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한 고급 식당에서 한국인 손님에게만 표백용 세제가 들어간 물을 줘 논란이 되고 있다. 식당 측은 실수였다고 주장했으나 함께 간 일본인 일행들에게는 평범한 물을 준 사실이 드러나 신빙성을 잃은 상태다.
지난 18일 JTBC에 따르면 지난달 31일 도쿄 긴자에 있는 고급 식당을 찾은 한국인 여성 강 모씨는 이상한 냄새가 나는 물을 마시고 구토를 한 뒤 병원에 입원했다.
문제가 된 식당은 긴자의 한 백화점 내에 위치한 식당이다. 가장 비싼 점심 코스 가격은 약 8만 9000원(1만 엔)을 넘는다. 도쿄, 오사카, 교토, 후쿠오카 등 각지에 지점을 둔 유명한 곳이다.
JTBC와 현지 매체 보도를 종합하면 사건 당시 강 씨는 여성 직원이 가져다준 물을 마시며 염산과 같은 이상한 냄새를 느꼈다. 이에 강 씨가 점장과 직원에게 이상하다는 것을 호소했지만 아무런 반응을 하지 않았다. 강 씨는 “오히려 직원이 줬던 물 컵을 말없이 버리려 해 뺏었다”라고 주장했다.
결국 강 씨의 일본인 남편이 직접 주방에 가서 직원에게 따지자, 직원은 그제야 설거지 통 옆에 있는 스테인리스 물병에 든 표백 세제를 물 컵에 넣은 사실을 인정했다.
표백제가 든 물을 마신 강 씨가 “목이 타는 것처럼 아프다”라며 인후통을 호소하며 구토를 하려 했으나, 다른 직원이 다가와 강 씨에게 “여기서 (구토를)하면 민폐”라며 화장실로 갈 것을 요구했다. 이후 강 씨는 도쿄의 한 병원으로 이송돼 급성 식중독 진단을 받았다.
식당 측은 “직원의 착오로 벌어진 일”이라며 “스테인리스 물병에 튀김 소스를 넣어두는데 세척을 할 때는 업무용 표백제를 물로 희석해서 사용한다. 여성 직원이 그걸 잘못 챙겨서 컵에 부은 뒤 가져다준 것”이라고 해명했다.
그러나 강 씨 측은 식당의 실수가 아닌 한국인이기 때문에 고의로 저지른 일이라고 주장했다. 강 씨는 “고급 레스토랑이어서 (손님에게) 의자를 다 빼주는데 나는 안 빼줬다. 생김새나 말하는 억양에서 내가 한국인인 것을 알았을 것”이라고 JTBC에 말했다.
실제 강 씨와 함께 식당을 찾았던 일본인 남편이나, 일본인 동료들은 제대로 의자를 빼줬으며 받은 물에서 어떤 이상이 나타나지 않았다.
해당 식당은 지역 보건소로부터 나흘간의 영업정지 처분을 받아 지난 8~12일 문을 닫았다가 13일부터 영업을 재개했다. 식당 측은 사과문과 함께 “식중독에 걸린 고객과 가족에게 큰 고통과 불편함을 끼쳐 사과드린다. 재발 방지를 위해 위생과 관련된 모든 작업을 재검토하겠다”라고 밝혔다.
강 씨는 해당 식당을 업무상 중과실 상해 등으로 신고했다. 현지 경찰은 음식점의 고의성 여부 등을 수사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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