팀'(CIT)의 보고서를 인용, 1년 전 러시아 당국의 부분적 동원령 발령에 따라 새로 징집된 약 30만명과 관련한 사망 사례를 분석한 결과 입대 후 전사하기까지 기간이 이같이 나타났다고 보도했다.
이들 단체는 1년 전인 지난해 9월 21일 러시아 당국의 부분적 동원령 발령에 따라 새로 징집된 약 30만명과 관련한 사망 사례를 분석해 보고서를 냈다. 조사 대상이 된 러시아군 전사자 약 3000명은 언론 보도와 공식 발표, 친인척의 언급 등으로 확인했다.
그 결과 동원령으로 군에 입대한 이들의 절반 이상이 전선에 투입된 뒤 평균적으로 5개월이 채 안 되는 기간에 전사한 것으로 파악됐다. 또 공개적으로 확인 가능한 전사자 중 5분의 1가량은 두 달도 생존하지 못했다.
부분적 동원령으로 징집됐다가 전사한 이들의 절반 이상은 30∼45세에 해당했다. 20∼29세가 3분의 1 정도였고, 25세 미만은 10분의 1이었다. 최연소 전사자는 19세, 최고령은 62세였다.
열아홉의 나이로 전장에서 숨진 병사는 러시아 로스토프 지역 출신의 안톤 게트만이다. 그는 군 복무가 끝난 지 석 달 만에 다시 입대했다가 2022년 11월 전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파악된 전사자 중 11개월 이상 생존한 경우는 4명에 불과했다고 뉴스위크는 전했다.
보고서에는 러시아군 장병들이 제대로 휴식을 취하지 못하고 있다는 내용도 있었다.
아이스토리스와 CIT는 “징집된 많은 장병이 11개월 동안 복무했는데도 한 번도 집에 돌아가지 못했다고 불평하고 있다”며 “일단 동원되고 나면 참전을 거부할 수 없으며, 탈영 시 적용되는 형사처벌 수준도 강화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러시아가 군인들에게 휴가를 부여하지 않는 것은, 휴가를 떠난 이 가운데 절반만 복귀할까 봐 두렵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영국 국방부도 최근 보고서에서 “우크라이나에 주둔 중엔 러시아군이 충분한 휴식을 취하지 못해 사기 저하에 시달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정기적인 순환근무가 이뤄지지 않는 점,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이후 제대로 된 훈련을 시행하지 못하는 점 등이 사기 저하에 영향을 미치는 가장 중요한 요인”이라고 부연했다.
러시아에서는 군 명예훼손 방지법에 따라 전사자 규모를 언급할 경우 처벌받을 수 있다. 이 때문에 정확한 전사자 수는 알려지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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