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뉴스1 |
전북 군산에서 숨진 초등교사의 휴대전화에 담긴 기록 일부가 공개됐다. 이 메모에는 평소 고인이 업무로 인한 스트레스에 시달려왔다는 내용이 담긴 것으로 나타났다.
19일 전북교사노조와 유족 측에 따르면 A교사의 심경이 담긴 이 메모는 지난달 30일과 31일 각각 작성됐다.
31일 작성된 유서에는 ‘의사 선생님에게 말할 것들 살려주세요, 도와주세요’ ‘모든 미래, 할 업무들이 다 두렵게 느껴진다’ ‘업무 능력, 인지 능력만 좀 올라왔으면 좋겠다, 나 잘했었는데. 군산 1등, 토익 고득점’ ‘자존감이 0이 되어서 사람들과 대화도 잘 못하겠다’고 토로하는 내용이 담겼다.
또 30일 유서에는 ‘아침부터 점심까지 미친 충동 일어나다가, 갑자기 1시부터인가 안정되었다. 왜 이러지. 폭풍 업무 오면 또 그렇게 될 거 같기도 하고’라는 말을 남겼다.
A교사는 지난 3월 1일부터 군산의 한 섬 지역 초등학교에서 근무를 시작했다.
2학기 들어 6학년 담임을 맡았던 A교사는 담임 업무 외에도 방과 후, 돌봄, 정보, 생활, 현장 체험학습 등 상당히 많은 업무를 전담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실제 A교사는 주말에도 업무포털에 접속해 일을 해야 했을 정도로 업무량이 과중됐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유족은 “고인이 순직 처리가 돼서 열심히 일했던 것들이 인정받았으면 한다”며 “앞으로 교사들이 교육활동, 수업에만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을 바란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업무 과다 등 그런 부분이 있었다면 나라에서 인정해 주면 감사할 것 같다”고 밝혔다.
전북교사노조도 A씨의 사인을 ‘과도한 업무 스트레스’로 보고 순직 인정을 촉구했다.
전북교사노조 정재석 위원장은 “고인의 생전 기록에 ‘A는 늘 뭔가 태클을 걸고 쉬이 안 넘어간다’라는 표현이 있는 것으로 보아 해당 학교의 특정 교원과도 갈등이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면서 “전북교육청에 고인이 갑질을 당했는지 여부와 고인의 업무과다를 증명하기 위해 감사를 신청했다”고 말했다.
이어 “군산교육지원청이 사안의 진상을 철저히 규명해서 고인의 순직을 인정 해주길 촉구한다”고 했다.
이와 관련 도교육청 관계자는 “교육인권센터에서 조사 후 감사 절차를 진행할 것”이라면서 “순직 인정 절차에 필요한 단계별 지원에 적극 나서겠다”고 밝혔다.
※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지인이 있을 경우 자살예방 상담전화 ☎1393, 정신건강 상담전화 ☎1577-0199, 희망의 전화 ☎129, 생명의 전화 ☎1588-9191, 청소년 전화 ☎1388, 청소년 모바일 상담 ‘다 들어줄 개’ 앱, 카카오톡 등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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