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물에 취한 채 롤스로이스 차량을 몰다 행인을 치어 중상을 입힌 혐의를 받는 이른바 롤스로이스남 신모(28)씨의 단골 병원이 경찰 압수수색 이후 증거인멸을 시도한 것으로 보이는 정황이 포착됐다.
19일 경찰에 따르면 서울 강남경찰서는 지난 달 16일 마약류 오남용 의혹을 받는 강남구 논현동의 A병원에 대해 압수수색 영장을 집행했다.
A병원은 경찰 압수수색이 진행된 다음 날 원내 폐쇄회로(CC)TV 기록 일부를 삭제하고 하드디스크를 교체했으며, 이 중에는 롤스로이스 사건 발생 전 신씨가 병원을 찾은 날의 기록도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A병원은 신씨에게 사고 당일 마약류 의약품을 처방해 준 곳이다. 경찰은 A병원 측이 압수수색 당일 법원이 발부한 영장에 폐쇄회로(CC)TV가 제외된 것을 이용해 이튿날 곧바로 증거인멸을 시도한 것으로 보고 있다.
경찰은 사실 파악 직후 병원 측으로부터 교체 전 하드디스크를 임의 제출받아 삭제된 영상을 복원·분석 중이다.
앞서 신씨는 지난달 2일 오후 8시 10분쯤 강남구 신사동 압구정역 인근에서 롤스로이스를 몰다 인도로 돌진해 20대 여성 행인 1명을 들이받았다. 피해자는 양다리가 골절되고 머리와 복부를 크게 다쳐 현재 뇌사 상태다.
신씨는 사고 직후 체포됐고 간이 시약 검사에서 마취 성분이 있는 향정신성 의약품 케타민에 양성 반응을 보였다. 이후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정식 검사에서 총 7종의 향정신성 의약품 성분이 검출됐다. 그는 사고 당일에도 향정신성 의약품을 투약한 상태로 운전했던 것으로 조사됐다. 신씨는 모두 의료 목적으로 처방받았다고 주장한 것으로 전해졌다.
신씨는 사고 당일 현행범으로 체포됐다가 이튿날 석방됐다. 경찰은 사고 9일 뒤인 지난달 9일 신씨에 대한 구속영장을 신청했고, 신씨는 이틀 뒤 구속 전 피의자 심문을 거쳐 구속됐다.
검찰은 송치 후 신씨의 주거지·구치소 등에 대한 압수수색과 사고 현장 폐쇄회로(CC)TV 및 계좌·통화내역 분석 등을 통해 신씨의 병원 결제내역 조작 시도, 휴대전화 폐기 등 증거인멸 정황을 발견했다.
조사 과정에서 신씨의 주거지에서 1억 원이 넘는 현금을 발견, 조직폭력 모임에서 활동하며 온라인 도박 사이트를 운영하는 등 다수의 불법 사업을 한 정황도 파악해 집중 수사에 들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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