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1일 오후 부산 동래구 온천천 산책로 일대에서 경찰이 전날 폭우로 불어난 물에 휩쓸려 실종된 여성을 찾기 위한 수색작업을 하고 있다. /사진=뉴스1 |
폭우로 불어난 부산 온천천에서 50대 여성이 실종된 가운데 사고 당시 구청에 실종자로 추정되는 신고가 들어왔는데도 부실한 재난감시 폐쇄회로(CC)TV 감독 탓에 구조 골든타임을 놓쳤다는 지적이 나왔다.
뉴스1에 따르면 부산 온천천 산책로에 진입했다가 지난 20일 실종된 A씨(50대)는 차단된 하천 ‘원격 진출입로 시스템’에 막혀 빠져나오지 못한 것으로 확인됐다. 장마철을 앞두고 폭우 때 온천천 산책로 통행을 막기 위해 구축한 ‘원격 진출입로 시스템’이 관리 부실로 인해 산책로를 빠져나가려는 A씨를 되레 막은 셈이다.
부산시에 따르면 A씨가 실종된 온천장역 인근에는 재난감시용 CCTV가 총 3개 설치돼있다. 부산시 재난안전상황실에선 기상 특보 등 위급상황이 벌어지면 이 CCTV 화면을 실시간 감시한다. 각 구·군에서도 해당 영상을 열람하고 공유할 수 있다.
그러나 A씨가 실종된 당일 시와 구청 모두 A씨가 온천천을 진입하는 모습을 전혀 파악하지 못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소방이 ‘여성이 고립됐다’는 신고를 접수한 오후 5시48분쯤 보다 앞선 오후 5시45분쯤 금정구청으로 실종자로 추정되는 A씨의 신고가 들어왔다. 구에 따르면 A씨는 ‘안(온천천 산책로)에서 걷고 있는데 물이 차오른다’고 했다. 구청 직원은 출입문을 통해 빠져나가라고 안내했다.
경찰은 5시40분쯤 A씨가 온천장역 인근 37번 진입로로 빠져나가려 한 모습을 CCTV로 확인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 진입로는 이때보다 11분 전 금정구에 의해 차단된 상태였다.
온천천 일대에 설치된 원격 제어시스템 진출입로에 설치된 CCTV는 총 39개로, 재난 감시용 폐쇄회로 CCTV와는 별개다. 그러나 당시 구청에선 해당 CCTV로 A씨를 확인하지 못했던 것으로 파악됐다. 구청 측에서 일찍 A씨를 확인해 문을 열어줬다면 빠져나갈 수 있었던 것.
비상시 문을 열 수 있는 버튼도 있었으나 A씨는 이를 인지하지 못한 것으로 추정된다.
구청 직원은 “CCTV는 단순 출입문의 정상 작동을 관리하는 용이라 위급한 상황 발생 시에 하천 출입을 감시하진 않는다”며 “설치된 게이트만 39개이고, 사람들이 수시로 드나들기 때문에 일일이 확인하긴 어렵다”고 뉴스1에 밝혔다.
온천천은 폭우 때 항상 침수가 일어나는 상습 침수지대로 알려져 있다. 지난 16일에도 폭우로 온천천에서 60대 남성이 고립돼 소방에 구조됐다.
경찰에 따르면 A씨는 50대 여성으로 혼자 거주하고 있던 것으로 파악됐다. 이날로 A씨가 실종된 지 4일째지만 현재까지 발견되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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